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庄作)

왕유(王維;699-761)

비 내리는 망천장에서

 

積雨空林煙火遲,

(적우공림연화지), 장마 속 텅 빈 숲, 밥 짓기 어려운데

蒸藜炊黍餉東菑

(증려취서향동치) . 비름 반찬, 기장밥을 동쪽 밭으로 보낸다.

漠漠水田飛白鷺,

(막막수전비백노), 넓은 논에는 백로 날아다니고

陰陰夏木囀黃鸝.

(음음하목전황리). 그늘진 나무에 꾀꼬리 지저귄다.

山中習靜觀朝槿,

(산중습정관조근), 산중에서 고요함 익혀 아침 무궁화를 보고

松下淸齋折露葵.

(송하청재절노규). 소나무 아래서 깨끗이 가다듬고 이슬 맞은 아욱을 껶는다.

野老與人爭席罷,

(야노여인쟁석파), 나 시골 늙은이는 남들과 자리다툼 그쳤는데

海鷗何事更相疑.

(해구하사갱상의). 갈매기는 어쩌자고 다시 나를 의심하나?

 

[안병렬 역]

180. 왕유(王維;699-761)

비 내리는 망천장에서 짓다

 

장마에 숲속에선

불도 늦게 타는데

이 밥 저 밥 다 지어

동편밭에 보낸다.

 

펼쳐진 논에는

백로가 날아들고

그늘진 여름나무엔

꾀고리 지저귄다.

 

산중에선 정양을 익혀 아

침의 목근화 바라보고

소나무 아래서 개끗한 음식 장만하여

이슬 맞은 아욱을 뜯는다.

 

이 늙은이 이제는

자리다툼 끝냈는데

바다갈매기 어찌하여

다시 나를 의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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