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漢詩 외

도산육곡 陶山六曲 12수 -퇴계 이황

은인자중 2008. 7. 29. 13:57

[주]시조 도산육곡은 전후육곡이어서 전12곡이 된다. 그래서 도산12곡이라고도 한다.

도산육곡(陶山六曲) 12수

-퇴계 이황

http://blog.naver.com/csi1199/50000464206

[하단에 아래아자 사용한 원문 있음]

발(跋) 부문 전문

이 '도산십이곡'은 도산 노인(陶山老人)이 지은 것이다. 노인이 이 시조를 지은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 동방의 가곡은 대체로 음와(淫蛙)하여 족히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저 '한림별곡'과 같은 류는 문인의 구기(口氣)에서 나왔지만 긍호(矜豪)와 방탕에다 설만(褻慢)과 희압(戱狎)을 겸하여 더욱이 군자로서 숭상할 바 못 되고, 다만 근세에 이별(李瞥)이 지은 '육가(六歌)'란 것이 있어서 세상에 많이들 전(傳)한다. 오히려 저것[육가]이 이것[한림별곡]보다 나을 듯하나, 역시 그 중에는 완세 불공(玩世不恭)의 뜻이 있고 온유 돈후(溫柔敦厚)의 실(實)이 적은 것이 애석한 일이다.

('한림별곡'이나 이별의 '육가'는 온유돈후의 실이 적음 )

노인이 본디 음률을 잘 모르기는 하나, 오히려 세속적인 음악을 듣기에는 싫어하였으므로, 한가한 곳에서 병을 수양하는 나머지에 무릇 느낀 바 있으면 문득 시로써 표현을 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시는 옛날의 시와는 달라서 읊을 수는 있겠으나, 노래하기에는 어렵게 되었다. 이제 만일에 노래를 부른다면 반드시 이속(俚俗)의 말로써 지어야 할 것이니, 이는 대체로 우리 국속(國俗)의 음절이 그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시는 노래 부를 수 없으므로, 노래로 부르기 위해서는 우리말로 지어야 함 )

그러기에 내가 일찍이 이별의 노래를 대략 모방하여 '도산육곡'을 지은 것이 둘이니, 기일(其一)에는 '지(志)'를 말하였고, '기이(其二)'에는 '학(學)'을 말하였다. 아이들로 하여금 조석(朝夕)으로 이를 연습하여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궤를 비겨 듣기도 하려니와, 또한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한편 스스로 무도(舞蹈)를 한다면 거의 비린(鄙吝)을 씻고 감발(感發)하고 융통(融通)할 바 있어서, 가자(歌者)와 청자(廳者)가 서로 자익(資益)이 없지 않을 것이다.

('도산십이곡'을 지으니 가자나 청자 모두 자익이 있을 것임 )

돌이켜 생각컨데, 나의 종적이 약간 이 세속과 맞지 않는 점이 있으므로 만일 이러한 한사(閑事)로 인하여 요단(鬧端)을 일으킬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또 이것이 능히 강조(腔調)와 음절에 알맞을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일 건(一件)을 써서 서협(書莢) 속에 간직하였다가, 때때로 내어 완상(玩賞)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또 다른 날 이를 읽는 자의 거취(去取)의 여하(如何)를 기다리기도 한다.


가정(嘉靖) 44년(1565) 을축년 3월 16일 도산 노인은 쓴다.

(도산십이곡'을 읽는자의 거취의 여하를 기다리기로 하고 도산십이곡에 대한 감회)

<도산육곡之一> /言志

1. 기일(其一)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리
하믈며 천석고황(泉石膏황)을 고쳐 무슴 하료.

2. 其二
연하(煙霞)에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나뇌
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업고쟈.


3. 其三
순풍(淳風)이 죽다하니 진실(眞實)로 거즈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眞實)로 올한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 영재(許多英才)를 소겨 말솜할가.

4. 其四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自然)이 듯이 됴희
백설(白雪)이 재산(在山)하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몯하얘

5. 其五
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臺下)애 유수(有水)ㅣ로다.
때 만한 갈매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어디다 교교 백구(皎皎白鷗)는 멀리 모습 하는고

6. 其六
춘풍(春風)에 화만산(花萬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萬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믈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늬 그지 이슬고.


<도산육곡之二> /言學

1. 其一
천운대(天雲臺) 도라드러 완락재 소쇄(瀟灑)한뒤
만권 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이 무궁(無窮)하여라.

이 중에 왕래 풍류(往來風流)를 닐어 모습 하고

2. 其二
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여도 농자(聾者)는 못 듣느니
백일(白日)일 중천(中天)하여도 고자(고者)는 못 보느니
우리는 이목 총명 남자(耳目聰明男子)로 농고같이 마로리

3. 其三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뵈도 가던 길 알펴 잇내
가던 길 알펴 잇거든 아니 가고 엇덜고

4. 其四
당시(當時)에 가던 길을 몃회를 보려 두고
어디 가 다니다가 이제아 도라온고?
이제야 도라오나니 너의 모습 마로리.

5. 其五
청산(靑山)은 엇찌하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  엇찌하야 주야(晝夜)에 긋디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호리라.

6. 其六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도 못다 하시니 지 아니 어려온가?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는 주를 몰래라.

해석 참조

http://blog.daum.net/kumho1983/11788113

[도산구곡 중 제8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