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전/詩經

262 억 /탕지십/대아

은인자중 2010. 1. 4. 07:55


http://www.tae11.org/>고전강의>시경

262 詩經-大雅-蕩之什-억(抑)-빈틈없읍

[대아(大雅) / 탕지십(蕩之什) 제2편 억12장(抑十二章)]

(1장)

抑抑威儀는 維德之隅ㅣ니라 (억억위의는 유덕지우ㅣ니라

人亦有言호대 靡哲不愚ㅣ라하니라 인역유언호대 미철불우ㅣ라하니라

庶人之愚는 亦職維疾이어니와 서인지우는 역직유질(지)이어니와

哲人之愚는 亦維斯戾ㅣ로다철인지우는 역유사려ㅣ로다 賦也ㅣ라)

주밀한 위의는 오직 덕의 모서리니라.

사람들이 또한 말하되 밝다는 사람치고 어리석지 않은 이가 없다 하니라.

서인들의 어리석음은 또한 오직 병폐 때문이거니와

철인의 어리석음은 또한 오직 이 어긋남이로다.

[해설]
威儀를 덕의 모서리라고 비유하는 것은 『주역』坤卦 六二爻의 ‘直方大’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문언전 제2절에서 “直은 其正也ㅣ오 方은 其義也ㅣ니 君子ㅣ 敬以直內하고 義以方外하야”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敬義를 바로 세우면 덕이 외롭지 않다(敬義立而德不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시는 衛武公이 스스로를 哲人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경의를 바로 세우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읊은 시이다.

○賦也ㅣ라 抑抑은 密也ㅣ라 隅는 廉角也ㅣ라 鄭氏曰人密審於威儀者는 是其德必嚴正也ㅣ라 故로 古之賢者는 道行心平하야 可外占而知內하니 如宮室之制에 內有繩直則外有廉隅也ㅣ라 哲은 知요 庶는 衆이오 職은 主요 戾는 反也ㅣ라 ○衛武公이 作此詩하야 使人으로 日誦於其側하야 以自警이라 言抑抑威儀는 乃德之隅니 則有哲人之德者는 固必有哲人之威儀矣어늘 而今之所謂哲者ㅣ 未嘗有其威儀하니 則是無哲而不愚矣라 夫衆人之愚는 蓋有稟賦之偏이니 宜有是疾하야 不足爲怪어니와 哲人而愚는 則反戾其常矣라

○부라. 억억은 주밀함이라. 우는 염각(물건의 모서리)이라(孔氏曰隅者는 角也ㅣ오 廉者는 稜也ㅣ니 角必有稜이라 故曰廉隅라 : 공씨 가로대 우는 각이고, 염은 모서리라. 각이 지면 반드시 모서리가 있으므로 염우라 하니라). 정씨 가로대 사람이 주밀하게 위의를 살피는 자는 이 그 덕이 반드시 엄정하니라. 그러므로 옛날의 현자는 도를 행하여 마음이 평안해져 가히 바깥을 점쳐 안을 알았으니, 궁실의(집짓는) 제도에 안으로 먹줄의 곧음이 있으면 밖으로 모서리가 반듯함이 있는 것(염우는 물건의 모서리가 반듯한 것으로 사람의 품행이 바르고 절조가 굳음을 비유하는데 쓰임)과 같으니라(臨川王氏曰德譬則宮城也ㅣ오 儀譬則隅也ㅣ니 視其隅則宮城之中을 可知矣라 : 임천왕씨 가로대 덕을 비유하자면 궁성이고, 의를 비유하자면 모서리이니 그 모서리를 보면 궁성의 안을 가히 알 수 있느니라). 철은 앎이고, 서는 무리이고, 직은 주로 함이고, 려는 위반함이라.

○위나라 무공이 이 시를 지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날마다 곁에서 외우게 하여 스스로 경계하게 하였느니라(小雅의 桑扈之什 제6편 賓之初筵章 참조). 주밀한 위의는 이에 덕의 모서리이니 곧 철인의 덕이 있는 자는 진실로 반드시 철인의 위의가 있거늘 이제 밝다라고 이르는 자가 일찍이 그 위의가 있지 아니하니 밝다고 하면서 어리석지 않음이 없느니라. 무릇 대부분 사람들의 어리석음은 대개 부여받는 편벽함이 있으니 마땅히 이런 병폐가 있어서 족히 괴이할 것이 없거니와 철인이면서 어리석은 것은 오히려 그 떳떳함을 거스리는 것을 말함이라.

