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t9GMQa0BYw 

 

 

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

ㅡ 박지원(朴趾源)

 

行旅夜半相叫譍 

행려야반상규응. 나그네들이 한 밤중에 부르짖으며 응답하길

遠鷄其鳴鳴未應

원계기명명미응, 먼 닭의 울었나? 응당 울진 않았을 텐데.

遠鷄先鳴是何處

원계선명시하처, 먼 닭이 먼저 우니 이곳은 어느 곳이던가.

只在意中微如蠅

지재의중미여승, 다만 생각 속에 있을 뿐, 은미한 소리는 파리소리 같기만 하네

【『시경(詩經) 제풍(齊風) 계명(鷄鳴) 닭이 우는 것이 아니라, 파리 소리로다.匪鷄則鳴 蒼蠅之聲라고 하였다. 현비(賢妃)가 임금이 조회(朝會)에 늦지 않게 깨우려고 조바심하다가 파리 소리를 닭 울음으로 잘못 들었다는 뜻이다.

邨裏一犬吠仍靜

촌리일견폐잉정, 마을 안 한 마리 개가 짓다가 이내 조용해지니

靜極寒生心兢兢

정극한생심긍긍, 고요함이 극단에 이르니 한기가 생겨 마음이 불안불안.

是時有聲若耳鳴

시시유성약이명, 이때 소리가 들리니 이명인 듯하고이명증(耳鳴症)으로 헛소리를 들은 듯하다는 뜻이다..

纔欲審聽簷鷄仍

재욕심청첨계잉. 겨우 자세히 들으려 하니 처마의 닭소리 따르네.

此去叢石只十里

차거총석지십리, 여기서 총석정까지 거리는 다만 10리 이니

正臨滄溟觀日昇

정림창명관일승, 바로 푸른 바다에 다다르면 일출 보이리.

天水澒洞無兆眹

천수홍동무조진, 하늘가 물은 넘실거려 해 뜰 조짐 없고

洪濤打岸霹靂興

홍도타안벽력흥, 파도가 언덕을 때리니 벼락이 치네.

常疑黑風倒海來

상의흑풍도해래, 항상 의심스러운 건 검은 바람이 바다를 뒤집어

連根拔山萬石崩

연근발산만석붕, 연이은 뿌리째 산을 뽑아 온 바위가 붕괴될까?

無怪鯨鯤鬪出陸

무괴경곤투출륙, 고래 곤어가 다투다 육지로 나오더라도 괴이치 말고

不虞海運値摶鵬

불우해운치단붕, 바다 일어 만나 붕새와 엉기더라도 우려치 말라.

但愁此夜久未曙

단수차야구미서, 다만 걱정되는 건 이 밤에 오래도록 동트지 않아

從今混沌誰復徵

종금혼돈수부징, 이로부터 혼돈스럽다면  누가 다시 징계할까?

無乃玄冥劇用武

무내현명극용무, 바다신이 극렬히 힘을 사용하여

九幽早閉虞淵氷

구유조폐우연빙, 구유(九幽)를 일찍 닫고 우연(虞淵)을 얼리지 않겠는가.

恐是乾軸旋斡久

공시건축선알구, 아마도 하늘축이 돌고 돌기 오래도록 하다가

遂傾西北隳環絙

수경서북휴환환, 마침내 서북쪽으로 기울어져 고리의 끈이 상했네.

三足之烏太迅飛

삼족지오태신비, 삼족오는 매우 빠르게 나는 새인데

誰呪一足繫之繩

수주일족계지승, 누가 한 발에 주술을 걸어 끈으로 묵어왔나?

海若衣帶玄滴滴

해야의대현적적, 해야(海若)해약(海若): 전설상의 해신(海神).의 옷과 띠는 검어 물방울로 적셔 있고

水妃鬢鬟寒凌凌

수비빈환한릉릉, 수비(水妃)의 쪽 찐 머리는 차가워 으슬으슬하네.수비(水妃): 전설상 수중의 신녀(神女).

巨魚放蕩行如馬

거어방탕행여마, 큰 고기가 방탕하게 달리길 말처럼 하고

紅鬢翠鬣何鬅鬙

홍빈취렵하붕승, 붉은 머리에 비취빛 갈기가 어찌하여 덥수룩한가.

