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白湖) 임제(1549~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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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부패한 정치사회 비판한 우화소설…임제 ‘서옥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서옥설’은 간사한 늙은 쥐가 족속을 거느리고 나라의 창고 벽을 뚫고 들어가 쌀을 훔쳐 먹다가 발각돼 재판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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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서옥설’은 간사한 늙은 쥐가 족속을 거느리고 나라의 창고 벽을 뚫고 들어가 쌀을 훔쳐 먹다가 발각돼 재판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교활한 늙은 쥐는 재판관인 창고신의 무능함을 이용해 무려 80여 종의 동식물에 자기의 죄과를 덮어씌운다. 나라의 재산을 탕진하고 남에게 누명을 씌운 것인데, 재판관은 바르게 헤아리지 못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문초해 고통 받게 만든다.

 작가 임제는 위정자들의 무능한 행태를 고발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조선 중기 관료사회에 만연한 부패상까지 폭로한다. 이러한 주제에 천착하기 위해 작가는 다른 소설과 달리 우화소설 기법을 활용, 고유한 의인화, 풍자적 필치로 16세기 부패한 정치와 사회상을 꼬집는다.  

 늙은 쥐가 창고의 쌀을 마음대로 훔쳐 먹게 한 책임은 상제(上帝), 즉 국왕에게 있음을 암시한다. 조선 지배계급에 모든 적폐가 있는데 일부 쥐 같은 좀도둑이나 붙잡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는 은유이다. 당시 탐관오리들의 죄책을 밝히는데 소홀했던 왕의 직무유기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뛰어난 조선의 우화소설로 인정받아 온 ‘서옥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자미상’이었다. 백호(白湖) 임제(1549~1587) 문중은 2012년 가을 백호문학관 개관기념 국제심포지엄에서 ‘서옥설’의 작가를 임제로 확인했다.

 '서옥설'은 사상·예술적 성과로 조선조 우화소설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장미의 이야기’(Roman de la Rose)나 ‘여우의 재판’(Jugement de Renart) 같은 프랑스 중세의 로망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임제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선조 때 문과에 급제해 예조정랑을 지냈으나 선비들이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다투는 것을 개탄하고 명산대천을 찾아 주유천하하며 여생을 보냈다. 선조 20년(1587) 39세의 나이로 삶을 마쳤다. 조선이 중국의 속국 형태로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죽은 뒤 곡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시집 ‘백호집(白湖集)’, 소설 ‘원생몽유록’ ‘화사’, ‘수성지’ 등을 남겼다.

김관웅 옮김, 172쪽, 1만5000원, 미래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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