(2장)

無競維人이면 四方其訓之하며 (무경유인이면 사방기훈지하며

有覺德行이면 四國順之하나니 유각덕행이면 사국순지하나니

訏謨定命하며 遠猶辰告하며 우모정명하며 원유신고(곡)하며

敬愼威儀라야 維民之則이리라경신위의라야 유민지칙이리라 賦也ㅣ라)

견줄 바가 없는 사람이라면 사방이 가르침으로 삼으며

덕을 깨달아 행함이 있으면 온 나라가 따르나니

계책을 크게 하고 명을 안정되게 하며 계책을 멀리하고 때로써 고하며

위의를 공경하고 삼가야 백성들의 본받음이 되리라.

○賦也ㅣ라 競은 强也ㅣ라 覺은 直大也ㅣ라 訏는 大요 謨는 謀也ㅣ니 大謀는 謂不爲一身之謀而有天下之慮也ㅣ라 定은 審定不改易也ㅣ오 命은 號令也ㅣ라 猶는 圖也ㅣ니 遠謀는 謂不爲一時之計而爲長久之規也ㅣ라 辰은 時요 告는 戒也ㅣ니 辰告는 謂以時播告也ㅣ라 則은 法也ㅣ라 ○言天地之性에 人爲貴라 故로 能盡人道면 則四方이 皆以爲訓하고 有覺德行이면 則四國이 皆順從之라 故로 必大其謀하고 定其命하며 遠圖時告하고 敬其威儀然後에 可以爲天下法也ㅣ라

○부라. 경은 강함이라. 각은 곧고 큼이라. 우는 큼이고, 모는 꾀함이니 크게 꾀함은 일신을 위한 계책이 아니고 천하에 대한 사려가 있음을 이름이라. 정은 살펴서 정하여 고치고 바꾸지 않음이고, 명은 호령이라. 유는 도모함이니 멀리 도모함은 한때를 위한 계책이 아니고 장구한 규모를 둠을 말함이라. 신은 때이고, 고는 경계함이니, 신고는 때로써(때에 맞춰) 고함을 펴는 것을 이름이라. 칙은 법함(본받음)이라.

○천지의 성에서 사람이 귀함이 되니라. 그러므로 능히 사람의 도를 다한다면 사방이 다 교훈으로 삼고, 덕을 깨달아 행함을 둔다면 온 나라가 다 순히 따르리라. 그러므로 반드시 그 꾀함을 크게 하고 그 명을 안정되게 하며, 도모함을 멀리하고 때로써 고하고 그 위의를 공경한 연후에 가히 천하의 본받음이 됨을 말함이라.

(3장)

其在于今하야 興迷亂于政하야 (기재우금(경)하야 흥미난우정하야

顚覆厥德이오 荒湛于酒하나다 전복궐덕이오 황담우주(조)하나다

女雖湛樂從하나 弗念厥紹아 여수담락종하나 불염궐소아

罔敷求先王하야 克共明刑하나다망부구선왕하야 극공명형(황)하나다 賦也ㅣ라)


그 지금에 있어서 정사에 혼미함과 어지러움이 일어나

그 덕을 엎어지게 하고 술에 빠져 즐거워하도다.

네가 비록 즐거움에 빠져 따르나 그 이어짐을 생각지 않으랴.

널리 선왕의 도를 구하여 능히 밝은 법과 함께 하려 않도다.

