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漢詩 외

가을 漢詩 80首 감상 02

은인자중 2009. 11. 12.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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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사(秋思. 가을 생각)

- 장적(張籍)(768-830). 중당(中唐) 시인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 안에서 가을 바람을 맞아

欲作家書意萬重-집으로 보내는 편지를 쓰고자 하니 뜻이 만겹이나 되네

復恐悤悤說不盡-바쁘고 바빠서 말을 다하지 못했을까 다시 염려가 되어 行人

臨發又開封-길 떠나는 사람이 출발하기에 앞서 또 다시 봉한 것을 열어보네

※ 이 시는 춘향전에도 인용('行人臨發又開封')된 유명한 시이다.

 

 

청추선(聽秋蟬. 가을 매미 소리)

-강정일당(姜靜一堂)

 

萬木迎秋氣

(만목영추기)-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

(선성난석양)-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

(침음감물성)-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

(임하독방황)-쓸쓸한 숲 속을 혼자 헤맸네.

 

 

★ 옥중시

- 만해 한용운

 

雁秋聲遠

(일안추성원)-가을 기러기 한 마리 멀리서 울고

數星夜色多

(수성야색다)-밤에 헤아리는 별 색도 다양해

燈深猶未宿

(등심유미숙)-등불 짙어지니 잠도 오지 않는데

獄吏問歸家

(옥리문귀가)-옥리는 집에 가고 싶지 않는가 묻는다.

天涯一雁叫

(천애일안규)-하늘 끝 기러기 한 마리 울며 지나가니

滿獄秋聲長

(만옥추성장)-감옥에도 가득히 가을 바람소리 뻗치는구나

道破蘆月外

(도파노월외)-갈대가 쓰러지는 길 저 밖의 달이여

有何圓舌椎

(유하원설추)-어찌하여 너는 둥근 쇠몽치 혀를 내미는 거냐.

 

 

★ 중양(重陽)

- 만해 한용운

 

九月九日百潭寺

(구월구일백담사)-구월 초아흐래 중양절의 백담사

萬樹歸根病離身

(만수귀근병리신)-온 나뭇잎이 지니 병도 내 몸 떠나

閒雲不定孰非客

(한운부정숙비객)-한가한 구름 정처 없이 누구나 나그네 아니며

黃花已發我何人

(황화이발아하인)-누런 국화 꽃 이미 피었으니 나는 또 누구

溪磵水落晴有玉

(계간수락청유옥)-시내에는 물이 잦아 옥돌이 드러나고

鴻雁秋高逈無塵

(홍안추고형무진)-기러기 가을 하늘 높아 아득히 먼지 없다

午來更起蒲團上

(오래갱기포단상)-낮 되자 다시 부들 방석 위로 일어나니

千峰入戶碧 □□

(천봉입호벽 □□)-일천 봉우리 방에 들어 푸른 빛으로 솟네.

 

 

★ 주중야음(舟中夜吟)

- 박인량 (朴寅亮)

 

故國三韓遠

(고국삼한원)-고국 삼한은 멀리 떨어져 있고

秋風客意多

(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뜻은 깊어지네

孤舟一夜夢

(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서 하룻밤의 꿈을

月落洞庭波

(월락동정파)-달이 떨어지니 동정호에 물결이 일어나네

 

 

★ 야좌유감(夜坐有感) - 이병휴 (李秉休)

 

秋堂夜氣淸

(추당야기청)-가을 당에 밤 기운은 맑아서

危坐到深更

(위좌도심경)-단정히 앉아 깊은 밤까지 이르렀네.

獨愛天心月

(독애천심월)-하늘 한 가운데 떠 있는 달을 홀로 사랑하니

無人亦自明

(무인역자명)-사람이 없어 절로 밝구나.

 

 

★ 題, 作者未祥

 

昨夜江南雨

(작야강남우)-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

(동정추수심)-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기도 하네.

