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漢詩 외

다산 정약용, 自笑 &老人一快事 六首效香山體& 春日遊水鐘寺

은인자중 2022. 1. 2.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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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 自笑(나 자신을 비웃노라)

http://blog.naver.com/bhjang3/140055011109 〔自笑〕 나 자신을 비웃노라 如醉如醒度半生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여취여성도반생 到頭 得此身名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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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笑

(나 자신을 비웃노라)


如醉如醒度半生 
여취여성도반생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到頭 得此身名 
도두 득차신명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泥沙滿地掉晩   

니사만지도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網罟彌天舒翼輕 

망미천서익경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落日齊山誰繫住 
낙일제산수계주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衝風楚水可橫行 
충풍초수가횡행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 가리

同胞未必皆同命 
동포미필개동명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自笑迂儒闇世情 
자소우유암세정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

草草冠裳是汝欺 
초초관상시여기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十年驅策 奔疲 
십년구책 분피

십 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智周萬物愚無對 
지주만물우무대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名動千人謗已隨 
명동천인방이수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不見紅顔多薄命 
부견홍안다박명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由來白眼在親知 
유래백안재친지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인데

蛇鱗 翼終何待 
사린 익종하대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自笑吾生到底癡 

자소오생도저치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迷茫義路與仁居 

미망의로여인거

의로 인거(義路 仁居)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求道彷徨弱冠初 

구도방황약관초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妄要盡知天下事 

망요진지천하사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다 알 양으로

遂思窮覽域中書 

수사궁람역중서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淸時苦作傷弓鳥 

청시고작상궁조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殘命仍成掛網魚 

잔명잉성괘망어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載有人知我否 

천재유인지아부

천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자 있을는지

立心非枉是才

입심비왕시재

 마음 잘못 먹은 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浮世論交問幾人 

부세론교문기인

뜬 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枉將朝市作情眞 

왕장조시작정진

조시(朝市)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菊花影下詩作重 

국화영하시작중

국화 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楓樹壇中嘗會頻 

풍수단중상회빈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驥展好看蠅附尾 

기전호간승부미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龍顚不禁蟻侵鱗 

용전부금의침린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紛綸物態成孤笑 

분륜물태성고소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一任東華暗軟塵 

일임동화암연진

동화(東華)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深知涉世難 

심지섭세난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俳優叢集笑儒冠 

배우총집소유관

광대들이 때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都無熱肺爭微祿 

도무열폐쟁미록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未作卑顔事達官 

미작비안사달관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紅杏園林留酒飮 

홍행원림유주음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綠苔門卷抱書看

록태문권포서간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呑舟不遇瀛溟水 

탄주부우영명수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容易含鉤上竹竿 

용이함구상죽간

낚시 물고 낚시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金華玉署解塵綠 

금화옥서해진록

금화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苕水鍾山興杳然 

초수종산흥묘연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 뿐이라네

喚婦 張桑拓圃 

환부 장상탁포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敎兒經略菜苽田 

교아경략채고전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天於淸福無比 

천어청복무비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地設荒 待有年 

지설황 대유연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萬事不如今日飮 

만사부여금일음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思明日事是癡癲 

사명일사시치전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圄圄纍纍二十秋 

어어류류이십추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년을 보내면서

夢中微獲覺來收 

몽중미획각래수

꿈속에서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浮名四達已陳跡 

부명사달이진적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外物一空餘禿頭 

외물일공여독두

몸 말고는 있는 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顧賀昔稱江左望 

고하석칭강좌망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蔡陵今作 西羞 

채릉금작 서수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眼前莫造崎嶇想 

안전막조기구상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隨意雲行又水流 

수의운행우수류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不幸窮來莫送窮 

불행궁래막송궁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固窮眞正是豪雄 

고궁진정시호웅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成灰孰顧漢安國 

성회숙고한안국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臨渡常逢呂馬童 

임도상봉여마동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寵辱莊生春夢裡 

총욕장생춘몽리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賢愚杜老醉歌中 

현우두노취가중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海天昨夜雨 

해천작야우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雜沓林花萬樹紅 

잡답림화만수홍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呂宋瓜 東復東 

여송과 동부동

여송 과애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被風吹轉似飛蓬 

피풍취전사비봉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晩年湯沐長 縣 

만년탕목장 현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 말가

小劫滄桑短髮翁 

소겁창상단발옹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滿案魚蝦非薄祿 

만안어하비박록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園松竹也淸風 

원송죽야청풍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破書千卷將何措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파서천권장하조