湛 : 즐길 담

○賦也ㅣ라 今은 武公이 自言己今日之所爲也ㅣ라 興은 尙也ㅣ라 女는 武公이 使人으로 誦詩而命己之詞也ㅣ니 後凡言女, 言爾, 言小子者는 放此하니라 湛樂從은 言惟湛樂之是從也ㅣ라 紹는 謂所承之緖也ㅣ라 敷求先王은 廣求先王所行之道也ㅣ라 共은 執이오 刑은 法也ㅣ라

○부라. 금은 무공이 스스로 자기가 금일에 하는 바를 말함이라. 흥은 숭상함이라. 여는 무공이 사람으로 하여금 시를 외우게 하고 자기에게 명하는 말이니 뒤에 무릇 여라고 말하고, 이라고 말하고, 소자라고 말한 것은 이와 같으니라. 담락종은 오직 즐거움에 빠져 이를 쫓는 것을 말함이라. 소는 이어지는 바의 실마리를 말함이라. 부구선왕은 널리 선왕이 행한 바의 도를 구함이라. 공은 잡음이고, 형은 법이라.

(4장)

肆皇天弗尙이시니 如彼流泉이라 (사황천불상이시니 여피류천이라

無淪胥以亡가 夙興夜寐하야 무륜서이망가 숙흥야매하야

灑掃廷內하야 維民之章이며 쇄소정내하야 유민지장이며

修爾車馬와 弓矢戎兵하야 수이거마와 궁시융병(방)하야

用戒戎作하야 用逷蠻方이어다용계융작하야 용적만방이어다 賦也ㅣ라)


이에 하늘이 가상히 여기지 아니하시니 저 흐르는 샘물과 같으니라.

빠져서 서로 망하지 아니할까.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뜰 안을 물 뿌리고 쓸어서 백성의 빛남이 되며

네 거마와 궁시와 병기들을 닦아

병란이 일어날 것을 경계하여 먼 만족들의 지방에까지 미칠지어다.

逷 : 멀 적, 『玉篇』에 ‘逷은 今作逖(멀 적)이라’ 하였다.

○賦也ㅣ라 弗尙은 厭棄之也ㅣ라 淪은 陷이오 胥는 相이오 章은 表요 戒는 備요 戎은 兵이오 作은 起요 逷은 遠也ㅣ라 ○言天所不尙이면 則無乃淪陷相與而亡이 如泉流之易乎아 是以로 內自庭除之近으로 外及蠻方之遠하며 細而寢興洒掃之常으로 大而車馬戎兵之變에 慮無不周하고 備無不飭也ㅣ라 上章에 所謂訏謨定命, 遠猶辰告者를 於此見矣라

○부라. 불상은 싫어하여 버림이라. 륜은 빠짐이고, 서는 서로이고, 장은 표이고, 계는 대비함이고, 융은 병이고, 작은 일어남이고, 적은 멂이라.

○하늘이 가상히 여기지 아니하면 이에 서로 더불어 빠져서 망하는 것은 샘이 흐르는 것처럼 쉽지 아니하랴. 이로써 안으로 뜰안을 소제하는 가까움으로부터 밖으로 만족 지방의 먼 곳까지 미치며, 세세히는 자고 일어나며 물 뿌리고 쓰는 일상으로부터 크게는 거마와 융병의 변함에 이르기까지 생각이 두루하지 않음이 없고 갖춤이 대비함에 신칙(申飭 : 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함)하지 않음이 없음을 말함이라. 윗장에 이른바 꾀함을 크게 하고 명을 정하며, 계책을 멀리하고 때로써 고한다는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음이라.

(5장)

質爾人民하야 謹爾侯度하야 (질이인민하며 근이후도하야

用戒不虞ㅣ오 愼爾出話하며 용계불우ㅣ오 신이출화하며

敬爾威儀하야 無不柔嘉ㅣ어다 경이위의(아)하야 무불유가ㅣ어다

白圭之玷은 尙可磨也ㅣ어니와 백규지점은 상가마야ㅣ어니와

斯言之玷은 不可爲也ㅣ니라사언지점은 불가위(와)야ㅣ니라 賦也ㅣ라)


네 인민을 안정시키며 네 제후의 법도를 삼가

불의의 사태를 경계하고, 네 말 냄을 삼가며

네 위의를 공경하여 유순하고 아름답지 않음이 없게 할지어다.

흰 옥의 흠은 오히려 가히 갈 수 있거니와

이 말의 흠은 어찌할 수 없느니라.