天造草昧誰參看

천조초매수참간, 하늘이 어둔 세상 만들 적에 누가 참관했겠는가.

大叫發狂欲點燈

대규발광욕점등, 크게 부르짖어 발광하며 등불 켜려 하네.

欃槍擁彗火垂角

참창옹혜화수각, 혜성참창(欃槍]이 꼬리를 끌고 화성(火星)이 광망(光芒)을 뻗치네

禿樹啼鶹尤可憎

독수제류우가증, 낙엽 진 나무의 부엉이 울음 더욱더 밉상일레

斯須水面若小癤

사수수면약소절, 조금 뒤에 수면에 작은 부스럼 생긴 듯

誤觸龍爪毒可疼

오촉룡조독가동, 용의 발톱 잘못 긁혀 독기로 벌겋더니

其色漸大通萬里

기색점대통만리, 그 빛이 점점 커져 만리를 비추누나

波上邃暈如雉膺

파상수훈여치응, 물결 위에 번진 빛 꿩의 가슴 비슷하이

天地茫茫始有界

천지망망시유계, 아득아득 이 천지에 한계 처음 생겼으니

以朱劃一爲二層

이주획일위이층, 붉은 붓 한 번 그어 두 층이 되었구려

梅澁新惺大染局

매삽신성대염국, 매삽이라 신성이라 염색집이 하도 커서

千純濕色縠與綾

천순습색곡여릉, 몇 천 필 색을 들여 온갖 비단 으리으리

作炭誰伐珊瑚樹

작탄수벌산호수, 산호나무 누가 베어 참숯을 만들었나

繼以扶桑益熾蒸

계이부상익치증, 부상나무 뒤이으니 더욱더 이글이글

炎帝呵噓口應喎

염제가허구응괘, 염제는 불을 불어 입이 응당 비틀리고

祝融揮扇疲右肱

축융휘선피우굉,  축융축융(祝融): 불을 주관하는 신.은 부채 휘둘러 바른팔이 지쳤구려

鰕鬚最長最易爇

하수최장최이설, 새우 수염 가장 길어 그슬리기 제일 쉽고

蠣房逾固逾自𦚦

려방유고유자증, 굴껍질은 굳을수록 더욱더 절로 익네

寸雲片霧盡東輳

촌운편무진동주, 한 치 구름 조각 안개 동으로 다 쓸려 가서

呈祥獻瑞各效能

정상헌서각효능, 온갖 상서 바치려고 제 힘을 다하누나

紫宸未朝方委裘

자신미조방위구, 자신궁(紫宸宮)엔 조회 전에 바야흐로 갖옷을 모셔놓고

陳扆設黼仍虛凭

진의설보잉허빙, 병풍만 펼쳐 논 채 용상은 비어 있네

纖月猶賓太白前

섬월유빈태백전, 초승달은 샛별 앞에 오히려 밀려나서

頗能爭長辥與滕

파능쟁장설여등, 먼저 예를 행하겠다고 등설(滕薛)처럼 제법 맞서누나

赤氣漸淡方五色

적기점담방오색, 붉은 기운 차츰 묽어 오색으로 나뉘더니

遠處波頭先自澄

원처파두선자징, 먼 물결 머리부터 절로 먼저 맑아지네

海上百怪皆遁藏

해상백괴개둔장, 바다 위 온갖 괴물 어디론지 숨어 버리고

獨留羲和將驂乘

독류희화장참승, 희화(羲和,수레 모는 신)만이 홀로 남아 수레 장차 타려 하네

圓來六萬四千年

원래육만사천년, 육만이라 사천 년을 둥글둥글 내려왔으니

今朝改規或四楞

금조개규혹사릉, 오늘 아침 동그라미 고쳐 어쩌면 네모가 될라

萬丈海深誰汲引

만장해심수급인, 만길의 깊은 바다에서 어느 누가 길어 올렸을까

始信天有階可陞

시신천유계가승, 이제서야 믿겠노라 하늘도 오를 계단이 있음을

鄧林秋實丹一顆

등림추실단일과, 등림(鄧林)에 가을 열매 한 덩이가 붉었고

東公綵毬蹙半登

동공채구축반등, 동공(東公)이 채색 공을 차서 반만 올렸구려

夸父殿來喘不定

과부전래천부정, 과보는 헐레벌떡 뒤따라오고 있고

六龍前道頗誇矜

육룡전도파과긍,  육룡은 앞서 끌며 교만스레 자랑하네

天際黯慘忽顰蹙

천제암참홀빈축, 찌푸리듯 하늘가 어두워지다가

努力推轂氣欲增

노력추곡기욕증 , 어영차 해 수레 미니 기운이 솟아난 듯

圓未如輪長如瓮

원미여륜장여옹, 바퀴처럼 둥글잖고 독처럼 길쭉한데

出沒若聞聲砯砯

출몰약문성빙빙, 뜰락 말락 하니 철썩철썩 부딪치는 소리 들리는 듯

萬物咸覩如昨日

만물함도여작일, 만인이 어제처럼 모두 바라보는데

有誰雙擎一躍騰 

유수쌍경일약등, 어느 뉘 두 손으로 받들어 단번에 올려놨노

燕巖集 卷之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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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