如夷是汝功 

여이시여공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衆口銷金太母知 

중구소김태모지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叢拳下石莫驚疑 

총권하석막경의

뭇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人方怯耳非憎我 

인방겁이비증아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하는 짓 아니며

天實爲之欲恨誰 

천실위지욕한수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 것인가

北極星辰如昨日 

북극성진여작일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西江風浪竟何時 

서강풍랑경하시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窮途只 胸懷窄 

궁도지 흉회착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臨海柴門 立遲 

림해시문 립지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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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 _ 다산 정약용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움(老人一快事)'은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년)의 시집 '송파수작(松坡酬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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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

_ 다산 정약용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움(老人一快事)'은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년)의 시집 '송파수작(松坡酬酢)’에 수록되어 있다. 그의 나이 71세 때(75세에 서거)에 쓴 것으로서, 늙음에 따른 신체의 변화를 겸허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달관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요 내용은..
1수에서 머리카락이 없어지니 감고 빗질하는 수고도 없고 백발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하며 민둥머리를 예찬하고,
2수에서는 치아가 다 빠져도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지장이 없고 무엇보다 치통이 없어졌음을 즐거워 하고,
3수에서는 이 어두어지니 책 읽어야 할 부담이 없어지고 좋은 경치를 보고 즐기게 되며,
4수에서는 가 들리지 않아 세상의 시비 다툼을 듣지 않게 됨을 노래하고
5수에서는 붓 가는 대로 미친 말을 마구 써도 퇴고할 필요도 없고 남의 비평에 신경 쓰지 않아서 좋고,
6수에서는 손님과 바둑을 두는 일을 꼽으며, 만만한 상대만을 골라 두며 편안히 즐김을 읊고 있다.

 

老人一快事六首效香山體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움들에 관한 시 여섯 수를 향산(香山, 白居易)의 시체(詩體)를 본받아 짓다

1.[머리카락이 빠져 손질할 일 없음]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髮鬜良獨喜  민둥머리가 참으로 유독 좋아라   
髮也本贅疣  머리털은 본디 군더더기이건만     
處置各殊軌  처치하는 데 각각 법도가 달라       
無文者皆辮  예문 없는 자들은 땋아 늘이고       
除累者多薙  귀찮게 여긴 자들은 깎아 버리는데  
髻丱計差長  상투와 총각이 조금 낫기는 하나    
弊端亦紛起  폐단이 또한 수다하게 생기었고     
巃嵷副編次  높다랗게 어지러이 머리를 꾸미어라 
雜沓笄總縰  쪽 짓고 비녀 꽂고 비단으로 싸도다 
網巾頭之厄  망건은 머리의 재액이거니와   
罟冠何觸訾  고관은 어이 그리 비난을 받는고 호원(胡元)의 관이다. 
今髮旣全無  이제는 머리털이 하나도 없으니  
衆瘼將焉倚  모든 병폐가 어디에 의탁하리오 
旣無櫛沐勞  감고 빗질하는 수고로움이 없고 
亦免衰白恥  백발의 부끄러움 또한 면하여라  
光顱皓如瓠  빛나는 두개골은 박통같이 희고  
員蓋應方趾  둥근 두상이 모난 발에 어울리는데  
浩蕩北窓穴  널따란 북쪽 창 아래 누웠노라면   
松風洒腦髓  솔바람 불어라 머릿골이 시원하구려 
塵垢馬尾巾  말총으로 짠 때묻은 망건일랑  
摺疊委箱裏  꼭꼭 접어 상자 속에 버려 두나니  
平生拘曲人  평생을 풍습에 얽매이던 사람이     
乃今爲快士  이제야 쾌활한 선비 되었네그려   

[주-D001] 고관(罟冠) : 고고관(罟罟冠)의 준말로, 원(元) 나라 시대에 귀부인(貴婦人)들이 착용했다고 한다.