○賦也ㅣ라 質은 成也ㅣ며 定也ㅣ라 侯度는 諸侯ㅣ 所守之法度也ㅣ라 虞는 慮요 話는 言이오 柔는 安이오 嘉는 善이오 玷은 缺也ㅣ라 ○言旣治民守法하야 防意外之患矣요 又當謹其言語라 蓋玉之玷缺은 尙可磨鑢使平이어니와 言語一失이면 莫能救之하니 其戒ㅣ 深切矣니라 故로 南容이 一日三復此章이어늘 而孔子ㅣ 以其兄之子로 妻之하시니라

○부라. 질은 이룸이며, 정함이라. 후도는 제후가 지키는 바의 법도라. 우는 생각이고, 화는 말이고, 유는 편안함이고, 가는 선함이고 점은 흠이라. ○이미 백성을 다스리고 법을 지켜 뜻밖의 근심을 막고, 또 마땅히 그 말을 삼가야 함을 말함이라. 대개 옥의 결점은 오히려 줄로 갈아서 평평하게 할 수 있거니와 말을 한 번 잃으면 능히 구할 수 없으니 그 경계함이 깊고도 간절하니라. 그러므로 남용이 하루에 세 번 이 장을 반복하였거늘 공자가 그 형의 딸로써 시집보내셨다 하니라(『논어』 공야장편 제1장 2절).

(6장)

無易由言하야 無曰苟矣어다 (무이유언하야 무왈구의어다

莫捫朕舌이라 言不可逝矣니라 막문짐설이라 언불가서(절)의니라

無言不讎ㅣ며 無德不報ㅣ니 무언불수ㅣ며 무덕불보(부)ㅣ니

惠于朋友와 庶民小子ㅣ면 혜우붕우(이)와 서민소자(지)ㅣ면

子孫繩繩하야 萬民靡不承하리라자손승승하야 만민미불승하리라 賦也ㅣ라)


쉽게 말을 내지 말아 구차히 하지 말지어다.

네 혀를 잡아주는 이가 없는지라. 말을 가히 뱉지 말지니라.

말은 갚지 않음이 없으며, 덕은 보답하지 않음이 없으니,

붕우와 서민과 소자들에게 은혜롭게 하면

자손이 이어져서 만민이 받들지 않음이 없으리라.

○賦也ㅣ라 易는 輕이오 捫은 持요 逝는 去요 讐는 答이오 承은 奉也ㅣ라

○言不可輕易其言이니 蓋無人爲我執持其舌者라 故로 言語由己하야 易致差失하니 常當執持요 不可放去也ㅣ라 且天下之理ㅣ 無有言而不讐하며 無有德而不報者하니 若爾能惠于朋友庶民小子면 則子孫繩繩하야 而萬民이 靡不承矣리니 皆謹言之效也ㅣ라

○부라. 이는 가벼움이고 문은 잡음이고, 서는 감이고, 수는 답함이고, 승은 받듦이라.

○말을 가볍고 쉽게 하지 말지니 대개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그 혀를 잡아주는 자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말이 내 몸에서 말미암아 차질을 이루기가 쉬우니 항상 마땅히 잡아두고 가히 함부로 뱉지 말아야 하니라. 또 천하의 이치가 말을 함에 답하지 않음이 없으며, 덕을 둠에 갚지 않는 자가 없으니 만약에 네가 능히 붕우와 서민과 소자들에게 은혜롭게 한다면 자손이 이어지고 이어져 만민이 받들지 않음이 없으리니 다 말을 삼가는 효력이라.

(7장)

視爾友君子혼대 (시이우군자혼대

輯柔爾顔하야 不遐有愆가하나다 집유이안(연)하야 불하유건가하나다

相在爾室혼대 尙不愧于屋漏ㅣ니 상재이실혼대 상불괴우옥루ㅣ니

無曰不顯이라 莫予云覯ㅣ라하라 무왈불현이라 막여운구ㅣ라하라

神之格思ㅣ 不可度思ㅣ온 신지격사를 불가탁사ㅣ온

矧可射思아 신가역사아 賦也ㅣ라


네 군자를 벗함을 볼진대

네 얼굴을 화하게 하고 부드럽게 하여 무슨 허물이 있지 않은가 하도다.

네 집안에 있음을 보건대 오히려 방구석에서도 부끄럽지 않으니,

나타나지 않음이 없는지라. 나를 보는 이가 없다 하지 말라.

