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 꼭지에서 유인본 고금소총(1949)에는 11편의 설화집에 총 822편의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고 했는데,

인터넷에도 622화가 국역된 것이 있어 설화도 음미해 볼 겸 여기 재정리해 볼까 한다.

원문을 보완하거나 주석처리는 청색으로 구분하고

행 바꾸기는 의미 단위를 고려하여 읽기 편하게 호흡에 맞춰 처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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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제1화 - 가인이 치마끈 푸는 소리 (佳人解裳聲)

 

[출전]명엽지해 <喜聽裙聲>

 

[참조]

 

고금소총 제450화 - 가장 듣기 좋은 소리 (喜聽裙聲)

제450화도 동일한 내용임.

 

송강(松江) 정철(鄭澈)과 서애(西崖) 유성룡(柳成龍)이

손님을 떠나보내려 교외로 나갔다가

마침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을 비롯한 일송(一松) 심희수(沈喜壽),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등과 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모두 '소리 성(聲)자'에 대하여

각자 풍류의 격(格)을 논하기 시작했다.

먼저 송강 정철이,

"맑은 밤, 밝은 달에

구름도 머물게 하는 바람소리가 제일 좋겠지." 라고 하자,

보충1)청소낭월(淸宵朗月) 루두알운성위호(樓頭遏雲聲爲好)

 

이어서 심희수가,

"만산홍엽(滿山紅葉)인데

바람에 실려오는 먼 골짜기의 소리가 절호(絶好)로다." 하였다.주1)

보충2)만산홍수(滿山紅樹) 풍전원수성(風前遠岫聲) 절호(絶好)

1)시귀선외,고금소총,한국문화사,1998,p.485.

 

[또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인데

바람에 실려오는 원숭이의 울음소리가 절호(絶好)로다." 하였다.주2)

보충3)만산홍수(滿山紅樹) 풍전원소성(風前猿嘯聲) 절호(絶好)

2)는 고금소총,민속자료간행회,1959,p.280.

 

그러자 서애가

"새벽 창가 졸음이 밀리는데

술독에 술 거르는 소리가 제일이다" 라고 하자,

보충4)효창수여(曉窓睡餘) 소조만성우묘(小槽滿聲尤妙)

 

이정구가

"산간초당(山間草堂)에

재자(才子)의 시(詩) 읊는 소리도 아름답지." 라고 하였다.

보충5)산간초당(山間草堂)에 재자영시성(才子詠詩聲亦佳)

 

이항복이 웃으면서

"여러분이 소리를 칭찬하는 말이 모두 좋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듣기 좋은 소리로

"동방화촉 좋은 밤에

가인이 치마끈 푸는 소리보단 못하오." 라고 하자

보충6)막약동방양소(莫若東房良宵)에 가인해군성야(佳人解裙聲也)

모두 소리내어 크게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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