총석정에서 일출을 보며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 박지원(朴趾源) 行旅夜半相叫譍 遠鷄其鳴鳴未應遠鷄先鳴是何處 只在意中微如蠅邨裏一犬吠仍靜 靜極寒生心兢兢是時有聲若耳鳴 纔欲審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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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백자증정부인박씨묘지명(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

누이가 시집가던 날의 어여쁜 모습이 산천에 그대로 담겨 있네 백자증정부인박씨묘지명(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 박지원(朴趾源) 초상 지르던 날의 풍경 孺人諱某, 潘南朴氏, 其弟趾源仲美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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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

백자증정부인박씨묘지명

 

초상 지르던 날의 풍경

孺人諱某潘南朴氏, 其弟趾源仲美誌之曰:

유인 휘모씨【휘(諱): 원래 ‘기피한다’는 듯인데, 보통 죽은 이의 이름을 가리길 때 쓰는 말이다. 전근대 동아시아 문화는 남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큰 실례라고 생각했기에 ‘이름’을 ‘휘’라고 했다】는 반남 박씨【반남(潘南)은 박씨의 한 본관인데, 예전의 반남현(潘南縣), 즉 지금의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潘南面)에 해당한다. 반남 박씨는 조선 후기에 유력한 벌열 가문의 하나로 성장하였다】로 그 아우 지원 중미가 묘지명【묘지명(墓誌銘): 죽은 사람의 이름ㆍ신분ㆍ행적 따위를 기록한 글로, 보통 돌이나 도편(陶片, 도자기 조각)에 새겨 무덤 속에 넣는다. 묘지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앞부분엔 죽은 이의 이름과 행적을 산문으로 서술하는바 이를 ‘지(誌)’라 하고, 뒷부분엔 죽은 이에 대한 칭송을 운문으로 붙이는바 이를 ‘명(銘)’이라 한다. 조선시대에는 남편의 품계에 따라 아내의 작호(爵號)가 정해졌다. ‘유인(孺人)’은 원래 정9품 및 종9품 문무관 처에 대한 작호인데, 생전에 벼슬하지 못한 양반의 처에 대해서도 높이는 의미에서 신주(神主)나 명정(銘旌)에 이 말을 사용했다. 연암의 큰누님이 돌아가셨을 당시 그 남편 이택모(李宅模)는 아직 아무 벼슬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여기서는 후자의 용례로 쓰였다. / 예전부터 묘지명이나 비문은 유묘지문(諛墓之文), 즉 귀신에게 아첨하는 글이라 하여 포(褒)는 있어도 폄(貶)은 없는, 다시 말해 좋은 말만 잔뜩 늘어놓는 것이 상례이다. 그리고 글의 짜임새 또한 규격화되어 있어, 심지어 한유가 지은 여러 묘지명을 놓고는 사람 이름만 바꿔 넣으면 아무라도 괜찮다는 ‘중인동제지문(衆人同祭之文)’의 비난까지 있어 왔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정민, 태학사, 2000년, 321쪽】을 다음과 같이 쓴다.

 

孺人十六, 歸德水李宅模伯揆.

유인은 16살에 덕수 이씨인 택모 백규에게 시집을 갔다.

 

有一女二男, 辛卯九月一日歿, 得年四十三.

2녀 1남을 두었고 신해년(1791년) 9월 1일에 돌아가셨으니 43살이 되었다.