一葉孤舟客

(일엽고주객)-일엽(一葉)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

(월중천리심)-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 임종게 (臨終偈)

- 천동굉지 (天童宏智)

 

夢幻空花

(몽환공화)-꿈같고, 환상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육십년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 정야사(靜夜思)

- 이백 (李白)

牀前看月光

(상전간월광)-침대에 기대어 달 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

(의시지상상)-이것이 땅 위의 서리인가 의심스럽구나.

擧頭望山月

(거두망산월)-머리를 들어 산 위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고

低頭地上霜

(저두지상상)-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 방금거사야거(訪金居士夜居)

- 정도전 (鄭道傳)

 

秋雲漠漠四山空

(추운막막사산공)-가을 구름은 아득히 떠 가고 온 산은 고요한데

落葉無聲滿地紅

(낙엽무성만지홍)-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었구나.

立馬溪橋問歸路

(입마계교문귀로)-시내가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

(부지신재화도중)-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 추석(秋夕)

- 두목(杜牧)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냉화병)-은촉불 가을 빛은 병풍에 찬데

輕羅小扇搏流螢

(경라소선박유형)-가벼운 비단 부채로 반디불을 치누나.

天際夜色凉如水

(천제야색량여수)-하늘 가 밤빛은 물처럼 싸늘한데

坐看牽牛織女星

(좌간견우직녀성)-견우와 직녀성을 오두마니 바라보네.

 

※가을 밤의 애상적 분위기가 물씬한 작품이다. 방 안에는 은촉불이 타고 있고, 방에는 화사한 그림 병풍이 둘려 있다. 그녀의 손에는 가벼운 비단 부채가 쥐어져 있다. 한 눈에도 매우 넉넉한 귀족풍의 규방을 떠올릴 수 있다.

 

★ 추일작(秋日作.가을날 짓다)

- 정철(鄭澈)

山雨夜鳴竹

(산우야명죽)-산 속의 빗줄기가 밤새 대숲을 울리고

草蟲秋近床

(초충추근상)-풀 벌레 소리 가을되니 침상에 가깝네

流年那可駐

(유년나가주)-흐르는 세월 어찌 멈출 수 있으랴

白髮不禁長

(백발부금장)-흰 머리만 길어지는 걸 막을 수 없구나

 

 

★ 별퇴도선생(別退陶先生.퇴계선생과 이별하며)

- 정철(鄭澈)

 

追到廣陵上

(추도광릉상)-뒷쫓아 광릉에 이르렀거늘

仙舟已杳冥

(선주이묘명)-선주(仙舟)는 이미 떠나 아득하고나.

秋風滿江思

(추풍만강사)-가을바람 이는 강가에 그리움만 가득하나니

斜時獨登亭

(사시독등정)-지는 해에 홀로 정자에 올라라.

 

 

★ 한산도(閑山島)

- 이순신(李舜臣)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물 나라에 가을 빛이 저무니

驚寒雁陣高

(경한안진고)-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가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

(우심전전야)-근심하는 마음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밤에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새벽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 登高

- 두보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가을 바람이 소슬하고 하늘은 맑아 한결 드높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처량하게 들리는데,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맑은 강변 白沙洲(백사주)에는 물새들이 제 보금자리인 양 날아든다.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락목소소하) 우수수 지는 낙엽은, 져도 져도 한없이 자꾸만 떨어지는데,

 

不盡長江滾滾來

(불진장강곤곤래) 무진장으로 흐르는 강물은, 흘러도 흘러도 다함이 없이 있고 이어서 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객지 만리를 유랑하며 가을을 슬퍼하여 내내 나그네의 몸이 되니,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한평생 허구헌 노심(勞心)과 병고(病苦)로 지친 몸이 친구도 없이 홀로 대에 올라 답답한 가슴을 헤쳐 보려고 한다.

 

艱難苦恨繁霜빈

(간난고한번상빈) 간난에 시달려 서리같이 센 귀밑털이 어지럽게 휘날리는 것을 몹시 슬퍼하나니,

 

燎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영락(零落)한 몸임을 생각하매 또 한 잔 탁주잔을 들어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