신의 이르심은 가히 헤아릴 수 없거늘

하물며 가히 싫어하랴.

○賦也ㅣ라 輯은 和也ㅣ라 遐는 何로 通이라 愆은 過也ㅣ라 尙은 庶幾也ㅣ라 屋漏는 室西北隅也ㅣ라 覯는 見也ㅣ라 格은 至요 度은 測이오 矧은 況也ㅣ라 射은 斁으로 通이니 厭也ㅣ라

○言視爾友於君子之時에 和柔爾之顔色하야 其戒懼之意ㅣ 常若自省曰豈不至於有過乎아하니 蓋常人之情은 其修於顯者ㅣ 無不如此라 然이나 視爾獨居於室之時에도 亦當庶幾不愧于屋漏니 然後에 可라 爾無曰此非明顯之處라 而莫予見也ㅣ라하라 當知鬼神之妙ㅣ 無物不體하야 其至於是를 有不可得而測者하니 不顯亦臨하야 猶懼有失이어든 況可厭射而不敬乎아 此는 言不但修之於外라 又當戒謹恐懼乎其所不睹不聞也ㅣ라 子思子曰君子ㅣ 不動而敬하며 不言而信이라하시고 又曰夫微之顯이니 誠之不可揜이 如此인저하시니 此는 正心誠意之極功이어늘 而武公이 及之하니 則亦聖賢之徒矣로다

○부라. 집은 화함이라. 하는 ‘어찌 하’로 통하니라. 건은 허물이라. 상은 거의라. 옥루는 방의 서북쪽 모퉁이라. 구는 봄이라. 격은 이름이고, 탁은 헤아림이고, 신은 하물며라. 역은 ‘싫어할 역’으로 통하니 싫어함이라.

○네가 군자와 벗할 때를 봄에 네 안색을 화하고 유순하게 하여 그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뜻이 항상 스스로 살피는 것처럼 하면서 말하기를 ‘어떤 허물을 두는 데 이르지 아니했는가’하니 대개 보통 사람들의 정은 그 나타나는 것을 닦는 것이 이와 같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러나 네가 홀로 방안에 거할 때를 보더라도 또한 마땅히 오히려 방구석에서도 부끄럽게 하지 아니해야 하니 그런 뒤에야 가하니라. 너는 ‘이 밝게 나타나지 않는 곳이라. 나를 볼 자가 없다’라고 말하지 말라. 마땅히 귀신의 묘함은 물건마다 체하지 않음이 없어서 그 이에 이름을 가히 얻어서 헤아리지 못함이 있음을 알아야 하니, 드러나지 않음에도 임한 듯이 하여 오히려 잃음이 있을까를 두려워하거든 하물며 가히 싫어하고 공경치 아니하랴. 이것은 다만 바깥을 닦는 것만이 아니라 또한 마땅히 그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데에서도 경계하고 삼가고 두려워해야 함을 말함이라. 자사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동하지 않을 때에도 공경하며, 말하지 아니할 때에도 미덥게 하라’(『중용』제33장)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무릇 미미한 것이 나타나니 정성을 가히 가리지 못함이 이와 같은저(『중용』제16장)’ 하시니 이것은 정심과 성의의 지극한 공이거늘 무공이 이에 미치었으니 또한 성현의 무리로다.

(8장)

辟爾爲德을 俾臧俾嘉ㅣ니 (벽이위덕을 비장비가ㅣ니

淑愼爾止하야 不愆于儀어다 숙신이지하야 불건우의(아)어다

不僭不賊이면 鮮不爲則이 불참불적이면 선불위칙이

投我以桃애 報之以李니 투아이도애 보지이이니

彼童而角이라 實虹小子ㅣ니라피동이각이라 실홍소자(지)ㅣ니라 賦也ㅣ라)


임금인 너는 덕 행하기를 선하게 하고 아름답게 할지니

네 행동거지를 착하게 하고 삼가 위의에 허물이 없게 할지어다.

어그러지지 아니하고 해침이 없다면 법도가 되지 않음이 적음이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줌에 오얏으로써 보답함이니,

저 어린 짐승에 뿔을 구함이라. 실로 소자를 어지럽히느니라.