 

夫之先山曰‘鵶谷’, 將葬于庚坐之兆.

가족의 선산은 ‘아곡(鵶谷)’【백아곡(白鵶谷)을 말하는데, 조선시대 지평현(砥平縣)의 한 지명으로, 지금의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楊東面)에 해당한다. 일찍이 택당 이식이 이곳에 부친의 장지(葬地)를 마련한 이래 그 후손들의 선영(先塋)이 되었으며, 이식은 여기에 택풍당(澤風堂)이나 집을 짓고 기거한 바 있다】에 있으며, 장차 경좌(庚坐)【묏자리나 집터 따위가 경방(庚方)을 등진 방향. 또는 그렇게 앉은 자리. 서남쪽을 등진 방향】의 남쪽에 장례지낼 것이다.

 

伯揆旣喪其賢室, 貧無以爲生,

백규는 이미 그 어진 아내를 잃었고 가난하여 생을 도모할 수가 없으니,

 

挈其穉弱婢指十, 鼎鎗箱簏,

그 어린 아이들과 허약한 종 한 명을 데리고 솥과 상자를 챙겨

 

浮江入峽, 與喪俱發.

강에 배 띄워 골짜기로 들어갔으니 상여와 함께 출발하였다.

 

仲美曉送之斗浦舟中, 慟哭而返.

나는 새벽에 두포(斗浦)【두포(斗浦)는 두모포라고도 하는데, 지금의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의 동호대교 부근에 있던 작은 나루로서, 한강나루의 보조 나루였다. 이 일대 한강을 동호(東湖)라 불렀으며, 강 건너편 돌출 부분에 압구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에서 그들을 보내고 배 안에서 통곡하며 돌아왔다.

 

去者丁寧留後期

거자정녕류후기

떠나는 사람(이택모)은 정령 머물며 다시 만날 날 기약하자 해도

猶令送者淚沾衣

유령송자루첨의

오히려 보내는 사람으로 눈물로 옷을 적시게 하네.

扁舟從此何時返

편주종차하시반

조각배 이로부터 어느 때에나 돌아오려나

送者徒然岸上歸  

송자도연안상귀

보내는 이 망연자실하게 언덕에서 돌아오네.

 

28년 전 일이 스치듯 떠올라

嗟乎! 姊氏新嫁曉粧, 如昨日.

아! 누이 시집가려 새벽에 화장할 때가 마치 어제 같다.

 

余時方八歲, 嬌臥馬𩥇,

나는 겨우 8살로 교태부리며 누워서 발 장난 치면서【마전(馬𩥇): 말이 땅에 뒹굴며 몸을 비벼대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여기서는 발랑 누워 어리광을 부리며 발버둥을 치는 어린 연암의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개구쟁이 같은 여덟 살 소년 연암의 짖궂은 태도가 이 글자에 잘 집약되어 있다. 그후 28년이 흘러 이 글을 쓸 당시 연암은 서른다섯 살의 장년이었다】

 

效婿語口吃鄭重.

신랑의 말을 흉내 내어 더듬거리며 정중하듯 했었다.

 

姊氏羞, 墮梳觸額,

누이는 부끄러워하며 얼레빗을 떨어뜨려 내 이마를 맞췄기에

 

余怒啼, 以墨和粉,

나는 성질을 내며 울면서 먹으로 분을 섞고

 

以唾漫鏡.

침을 거울에 뱉어 더럽혔었다.

 

姊氏出玉鴨金蜂,

그러자 누이는 옥으로 된 기러기와 금으로 된 나비 노리개를 꺼내

 

賂我止啼, 至今二十八年矣.

나에게 주며 울음을 그치게 했으니,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의 일이로구나.

28년 전 일이 현재의 풍경과 뒤섞이다

 

立馬江上, 遙見丹旐翩然,

말을 강가에 세워두니 아득히 붉은 명정(銘旌)【붉은 천에 흰 글씨로 죽은 사람의 관직이나 성명 등을 기록하여 상여 앞에 들고 가는 긴 기(旗)를 말한다】이 나부끼는 게 보이고

 

檣影逶迤,

돛대 그림자 구불구불 흘러가

 

至岸轉樹隱不可復見.

