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전/詩 · 초사 · 賦

소식(蘇 軾), 적벽부(赤壁賦) & 後赤壁賦

은인자중 2012. 4. 5. 04:31

 

 

 

 

 

[주]계절에 안 어울리지만 명구로 가득찬 <적벽부>를 다시 읽어봅니다.

 

아래는 이 블로그의 관련 주소창입니다.

https://kydong77.tistory.com/8627

 

소식(蘇軾), 후적벽부(後赤壁賦) & 적벽부(赤壁賦)

[사진] 항주 서호 소제(蘇堤) 둑에 서 있는 소동파 석상 앞에서. 초록잎을 달고 있는 겨울 날씨를 보면 항주는 참 따뜻한 지방이군요. 아래는 항주지사를 지낸 소제비. 아래 사하님의 블로그에서

kydong77.tistory.com

*아래 포털은 사라진 지 오랩니다.

서호 소동파상
http://blog.paran.com/kydong/25972342

전적벽부
http://blog.paran.com/kydong/24677137

후적벽부
http://blog.paran.com/kydong/24682018

 

赤 壁 賦 -蘇 軾-

적벽부 -소식

필화(筆禍) 사건으로 죄를 얻어 황저우[黃州:湖北省]에 유배되었던 蘇東波가 1082년(원풍 5)의 가을(7월)과 겨울(10월)에

황저우성 밖의 적벽에서 놀다가 지은 것이다. 7월에 지은 것을 ≪前赤壁賦≫, 10월에 지은 것을 ≪後赤壁賦≫라 한다.

 

壬戌之秋, 七月旣望,

임술지추, 칠월기망

蘇子與客泛舟, 遊於赤壁之下.

소자여객범주, 유어적벽지하

淸風徐來, 水波不興.

청풍서래, 수파불흥

 

임술(壬戌) 가을 7월 열엿세 날

소자(蘇子)가 손[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 노닐 때,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擧酒屬客,1)

거주촉객,

誦明月之詩,2) 歌窈窕之章.3)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1)屬客(촉객) 손님에게 (술을) 따르다.

2)明月之詩(명월지시):시경(詩經) 진풍(陣風)에 있는 월출편(月出篇).

3)窈窕之章(요조지장):시경(時經) 국풍(國風) 주남(周南)에 있는 관저편(關雎篇).

 

술을 들어 손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의 시를 외고

요조(窈窕)의 장(章)을 노래하더니,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徘徊於斗牛之間

배회어두우지간

白露橫江, 水光接天.

백로횡강, 수광접천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에 솟아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를 서성이더라.

흰 이슬은 강에 비끼고, 물빛은 하늘에 이었더라.

 

縱一葦之所如,4) 凌萬頃之茫然.

종일위지소여, 릉만경지망연

浩浩乎,

호호호,

如憑虛御風,5) 而不知其所止.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4)一葦(일위):한 잎의 갈대. 작은 배를 가리킨다. 所如(소여) 여(如)는 왕(往), 거(去)의 뜻. 가는 대로.

5)憑虛御風(빙허어풍):憑은 의지한다. 虛는 허공을 가리키며, 御는 乘과 같다.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타고 간다는 말은 마음이 이미 신선의 경지에 들어감.

 

한 잎의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겨,

일만 이랑의 아득한 물결을 헤치니,

넓고도 넓게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타고 그칠 데를 알 수 없고,

 

飄飄乎,

표표호,

如遺世獨立,6) 羽化而登仙.7)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6)遺世獨立(유세독립):遺世(유세)는 속세를 떠나다. 속세를 떠나 그 어떠한 사물에도 속박되지 아니한 대자연의 경지를 말함.

7)羽化而登仙(우화이등선) 몸에 날개가 돋치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

 

가붓가붓 나부껴

인간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가 돋치어 신선(神仙)으로 돼 오르는 것 같더라.

 

ㅡ적벽의 야경과 흥취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之.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도도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歌曰,

가왈,

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8)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강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8)泝(소):거슬러 올라가다.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상앗대로

속이 훤히 들이비치는 물을 쳐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도다.