 

2.[치아 빠져 치통이 사라짐]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齒豁抑其次  치아 없는 게 또한 그 다음이라       
半落誠可苦  절반만 빠지면 참으로 고통스럽고  
全空乃得意  완전히 없어야 마음이 편안하네    
方其動搖時  한창 움직여 흔들릴 적에는           
酸痛劇芒刺  가시로 찌른 듯 매우 시고 아파서     
鍼灸意無靈  침 놓고 뜸질해도 끝내 효험은 없고
鑽鑿時出淚  쑤시다가는 때로 눈물이 났었는데   
如今百不憂  이제는 걱정거리 전혀 없어    
穩帖終宵睡  밤새도록 잠을 편안히 잔다네  
但去鯁與骨  다만 가시와 뼈만 제거하면은  
魚肉無攸忌  어육도 꺼릴 것 없이 잘 먹는데   
不唯呑細聶  잘게 썬 것만 삼킬 뿐 아니라   
兼能吸大胾  큰 고깃점도 능란히 삼키거니와   
兩齶久已堅  위아래 잇몸 이미 굳은 지 오래라   
頗能截柔膩  제법 고기를 부드럽게 끊을 수 있으니 
不以無齒故  그리하여 치아가 없는 것 때문에 
悄然絶所嗜  쓸쓸히 먹고픈 걸 끊지 않는다오  
山雷乃兩動  다만 턱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여 
嗑嗑差可愧  씹는 모양이 약간 부끄러울 뿐일세 
自今人病名  이제부터는 사람의 질병 이름이 
不滿四百四  사백 네 가지가 다 안 되리니     
快哉醫書中  유쾌하도다 의서 가운데에서   
句去齒痛字  치통이란 글자는 빼 버려야겠네  

 

3.[눈이 어두워지니 경치나 구경]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眼昏亦一快  눈 어두운 것 또한 그것이라    
不復訟禮疏  다시는 예경 주소 따질 것 없고  
不得硏易卦  다시는 주역 괘사 연구할 것도 없어
平生文字累  평생 동안 문자에 대한 거리낌을 
 一朝能脫灑  하루아침에 깨끗이 벗을 수 있네 
生憎汲古板  급고각 판본은 가증스럽기도 해라 
蠅頭刻纖芥  자디잔 글자를 티끌처럼 새겼는데
六卿郊外去  육경은 교외로 나갔거니와  
再閏何時掛  재윤은 어느 때에 걸 것인고  
嗟哉望經注  슬프다, 경문의 주석을 엿보건대  
後人依樣畫  후인들은 옛사람 본만 따라서  
唯知駁宋理  송 나라 이학 반박할 줄만 알고 
不恥承漢註  한대의 오류 답습함은 수치로 안 여기네  
如今霧中花  이젠 안개 속의 꽃처럼 눈이 흐리니
無煩雙決眥  눈초리를 번거롭게 할 것 없고
是非旣兩忘  옳고 그름도 이미 다 잊었는지라 
辨難隨亦懈  변난하는 일 또한 게을러졌으나
湖光與山色  강호의 풍광과 청산의 빛으로도 
亦足充眼界  또한 안계를 채우기에 충분하다오 

 

4.[귀가 어두워지니 시비할 일 없음]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耳聾又次之  귀먹은 것이 또 그 다음이로세     
世聲無好音  세상 소리는 좋은 소리가 없고      
大都皆是非  모두가 다 시비 다툼뿐이나니     
浮讚騰雲霄  헛 칭찬은 하늘에까지 추어올리고 
虛誣落汚池  헛 무함은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며 
禮樂久已荒  예악은 황무한 지 이미 오래이어라 
儇薄嗟群兒  아, 약고 경박한 뭇 아이들이여   
譻譻螘侵蛟  개미가 떼지어 교룡을 침범하고     
喞喞鼷穿獅  생쥐가 사자를 밟아 뭉개도다       
不待纊塞耳  그러나 귀막이 솜을 달지 않고도   
霹靂聲漸微  천둥소리조차 점점 가늘게 들리고  
自餘皆寂寞  그 나머지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黃落知風吹  낙엽을 보고야 바람이 분 줄을 아니 
蠅鳴與蚓叫  파리가 윙윙대거나 지렁이가 울어   
亂動誰復知  난동을 부린들 누가 다시 알리오     
兼能作家翁  겸하여 가장 노릇도 잘할 수 있고   
塞黙成大癡  귀먹고 말 못해 대치가 되었으니    
雖有磁石湯  비록 자석탕 같은 약이 있더라도    
浩笑一罵醫  크게 웃고 의원을 한번 꾸짖으리     