○賦也ㅣ라 辟은 君也ㅣ니 指武公也ㅣ라 止는 容止也ㅣ라 僭은 差요 賊은 害요 則은 法也ㅣ라 無角曰童이라 虹은 潰亂也ㅣ라

○旣戒以修德之事하고 而又言爲德而人法之는 猶投桃報李之必然也ㅣ라 彼謂不必修德而可以服人者는 是牛羊之童者而求其角也ㅣ니 亦徒潰亂汝而已라 豈可得哉리오

○부라. 벽은 인군이니 무공을 가리킴이라. 지는 용지라. 참은 어긋남이고, 적은 해침이고, 칙은 법이라. 뿔이 없는 것을 일러 동이라 하니라. 홍은 궤란이라.

○이미 덕을 닦는 일로써 경계하고 또 말하기를 덕을 행하여 사람들이 본받는 것은 마친 복숭아를 던져주면 오얏으로 갚는 필연과 같으니라. 저 반드시 덕을 닦지 아니하고도 가히 다른 사람들을 복종시킬 수 있다고 이르는 자는 이 소와 양의 어린 것이 그 뿔을 구하는 것(당치도 않는 일)이니, 또한 한갓 너를 어지럽힐 뿐이니라. 어찌 가히 얻으리오(어찌 가당치도 않는 일을 하리오).

(9장)

荏染柔木에 言緡之絲ㅣ니라 (임염유목에 언민지사(시)ㅣ니라

溫溫恭人은 維德之基니라 온온공인은 유덕지기니라

其維哲人은 告之話言에 기유철인은 고지화언에

順德之行이어든 其維愚人은 순덕지행이어든 기유우인은

覆謂我僭하나니 民各有心이로다복위아참(침)하나니 민각유심이로다 興也ㅣ라)


야들야들한 부드러운 나무에 실을 매니라.

온화하고 온화하면서 공순한 사람은 오직 덕의 터전이니라.

오직 철인은 좋은 말을 고해줌에

덕을 순히 하여 행하거든 그 오직 어리석은 사람은

도리어 나를 믿지 못한다하니 백성들이 각각 마음이 있도다.

荏 : 들깨 임, 부드러운 모양 임 緡 : 입힐 민, 낚시줄 민, 맬 민

○興也ㅣ라 荏染은 柔貌라 柔木은 柔忍之木也ㅣ라 緡은 綸也ㅣ니 被之綸以爲弓也ㅣ라 話言은 古之善言也ㅣ라 覆은 猶反也ㅣ라 僭은 不信也ㅣ라 民各有心은 言人心不同하야 愚智相越之遠也ㅣ라

○흥이라. 임염은 부드러운 모양이라. 유목은 부드러우면서 질긴 나무라. 민은 짜는(여기서는 ‘실을 꼬아 만든’) 것이니 꼬아 만든 줄을 입혀서 활을 만드느니라. 화언은 옛날의 좋은 말이라. 복은 오히려와 같으니라. 참은 믿지 못함이라. 백성들이 각각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인심이 같지 아니하여 어리석고 지혜로움의 서로의 거리가 멂을 말함이라.

(10장)

於乎小子아 未知臧否아 (오호소자(지)아 미지장비아

匪手攜之라 言示之事ㅣ며 비수휴지라 언시지사(시)ㅣ며

匪面命之라 言提其耳호라 비면명지라 언제기이호라

借曰未知나 亦旣抱子ㅣ엇다 차왈미지나 역기포자(지)ㅣ엇다

民之靡盈이면 誰夙知而莫成이리오민지미영이면 수숙지이모성이리오 賦也ㅣ라


아, 소자야, 착하고 그름을 알지 못하는가.

손으로 잡아 줄 뿐만이 아니라 일로써 보여주었으며,

대면하여 명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그 귀를 잡아당겼노라.

설령 알지 못한다고 하나 또한 이미 자식을 안았도다.

백성들이 자만하지 아니한다면 누가 일찍 알면서 늦게 이루리오.