강굽이에 이르러 나무 그림자에 가려져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而江上遙山, 黛綠如鬟,

이윽고【이(而): 차안(此岸)과 피안(彼岸) 사이에는 연속과 단절, 고조와 전환, 인식의 비상과 미학적 고양이 존재한다. 아무 뜻도 갖지 않는 이 한 글자가 이 모든 것을 매개하고, 이 모든 것을 실현시키고 있다. 이 점에서 이 글자는 천금의 값어치를 가지며, 아무런 질량도 없으면서도 굉장한 존재론적 무게를 갖는 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암을 읽다』, 박희병, 돌베개, 2006, 25~26쪽】 강가의 먼 산은 검푸른 빛깔이 눈썹먹 같고,

 

江光如鏡, 曉月如眉.

강 빛은 거울 같고, 새벽달은 눈썹 같기만 하다.

 

泣念墮梳, 獨幼時事歷歷,

울며 얼레빗을 떨어뜨릴 때를 생각하니 유독 어릴 때의 일이 하나하나 기억났고

 

又多歡樂, 歲月長,

또한 즐거움과 기쁜 일이 많아 세월이 더디 갈 것만 같더니,

 

中間常苦離患憂貧困, 忽忽如夢中.

중간부턴 늘 근심과 우환과 빈곤이 있어 아득히 마치 꿈인 것만 같다.

 

爲兄弟之日, 又何甚促也?

형제가 되었던 날(누나가 시집가기 전까지 8년을 말함)은 또한 어찌 그리고 금방이던가【연암은 23세 때 모친이 돌아가셨고, 이듬해에 집안의 기둥이었던 조부 박필균이 작고했으며, 31세 때 부친이 돌아가셨다. 부친이 돌아가신 지 4년 만에 다시 큰누님의 죽음을 맞은 것이다. -『연암을 읽다』, 27쪽】.

 

처남 이재성의 이 글에 대한 평

 

緣情爲至禮, 寫境爲眞文.

정을 따르면 지극한 예가 되고, 경치를 묘사하면 참된 글이 된다.

 

文何甞有定法哉?

글이란 게 어찌 일찍이 정해진 법칙이 있겠는가?

 

此篇以古人之文讀之, 則當無異辭,

이 글을 옛 사람의 글로 읽으면 마땅히 다른 말이 없겠지만,

 

而以今人之文讀之, 故不能無疑.

지금 사람의 글고문(古文)’이란 일종의 전통주의로서, 당송팔대가 등 과거에 이미 확립된 문장의 법도를 전범으로 삼는 창작 태도를 가리킨다. '금문'이란, 다른 말로는 시문(時文)’이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반전통주의로서, 고문의 법도에 구애됨이 없이 진솔하고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옮기는 창작 태도를 가리킨다. -연암을 읽다, 30로 읽으면 의심이 없을 수가 없다.

 

願秘之巾衍.

그러니 상자에 넣어 비밀스럽게 간직하길 원한다.

 

 

박지원朴趾源: 1737(영조 13)~1805(순조 5) 생애 요약

조선 후기의 실학자ㆍ문인. 본관은 반남(潘南). 자는 미중(美仲), 호는 연암(燕巖)ㆍ열상외사(洌上外史).