아득한 내 생각이여,

미인(美人)을 하늘 한 가에 바라보도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其聲嗚嗚然,

기성명명연,

如怨如慕, 如泣如訴,

여원여모, 여읍여소

 

손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따라 화답(和答)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하소하는 듯,

 

餘音嫋嫋, 不絶如縷.

여음요요, 부절여루

舞幽壑之潛蚊,9) 泣孤舟之釐婦

무유학지잠문, 읍고주지리부

 

9)潛蚊(잠문) 숨어 있는 교룡(蛟龍)) 교룡-뿔 없는 용.

 

여음(餘音)이 가늘게 실같이 이어져

그윽한 골짜기의 물에 잠긴 교룡(蛟龍)을 춤추이고

외로운 배의 홀어미를 울릴레라.

 

ㅡ주흥이 일어남

 

蘇者 愀然正襟,

소자 추연정금,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위좌이문객왈, 하우기연야

 

소자(蘇子)가 근심스레 옷깃을 바루고 곧추앉아

손에게 묻기를 “어찌 그러한가?” 하니,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10)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此非曹孟德之詩乎.

차비조맹덕지시호

 

10)조조(曹操)가 지은 단가행(短歌行)이라는 시(詩)의 일절.

 

손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난다.’는 것은

조맹덕(曹孟德)의 시가 아닌가?

西望夏口, 東望武昌,

서망하구, 동망무창

山川上繆, 鬱乎蒼蒼.11)

산천상무, 울호창창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12)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11)繆무:얽다.

12)맹덕은 조조의 자(字). 주랑은 주유(周喩). 적벽대전에 조조가 주유에게 크게 패한 것을 말함.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이 서로 얽혀 빽빽이 푸른데,

예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받은 데가 아니던가?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舳艫千里,13) 旌旗蔽空.

축로천리, 정기폐공

釃酒臨江,14) 橫槊賦詩.

시주임강, 횡삭부시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13)舳艫(축로):배의 고물과 이물 14)釃(시):거르다.

 

바야흐로 형주(荊州)를 깨뜨리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갈 제,

흐름을 따라 동으로 감에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어라.

술을 걸러 강물을 굽어보며 창을 비끼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일세(一世)의 영웅(英雄)이러니 지금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

황오여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어초어강저지상, 려어하이우미록

駕一葉之扁舟, 擧匏樽而相屬,

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촉

寄浮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랴.

한 잎의 좁은 배를 타고서

술을 들어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삶을 천지(天地)에 부치니

아득한 넓은 바다의 한 알갱이 좁쌀알이로다.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15)

지불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15)悲風(비풍):가을 바람(秋風).

 

우리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긴 강(江)의 끝없음을 부럽게 여기노라.

날으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길이 마치는 것은

갑자기 얻지 못할 줄 알고,

여운(餘韻)을 가을 바람에 부치노라.”

 

-손의 말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逝者如斯,16) 而未嘗往也.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16)逝者如斯(서자여사):일찍이 공자가 한 말로써, 흐르는 물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흐른다는 말이다.

 

蘇子 말하되 “손도 저 물과 달을 아는가?

가는 것은 이와 같으되 일찍이 가지 않았으며,

차고 비는 것이 저와 같으되 마침내 줄고 늚이 없으니,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야증불능이일순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자기불변자지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而又何羨乎,

이우하선호

 

변하는 데서 보면 천지(天地)도 한 순간일 수밖에 없으며,

변하지 않는 데서 보면 사물과 내가 다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구비오지소유, 수일정이막취

 

또, 천지 사이에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나의 소유가 아니면 한 터럭이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取之無禁, 用之不竭,

취지무금, 용지불알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樂,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락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山間)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뜨이면 빛을 이루어서,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갈무리로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ㅡ蘇子의 말 - 손의 말에 대한 반론

 

客喜而笑, 洗盞更酌.

객희이소, 세잔갱작

肴核旣盡, 杯盤狼藉17)

효핵기진, 배반낭자

相與枕籍乎舟中,18) 不知東方之旣白.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반지기백

 

17)杯盤(배반):잔과 접시. 18)枕籍(침적):베개 삼아 베고 눈고, 깔고 앉다.

 

손이 기뻐하며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드니

안주가 다하고 잔과 쟁반이 어지럽더라.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ㅡ두 사람의 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