莫 : 없을 막, 여기서는 ‘저물 모’

○賦也ㅣ라 非徒手攜之也而又示之以事하며 非徒面命之也而又提其耳하니 所以喩之者ㅣ 詳且切矣라 假令言汝未有知識이라도 則汝旣長大而抱子하니 宜有知矣라 人若不自盈滿하야 能受敎戒면 則豈有旣早知而反晩成者乎아

○부라. 한갓 손으로 잡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또 일로써 보여주었으며, 한갓 대면하여 명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또한 그 귀를 잡아당겼으니 깨우치게 해주는 자가 상세하면서도 간절함이라. 가령 네가 지식이 있지 아니하더라도 너는 이미 장대하여 자식을 안았으니 마땅히 앎이 있을 것이라. 사람이 만약에 스스로 자만하지 아니하여 능히 가르침과 경계를 받아들인다면 어찌 이미 일찍 알면서 도리어 늦게 이루는 자가 있겠는가.

(11장)

昊天孔昭하시니 我生靡樂이로다 (호천공소(작)하시니 아생미낙이로다

視爾夢夢이오 我心慘慘호라 시이몽몽이오 아심조조(착)호라

誨爾諄諄호니 聽我藐藐하나다 회이순순호니 청아막막하나다

匪用爲敎ㅣ오 覆用爲虐하나다 비용위교ㅣ오 복용위학하나다

借曰未知나 亦聿旣耄ㅣ엇다차왈미지나 역율기모(막)ㅣ엇다 賦也ㅣ라)


호천이 매우 밝으시니 우리 삶이 즐겁지 아니하도다.

네 몽몽함을 보고 내 마음이 근심되노라.

네가 자세히 익히도록 가르쳤으나 내 말을 건성으로 듣도다.

가르침으로 삼지 않고 도리어 괴롭힌다 하도다.

설령 알지 못한다고 하나 또한 이미 늙었도다.

慘 : 참혹할 참, 주자는 마땅히 懆로 지어야 한다고 하고 ‘근심할 조(懆)’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

○賦也ㅣ라 夢夢은 不明이니 亂意也ㅣ라 慘慘는 憂貌요 諄諄은 詳熟也ㅣ오 藐藐은 忽略貌라 耄는 老也ㅣ니 八十九十曰耄라 左史所謂年九十有五時也ㅣ라

○부라. 몽몽은 밝지 못함이니 어지러운 뜻이라. 참참(조조)는 근심하는 모양이고, 순순은 상세히 익힘이고, 막막은 소홀하고 간략한 모양이라. 모는 늙은이니 80과 90을 모라 하니라. 좌사가 이른바 나이가 95세 때이라.

(12장)

於乎小子아 告爾舊止하노라 (오호소자아 고이구지하노라

聽用我謀ㅣ면 庶無大悔리오 청용아모ㅣ면 서무대회리오

天方艱難이라 曰喪厥國이로소니 천방간난이라 왈상궐국이로소니

取譬不遠이라 昊天不忒이어늘 취비불원이라 호천불특이어늘

回遹其德하야 俾民大棘하나다회휼기덕하야 비민대극하나다 賦也ㅣ라)


아, 소자야, 너에게 옛 법을 알려주노라.

내 계책을 듣고서 쓴다면 거의 큰 뉘우침이 없으리오.

하늘이 바야흐로 어려운지라. 그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니

취한 비유가 멀지 아니한지라. 호천은 어그러지지 아니하거늘

그 덕을 사특하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크게 다급하게 하도다.

○賦也ㅣ라 舊는 舊章也ㅣ니 或曰久也ㅣ라 止는 語詞라 庶는 幸이오 悔는 恨이오 忒은 差요 遹은 僻이오 棘은 急也ㅣ라

○言天運이 方此艱難하야 將喪厥國矣니 我之取譬가 夫豈遠哉리오 觀天道禍福之不差忒이면 則知之矣어늘 今汝乃回遹其德하야 而使民至於困急하니 則喪厥國也ㅣ 必矣리라

○부라. 구는 옛 법이니 어떤 이는 오램이라 하니라. 지는 어조사라. 서는 행여이고, 회는 한함이고, 특은 어그러짐이고, 극은 급함이라.

○천운이 바야흐로 이렇게 어려워 장차 그 나라를 망하게 할지니 내가 취한 비유가 무릇 어찌 멀리오. 천도의 화복이 어그러짐이 없음을 본다면 알 것이거늘 이제 너는 이에 그 덕을 사특케 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곤하고 급한 데에 이르게 하였으니 그 나라를 망침이 반드시리라(틀림없으리라).