1737   서울 반송방(盤松坊) 야동(冶洞)에서 출생. 장인 이보천(李輔天)의 아우인 이양천(李亮天)에게서 사기(史記)를 시작으로 역사서적을 통해 문장 쓰는 법을 습득함.
1752 16 전주 이씨 보천(輔天)의 딸과 결혼.
1754 18 10대 후반에 우울증에 시달려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영역을 확대하여 18세 무렵에 광문자전(廣文子傳)을 지었다. 지음.
1757 21 민옹전(閔翁傳) 지음.
1759 23 모친 함평 이씨 별세.
1760 24 조부 박필균(朴弼均) 별세로 생활이 곤궁해짐.
1765 29  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을 지음. 처음 과거시험에 실패하자 학문과 저술에만 전념하게 됨.
1766 30 장남 종의(宗儀) 출생.
1767 31 부친 박사유(朴師愈) 별세.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에 실려 있는 9편의 단편소설을 완료 지음.
1768 32 백탑(白塔)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되어 박제가(朴齊家이서구(李書九서상수(徐常修유득공(柳得恭유금(柳琴) 등과 이웃하면서 학문적으로 깊은 교유를 가짐.
1772 36 종루(鍾樓) 북쪽 전의감동(典醫監洞)에 우거. 초정집서(楚亭集序) 지음.
1777 41 장인 이보천 별세.
1778 42 황해도 금천군 연암동(燕巖洞)으로 와서 살다.
1780 44 처남 이재성의 집에 머물던 때에 삼종형 박명원(朴明源) 청의 고종 70세 축하사절로 가자 함께 따라가며 열하일기(熱河日記)라는 기록을 남김. 차남 종채(宗采) 출생.
1781 45 북학의서(北學議序) 지음
1783 47 벗 홍대용 별세. 홍덕보묘지명(洪德保墓誌銘) 지음. 열하일기(熱河日記)』 「渡江錄序 지음
1786 50 음보(蔭補)로 선공감 감역에 임명됨.
1787 51 부인 이씨 별세
1789 53 평시서주부(平市署主簿사복시주부(司僕寺主簿) 승진
1790 54 의금부 도사ㆍ제릉령(齊陵令)으로 전보됨.
1791 55 한성부 판관으로 전보됨. 안의(安義) 현감에 임명됨.
1792 56 안의에 부임함.
1793 57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을 지음
1796 60 임기 만료로 귀경(歸京). 제용감(濟用監) 주부ㆍ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ㆍ의릉령(懿陵令)으로 전보됨.
1797 61 면천(沔川) 군수로 임명됨. 서이방익사(書李邦翼事) 지음.
1799 63 과농소초(課農小抄) 지음
1800 64 양양(襄陽) 부사로 승진.
1801 65 양양 부사 사직함.
1805 69 노환으로 별세

 

평가.

1. 연암집(燕巖集), 과농소초(課農小抄), 열하일기(熱河日記), 담총외기(談叢外記)

열하일기 웃음과 유머 연암을 만나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 연암을 읽는다
문체반정과 열하일기  
孔雀館文稿 自序 觀齋記
課農小抄諸家摠論後附說 琴鶴洞別墅小集記
蜋丸集序 泠齋集序
菱洋詩集序 綠天館集序
湛軒所藏淸明上河圖跋  
변화를 긍정하라亡羊錄 馬首虹飛記
伯夷論 上 伯夷論 下
髮僧菴記 北學議序
不移堂記  
象記 蟬橘堂記
騷壇赤幟引 酬素玩亭夏夜訪友記
素玩亭記 旬稗序
安義縣 厲壇 神宇記 夜出古北口記
念齋記 玉璽論
嬰處稿序 柳氏圖書譜序
以存堂記 原士
一夜九渡河記 일야구도하기를 지은 이유
自笑集序 族兄都尉公周甲壽序
鍾北小選 自序 晝永簾垂齋記
竹塢記 贈白永叔入麒麟峽序
贈季雨序  
楚亭集序 醉踏雲從橋記
최성대가 쓴 이화암 노승  
楓嶽堂集序 筆洗說
夏夜讌記 限民名田議
幻戱記後識 炯言挑筆帖序
好哭場論 繪聲園集跋
會友錄序  
   
伯嫂恭人李氏墓誌銘 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
李夢直哀辭 李處士墓碣銘
祭鄭石癡文 洪德保墓誌銘
孝子贈司憲府持平尹君墓碣銘  
放璚閣外傳 自序 穢德先生傳
許生傳 閔翁傳
兩班傳 虎叱
廣文子傳 / 書廣文傳後 烈女咸陽朴氏傳
   
與人 與人
答京之之一 答京之之二
答京之之三 與成伯之二
答仲玉之一 答南壽
答蒼厓之一 答蒼厓之二
答蒼厓之三 答蒼厓之四
答蒼厓之五 答蒼厓之九
答李仲存書 與仲存
答洪德保書() 答洪德保書()
答洪德保書() 映帶亭賸墨自序
與中一之三  
   
叢石亭觀日出 燕岩憶先兄
贈左蘇山人 麈公塔銘
元朝對鏡 遼野曉行
一鷺 渡鴨綠江回望龍灣城
極寒 馬上口號
山行  
熱河日記 過庭錄
  한국한시사

 

