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355화 - 조 비장이 시를 읊조리다 (趙裨詠詩)
옛날 조씨(趙氏) 성을 가진 비장(裨將)이
관장의 명령으로 심부름을 갔는데,
마침 그 고을 관장이
'운심(雲心)'이란 이름을 가진 기생을 보내
함께 잠자리를 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그러나 조 비장은
나이도 많았을 뿐 아니라,
피곤하여 밤새도록
연장을 세워 보려고 해도
전혀 발기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름다운 기생을 만났으니
어떻게든 한번 해보려고,
운심의 음호를 만지며
양근을 접속시켜
계속 문지르고 비벼댔다.
그러자 운심은
한창 젊고 왕성한 몸인지라,
그만 먼저 흥분이 되어
왈칵 뜨거운 체액을 쏟고 말았다.
조 비장은 자신의 양근이
서지 않아 애를 태우며
운심의 음호를 만지다가,
축축하게 나온 체액이 손에 닿게 되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슬그머니 물러나면서
옛날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事)'에 나오는
시 한 구절에 빗대어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즉,
雲無心而出岫 구름은 생각없이 산 동굴에서 나오고
(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새는 날다가 피곤하여 돌아올 줄 아는구나.
(조권비이지환)
라는 도연명의 시를,
雲心無而出水 운심은 생각없이 물을 쏟는데
(운심무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조(鳥)1)는 날다가 지쳐 돌아올 줄 아는구나.
(조권비이지환)
1)조(鳥) : 남자의 양근을 의미.
라는 시로 바꾸어 읊조렸는데
후일에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마다 크게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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