 

5.[나는 조선인, 조선시를 쓴다]

ㅡ한시의 형식에 다소 벗어나더라도 의미 전달에 초점을 둔다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縱筆寫狂詞  붓 가는 대로 미친 말을 마구 씀일세
競病不必拘  경병을 굳이 구애할 것이 없고
推敲不必遲  퇴고도 꼭 오래 할 것이 없어라
興到卽運意  흥이 나면 곧 이리저리 생각하고 
意到卽寫之생각이 이르면 곧 써내려 가되
我是朝鮮人  나는 바로 조선 사람인지라    
甘作朝鮮詩  조선시 짓기를 달게 여길 뿐일세
卿當用卿法  누구나 자기 법을 쓰는 것인데
迂哉議者誰  오활하다 비난할 자 그 누구리오 
區區格與律  그 구구한 시격이며 시율을  
遠人何得知  먼 데 사람이 어찌 알 수 있으랴
凌凌李攀龍  능가하기 좋아하는 이반룡은
嘲我爲東夷  우리를 동이라고 조롱했는데  
袁尤槌雪樓  원굉도는 오히려 설루를 쳤으나 
海內無異辭  천하에 아무도 다른 말이 없었네 
背有挾彈子  등 뒤에 활을 가진 자가 있거늘 
奚暇枯蟬窺  어느 겨를에 매미를 엿보리오 

我慕山石句  나는 산석의 시구를 사모하노니 
恐受女郞嗤  여랑의 비웃음을 받을까 염려로세

焉能飾悽黯  어찌 비통한 말을 꾸미기 위해
辛苦斷腸爲  고통스레 애를 끊일 수 있으랴
梨橘各殊味  배와 귤은 맛이 각각 다르나니 
嗜好唯其宜  오직 자신의 기호에 맞출 뿐이라오 

[주-D001] 경병(競病) : 험운(險韻)을 가지고 시를 짓는 것을 말함. 양(梁) 나라 조경종(曹景宗)이 개선(凱還)할 때에 양 무제(梁武帝)가 잔치를 베풀고 연구(聯句)를 시험했던바, 험운인 경병 두 자만 남았을 때 조경종이 최후로 참여하여 바로 지어 쓰기를, “떠날 땐 아녀들이 슬퍼하더니, 돌아오매 피리와 북 다투어 울리네. 길가는 사람에게 묻노니, 곽거병 그 사람과 과연 어떤고?[去時兒女悲 歸來笳鼓競 借問行路人 何如霍去病]” 한 데서 온 말이다.《南史 曹景宗傳》
[주-D002] 원굉도(袁宏道)는 …… 쳤으나 : 원굉도는 바로 명(明) 나라 때의 시인이고, 설루(雪樓)는 역시 명나라 때의 시인 이반룡(李攀龍)의 서실(書室) 이름인 백설루(白雪樓)의 준말이다. 원굉도는 본디 시문에 뛰어난 사람으로서 그의 형인 종도(宗道), 아우인 중도(中道)와 함께 모두 당대에 명성이 높았는데, 그는 특히 왕세정(往世貞)과 이반룡의 시체(詩體)를 매우 강력히 배격하고 홀로 일가를 이룸으로써 당대에 많은 학자들이 왕세정ㆍ이반룡을 배제하고 그를 따르면서 그의 시체를 공안체(公安體 : 공안은 원굉도의 자)라 지목했던 데서 온 말이다.《明史 卷二百八十八》
[주-D003] 등 …… 엿보리오 :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음을 비유한 말. 장자(莊子)가 밤나무 숲에서 이상한 까치를 발견하고 그를 잡기 위해 활에 화살을 끼우고 있었는데, 이때 보니 사마귀[螳蜋]는 신이 나게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고, 그 뒤에서는 이상한 까치가 그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으며, 또 그 뒤에서는 장자 자신이 그 이상한 까치를 노리고 있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莊子 山木》[주-D004] 산석(山石)의 …… 염려로세 : 이 고사는 앞의 주 292)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6.[바둑은 강자와의 대국을 기피하고 약자와만 상대함]

