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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笑〕

나 자신을 비웃노라 


如醉如醒度半生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여취여성도반생
到頭 得此身名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도두 득차신명
泥沙滿地掉 晩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니사만지도 
만網彌天舒翼輕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망미천서익경

落日齊山誰繫住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낙일제산수계주
衝風楚水可橫行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 가리
충풍초수가횡행
同胞未必皆同命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동포미필개동명
自笑迂儒闇世情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
자소우유암세정

 

草草冠裳是汝欺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초초관상시여기
十年驅策 奔疲 십 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십년구책 분피
智周萬物愚無對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지주만물우무대
名動千人謗已隨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명동천인방이수
不見紅顔多薄命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부견홍안다박명
由來白眼在親知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인데
유래백안재친지
蛇鱗 翼終何待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사린 익종하대
自笑吾生到底癡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자소오생도저치

 

 

 

迷茫義路與仁居 의로 인거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미망의로여인거

求道彷徨弱冠初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구도방황약관초

妄要盡知天下事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다 알 양으로

망요진지천하사

遂思窮覽域中書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수사궁람역중서

淸時苦作傷弓鳥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청시고작상궁조

殘命仍成掛網魚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잔명잉성괘망어

載有人知我否 천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자 있을는지

천재유인지아부

立心非枉是才 마음 잘못 먹은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입심비왕시재

 

 

浮世論交問幾人 뜬 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부세론교문기인

枉將朝市作情眞 조시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왕장조시작정진

菊花影下詩作重 국화 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국화영하시작중

楓樹壇中嘗會頻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풍수단중상회빈

驥展好看蠅附尾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기전호간승부미

龍顚不禁蟻侵鱗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용전부금의침린

紛綸物態成孤笑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분륜물태성고소

一任東華暗軟塵 동화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일임동화암연진

 

 

 

 

深知涉世難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심지섭세난

俳優叢集笑儒冠 광대들이 때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배우총집소유관

都無熱肺爭微祿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도무열폐쟁미록

未作卑顔事達官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미작비안사달관

紅杏園林留酒飮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홍행원림유주음

綠苔門卷抱書看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록태문권포서간

呑舟不遇瀛溟水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탄주부우영명수

容易含鉤上竹竿 낚시 물고 낚시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용이함구상죽간

 

 

 

 

金華玉署解塵綠 금화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금화옥서해진록

苕水鍾山興杳然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 뿐이라네

초수종산흥묘연

喚婦 張桑拓圃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환부 장상탁포

敎兒經略菜苽田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교아경략채고전

天於淸福?無比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천어청복?무비

地設荒 待有年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지설황 대유연

萬事不如今日飮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만사부여금일음

思明日事是癡癲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사명일사시치전

 

 

 

二十秋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년을 보내면서

이십추

夢中微獲覺來收 꿈속에서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몽중미획각래수

浮名四達已陳跡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부명사달이진적

外物一空餘禿頭 몸 말고는 있는 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외물일공여독두

顧賀昔稱江左望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고하석칭강좌망

蔡陵今作 西羞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채릉금작 서수

眼前莫造崎嶇想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안전막조기구상

隨意雲行又水流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수의운행우수류

 

 

 

不幸窮來莫送窮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불행궁래막송궁

固窮眞正是豪雄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고궁진정시호웅

成灰孰顧漢安國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성회숙고한안국

臨渡常逢呂馬童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임도상봉여마동

寵辱莊生春夢裡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총욕장생춘몽리

賢愚杜老醉歌中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현우두노취가중

海天昨夜雨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해천작야우

雜沓林花萬樹紅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잡답림화만수홍

 

 

 

呂宋瓜 東復東 여송 과애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여송과 동부동

被風吹轉似飛蓬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피풍취전사비봉

晩年湯沐長 縣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 말가

만년탕목장 현

小劫滄桑短髮翁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소겁창상단발옹

滿案魚蝦非薄祿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만안어하비박록

園松竹也淸風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원송죽야청풍

破書千卷將何措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파서천권장하조

如夷是汝功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여이시여공

 

 

 

衆口銷金太母知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중구소김태모지

叢拳下石莫驚疑 뭇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총권하석막경의

人方怯耳非憎我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하는 짓 아니며

인방겁이비증아

天實爲之欲恨誰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 것인가

천실위지욕한수

北極星辰如昨日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북극성진여작일

西江風浪竟何時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서강풍랑경하시

窮途只 胸懷窄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궁도지 흉회착

臨海柴門 立遲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있다오.

림해시문 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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