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려시대에는 남녀혼탕이었다고 쓴 글이 있어 서긍의<고려도경>을 찾아보았다. 답글로 적은 글이다.

생업에 종사하는 가운데 선업을 쌓아가면서도 이런 내용과 분량의 글을 쓴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고려도경에 수록된 목욕 풍속은 남녀혼탕이 아니라 우리가 어릴 적 여름날 초저녁, 시내에서 목욕하던

풍속인 것 같아 원문과 번역을 함께 소개합니다.

남녀가 "물굽이 따라" 한다는 말은 사내들이 윗쪽 굽이에서, 여자들은 아래쪽 굽이에서 한다는 말로

여겨집니다. 우리 마을 애기비에선 그랬습니다.


위 사진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마를린 몬로를 그린 그림이라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뭉크의 <절규>를 담은 아래 동영상 끝에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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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봉사고려도경 제23권

잡속(雜俗) 2

한탁(澣濯)

舊史。載高麗。其俗皆潔淨。至今猶然。

옛 사서에 고려를 실었는데 그 풍속이 다 깨끗하다 하더니, 지금도 그러하다.

每笑中國人多垢膩。

그들은 매양 중국인의 때가 많은 것을 비웃는다.

故晨起。必先沐浴而後出戶。夏月日再浴。多在溪流中。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목욕을 하고 문을 나서며, 여름에는 날마다 두 번씩 목욕을 하는데

시내 가운데서 많이 한다.

男女無別。悉委衣冠於岸。而沿流褻露。不以爲怪。

남자 여자 분별없이 의관을 언덕에 놓고 물굽이 따라 몸을 벌거벗되, 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浣濯衣服。湅涗絲麻。皆婦女從事。雖晝夜服勤。不敢告勞。

의복을 빨고 깁이나 베를 표백하는 것은 다 부녀자의 일이어서 밤낮으로 일해도 어렵다고 하지 않는다.

鑿井汲水。多近川爲之。上作鹿盧。輸水於槽。槽形。頗如舟云。

우물을 파고 물을 긷는 것도 대개 내에 가까운 데서 하니, 위에 두레박[鹿盧]을 걸어 함지박으로

물을 긷는데, 그 함지박의 모양이 배의 모양과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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