113 여야서회(旅夜書懷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

ㅡ 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

(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

(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

(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

(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 간다

名豈文章著

(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

(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 하는데

飄飄何所似,

(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 할까

天地一沙鷗.

(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안병렬 역]

113 두보(杜甫;712-770)

나그네되어 밤에 회포를 적다

 

 어린 풀 언덕에

 실바람 불어오고

 높이 돛을 단 배엔

 외론 밤이 깃든다.

 

별이 드리워

평야는 드넓게 펼쳐지고

달은 비치어

대강은 용솟음쳐 흐른다.

 

이름을 어떻게

문장으로 드러내랴?

벼슬길도

늙고 병들어 쉬어야 하리.

 

떠돌이 신세

무엇에다 비기랴?

천지간에 한 마리

모래톱의 물새라네.

112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방대위 묘를 지나며

 

他鄕復行役(타향부행역) : 다른 고을로 다시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이별하네

近淚無乾土(근루무건토) : 근처에는 눈물에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 나직한 하늘 가엔 뜯어진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판을 대해서는 사안을 태부로 모신 듯

把劒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니 임금 찾은 계찰 같았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락) :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안병렬 역]

112 두보(杜甫)

방태위의 묘를 이별하며

 

타향에서 또다시

떠돌아 다니는 몸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한다.

 

쉬임 없이 흐르는 눈물에

 마를 흙은 없고

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있구나.

 

바둑을 대하면

사안을 짝하고

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오직 보이나니

수풀에 꽃은 떨어지고

꾀꼬리는 우짖어

가는 손님에게 들려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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