老人一快事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時與賓朋奕  때로 손들과 바둑 두는 일인데  
必求最拙手  반드시 가장 하수와 대국을 하고 
掉頭避强敵  강한 상대는 기필코 피하노니   
行其所無事  힘들지 않는 일을 하다 보면  
恢恢有餘力  얼마든지 남은 힘이 있기 때문일세  
業道求賢師  도를 닦자면 어진 스승을 구하고  
學算就巧曆  산을 배우자면 교력에게 가야 하며 
實事宜躋攀  실다운 일은 성취하는 게 타당하나
虛嬉貴閑適  헛놀이는 한적함을 귀히 여기거늘
何苦對勍寇  뭐하러 고통스레 강적을 마주하여
自取遭困阨  스스로 곤액을 당한단 말인가
一念射蜚鴻  한편으론 다른 생각을 가지어
猶然不敗績  오히려 상대에게 패하지 않고 
恒以逸待勞  항상 안일로써 괴로움을 상대하니 
怡然順無逆  순조롭기만 하고 거슬림이 없어라  
頗怪世上人  자못 괴이해라 세상 사람들은
志趣乃乖僻  그 지취가 어그러지고 편벽하여
於德悅卑諛  덕에 있어선 낮고 아첨함을 좋아해 
庸愚充上客  어리석은 자를 상객으로 앉히고
於戲不自量  놀이에 있어선 제 힘을 못 헤아려 
國手思對席  국수와 서로 대국하기를 생각하네 
聊以送炎曦  이것으로 소일이나 하면 그만이지  
精進竟何益  정진한들 끝내 어디에 유익하랴

[주-D001] 교력(巧曆) : 수술(數術) 또는 역법(曆法)에 정통한 사람을 가리킨다.

출처: https://www.dotomari.com/1442?category=235637 [허성원 변리사의 특허와 경영이야기]

 

<春日遊水鐘寺>

麗景明衣袖    고운 햇살 옷깃에 비추어 밝은데                     
輕陰汎遠田    옅은 그림자 먼 밭에 떠 있다.                                
舍舟欣散漫    배에서 내리니 자유로워 기분 좋고                  
入谷愛幽娟    골짜기에 들어서니 그윽하여 즐겁구나.            
巖卉施妝巧    바위 풀 교묘하게 단장하였고                         
山茸發怒專    산 버섯 둥글게 불끈 솟아나왔네.                      
漁村生逈渚    아스라한 강변에 어촌이 보이고                     
僧院寄危巓    위태로운 산머리엔 절간이 붙어있다.               
慮澹須輕物    생각이 맑아지니 사물이 경쾌하게 여겨지고     
身高未遠仙    몸이 높아지니 신선이 멀지 않구나.                 
惜無同志客    안타까움은 뜻 맞은 길손이 없어                     
惜無同志客    현묘한 도 찾는 토론 못함이로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661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보충]

老人一快事六首效香山體

늙은이의 한 가지 즐거움들에 관한 시 6首를 향산(香山, 白居易)의 시체(詩體)를 본받아 짓다.

곧, 향산(香山, 白居易)의 시체(詩體) 본받아 평이한 일상의 언어로 전달을 중시하는 시풍이라 할 수 있다.

 '짧은 문장으로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평이창달(平易暢達)' 것을 중시하는 시풍(詩風)을 말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B%B0%B1%EA%B1%B0%EC%9D%B4

 

백거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백거이(중국어: 白居易, 772년 ~ 846년)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었다. 당나라 때 뤄양(洛陽) 부근의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대력(大曆

ko.wikipedia.org

백거이(중국어白居易772년 ~ 846년)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었다. 

작품

백거이는 다작(多作) 시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존하는 문집은 71권, 작품은 총 3,800여 수로 당대(唐代) 시인 가운데 최고 분량을 자랑할 뿐 아니라 시의 내용도 다양하다. 젊은 나이에「신악부 운동」을 전개하여 사회, 정치의 실상을 비판하는 이른바 「풍유시(諷喩詩, 風諭詩)」를 많이 지었으나, 강주사마로 좌천되고 나서는 일상의 작은 기쁨을 주제로 한 「한적시(閑適詩)」의 제작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밖에도 평소 둘도 없는 친구였던 원진(元稹), 유우석(劉禹錫)과 지은 「장한가(長恨歌)」, 「비파행(琵琶行)」 등의 감상시도 유명하다. 백거이가 45세 때 지은 「비파행」은 그를 당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꼽히게 하였으며, 또, 현종(玄宗)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장시 「장한가」도 유명하다.