抑十二章 三章 章八句 九章 章十句

楚語에 左史倚相曰昔衛武公이 年數九十五矣로대 猶箴儆於國曰自卿以下로 至于師長士히 苟在朝者는 無謂我老耄而舍我하고 必恭恪於朝夕하야 以交戒我하라하야 在輿에 有旅賁之規하고 位宁에 有官師之典하고 倚几에 有誦訓之諫하고 居寢에 有暬御之箴하고 臨事에 有瞽史之道하고 宴居에 有師工之誦하야 史不失書하고 矇不失誦하야 以訓御之라 於是에 作懿戒하야 以自儆이러니 及其沒也에 謂之睿聖武公이라하니라 韋昭曰懿는 讀爲抑이니 卽此篇也ㅣ라하고 董氏曰侯包言武公行年九十有五로대 猶使人으로 日誦是詩하야 而不離於其側이라하니 然則序說 爲刺厲王者는 誤矣니라

초어』(상편)에 좌사 의상이 가로대 옛날에 위무공이 나이가 95세지만 오히려 나라에 경계하여 말하기를 ‘경 이하로부터 사와 장(師長은 대부를 말함)과 사에 이르기까지 진실로 조정에 있는 자는 나를 늙은이라고 이르며 나를 버리지 말고, 반드시 아침 저녁으로 공손히 하고 조심하고 만남에 나를 경계시켜라. (사이에 빠진 말은 다음과 같다. “聞一二之言이어든 必誦志而納之하야 以訓導我하라 : 한두 마디라도 말을 들었거든 반드시 뜻을 외었다가 말해주어서 나를 가르쳐 인도하라”)’고 하여, 수레에 있을 때에는 여분(임금이 탄 수레를 좌우에서 경계하는 호위병)의 경계가 있었고(곧 호위하는 군사들의 간하는 말을 들었고), 조회를 받을 때에는 관사(師의 우두머리로 관아의 으뜸 벼슬)의 전장(典章, 곧 전장 제도에 관한 말을 들음)이 있었고, 궤에 기대고 있을 때에는 암송하여 가르치는 간함이 있었고(곧 소경인 악사들이 전하는 말을 들었고), 침전에 거처할 때에는 가까이 모시는 신하들의 경계가 있었고, 일에 임하여서는 악사와 태사(瞽史에서 瞽는 음악을 맡은 관원으로 임금에게 길흉을 고하는 일을 맡고, 사는 太史官으로 禮를 고하는 일을 맡음)의 인도가 있었으며, 한가로이 거처하여 쉴 때에는 악사와 소경(師工에서 사는 樂師, 工은 소경을 말함)이 시를 읊어서 사관은 글(곧 기록으로 임금의 말을 기록하는 일)을 잃음이 없고, 소경들은 외는 것을 잃지 아니하여 이로써 가르치고 인도하였음이라. 이에 의계(아름다운 계책)을 지어서 스스로 깨우쳤다하니 그 돌아가심에 이르러서 슬기롭고 성스러운 무공이라 일렀다 하니라. 위소(三國時代 吳나라의 역사가) 가로대 ‘懿는 抑으로 읽으니, 곧 이 편이라’ 하고, 동씨 가로대 후포(동한 때 사람으로 『韓詩翼要』를 지음)가 말하기를 무공이 나이 95세이지만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날마다 이 시를 외우게 하여 그 곁에서 떠나지 아니했다 하니 그렇다면 서설에 여왕을 풍자하였다는 것은 잘못이니라.

儆 : 경계할 경 賁 : 클 분, 날랠 분 ***位宁는 군주가 조회를 받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位는 조정의 뜰 좌우를, 宁는 門과 屛 사이를 이른다. 여기서 門은 조정에 들어서는 문이고, 屛은 왕의 침전 앞을 가로막아 세운 작은 담장을 이른다. 그 사이에서 임금이 신하들의 조회를 받는다. 暬 : 버릇없이 멋대로 행동할 설, 여기서는 ‘가까이 모실 설’ 懿 : 아름다울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