풍유시를 주로 했던 시기, 한적시를 주로 지었던 시기 전체를 통틀어, '짧은 문장으로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平易暢達)' 것을 중시하는 시풍(詩風)은 변함이 없었다. 북송(北宋)의 석혜홍(釋惠洪)이 지은 《냉재시화(冷齎詩話)》 등에 보면, 백거이는 시를 지을 때마다 글을 모르는 노인에게 자신이 지은 시를 읽어주면서, 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평이한 표현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렇게 지어진 그의 시는 사대부(士大夫) 계층뿐 아니라 기녀(妓女), 목동 같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까지 애창되는 시가 되었다.

이 밖에 <백시 장경집> 50권에 그의 시 2,200수가 정리되었으며, 그의 시문집인 <백씨 문집>은 그의 모든 시를 정리한 시집이다.

장편서사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kydong77.tistory.com/8149

 

長恨歌 1 -백낙천

[주]작품의 주석번호는 순서대로 1), 2), 3)....으로 볼 것. 長恨歌 -백거이 [白居易, 772~846]字 낙천(樂天). 장한가는 120구 840자. 구섭우편저, 한역당시삼백수, 안병렬역, 계명대출판부, 1991. 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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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ong77.tistory.com/8148

 

長恨歌 2 -백낙천

제3단:전란 후 양귀비를 잊지 못하는 현종의 슬픔과 아픔. 天旋地轉廻龍馭 천지가 돌고돌아 천자는 서울 장안으로 돌아오는데38) 到此躊躇不能去 마외역에 이르자 머뭇거리며 차마 가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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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원컨대 비익조 되고35)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원컨대 연리지가 되자고 했소.36)

天長地久有時盡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어도 다할 날이 있으련만37)

此恨綿綿無絶期 이들의 恨은 잇고 이어져 끊어질 때 없으리라.38)

 

❙ 注 疏

1)比翼鳥(비익조):남쪽 나라에 사는 새. 암컷과 수컷이 날개가 붙어 있어 언제나 함께 난다고 하는 새. 금슬 좋은 부부에 비유함.

2)連理枝(연리지):나무 밑둥은 두 개의 나무이지만 가지 부분이 하나로 달라붙어 있는 나무. 부부의 애정이 깊은 것에 비유함.

3)天長地久(천장지구):老子에 나오는 말.

4)綿綿(면면):오래오래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상태.

이 마지막 두 구절에서 “장한가”라는 제목이 나왔다.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음과 동시에 불행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랑의 불행은 모든 사랑의 행복을 사라지게 하고 한스러움만 남긴다. 그래서 “천장지구”지만 “차한면면”하여 “다함없는 한스러운 노래” 곧 “장한가”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 장안의 기녀들은 “저는 백 학사의 장한가 전부를 암송하고 있답니다. 때문에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의 화대로는 안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시인 자신이 그의 친구인 원진에게 보낸 편지 속에서 말하고 있다. 즉, 이 노래는 발표되자 즉시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애송되었던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H2gNrnzY2k 

 

 

kydong77.tistory.com/8147

 

늙은 창부의 노래, 비파에 붙여 -백낙천

琵琶行 幷序 元和十年, 予左遷九江郡司馬. 明年秋, 送客湓浦口.聞舟中夜彈琵琶者, 聽其音錚錚然有京都聲.問其人, 本長安倡女.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 年長色衰, 委身爲賈人婦. 遂命酒, 使快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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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단 동병상련의 눈물 -화려한 날들은 가고

感我此言良久立 나의 말에 감격하여 한 동안 서 있더니

卻坐促絃絃轉急 물러앉아 줄 당기니 곡조는 점점 급해져

凄凄不似向前聲 슬프기 그지 없어 앞의 곡과 다르니

滿座重聞皆掩泣 듣는 모든 사람 소리 죽여 흐느끼네

 

座中泣下誰最多 그 중 흘린 눈물을 누가 가장 많았는고?

江州司馬靑衫濕 강주사마의 푸른 적삼 흥건히 젖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