行旅夜半相叫譍
행려야반상규응
나그네들이 한 밤중에 부르짖으며 응답하길
遠鷄其鳴鳴未應
원계기명명미응
먼 닭의 울었나? 응당 울진 않았을 텐데.
遠鷄先鳴是何處
원계선명시하처
먼 닭이 먼저 우니 이곳은 어느 곳이던가.
只在意中微如蠅
지재의중미여승
다만 생각 속에 있을 뿐, 은미한 소리는 파리소리 같기만 하네【『시경(詩經) 제풍(齊風) 계명(鷄鳴) 닭이 우는 것이 아니라, 파리 소리로다.匪鷄則鳴 蒼蠅之聲라고 하였다. 현비(賢妃)가 임금이 조회(朝會)에 늦지 않게 깨우려고 조바심하다가 파리 소리를 닭 울음으로 잘못 들었다는 뜻이다.
邨裏一犬吠仍靜
촌리일견폐잉정
마을 안 한 마리 개가 짓다가 이내 조용해지니
靜極寒生心兢兢
정극한생심긍긍
고요함이 극단에 이르니 한기가 생겨 마음이 불안불안.
是時有聲若耳鳴
시시유성약이명
이때 소리가 들리니 이명인 듯하고이명증(耳鳴症)으로 헛소리를 들은 듯하다는 뜻이다..
纔欲審聽簷鷄仍
재욕심청첨계잉
겨우 자세히 들으려 하니 처마의 닭소리 따르네.
此去叢石只十里
차거총석지십리
여기서 총석정까지 거리는 다만 10리 이니
正臨滄溟觀日昇
정림창명관일승
바로 푸른 바다에 다다르면 일출 보이리.
天水澒洞無兆眹
천수홍동무조진
하늘가 물은 넘실거려 해 뜰 조짐 없고
洪濤打岸霹靂興
홍도타안벽력흥
파도가 언덕을 때리니 벼락이 치네.
常疑黑風倒海來
상의흑풍도해래
항상 의심스러운 건 검은 바람이 바다를 뒤집어
連根拔山萬石崩
연근발산만석붕
연이은 뿌리째 산을 뽑아 온 바위가 붕괴될까?
無怪鯨鯤鬪出陸
무괴경곤투출륙
고래 곤어북해(北海)에 살며 크기가 몇 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물고기로,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나온다. 원문의  병세집에는 로 되어 있다.가 다투다 육지로 나오더라도 괴이치 말고
不虞海運値摶鵬
불우해운치단붕
바다 일어 만나 붕새와 엉기더라도 우려치 말라.
但愁此夜久未曙
단수차야구미서
다만 걱정되는 건 이 밤에 오래도록 동트지 않아
從今混沌誰復徵
종금혼돈수부징
이로부터 혼돈스럽다면혼돈은 천지개벽 초에 만물이 아직 구별되지 않은 어두운 상태를 가리킨다. 이 혼돈은 중국 고대 문헌에서 주로 부정적인 존재로 의인화(擬人化)되었다. 장자 응제왕(應帝王)에서는 눈, , , 귓구멍, 콧구멍이 없는 중앙의 제왕으로 소개되어 있다. 삼황(三皇) 이전 천지의 시초의 제왕이라고도 한다. 또한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에는 제홍(帝鴻) 즉 황제(黃帝)의 못난 자식으로서 그 후손이 요순(堯舜) 시대 때 악명 높은 사흉(四凶)의 하나였다고 한다. 신이경(神異經)에는 곤륜산(崑崙山) 서쪽에 사는 악수(惡獸)라고도 하였다. 원문의 從今 병세집에는 從玆로 되어 있다. 누가 다시 징계할까?
無乃玄冥劇用武
무내현명극용무
바다신이 극렬히 힘을 사용하여
九幽早閉虞淵氷
구유조폐우연빙
구유(九幽)구유(九幽): 땅속의 가장 깊은 곳을 가리킨다.를 일찍 닫고 우연(虞淵)우연(虞淵): 전설상 해가 지는 곳이다.을 얼리지 않겠는가.
恐是乾軸旋斡久
공시건축선알구
아마도 하늘축이 돌고 돌기 오래도록 하다가
遂傾西北隳環絙
수경서북휴환환
마침내 서북쪽으로 기울어져 고리의 끈이 상했네.
三足之烏太迅飛
삼족지오태신비
삼족오는 매우 빠르게 나는 새인데
誰呪一足繫之繩
수주일족계지승
누가 한 발에 주술을 걸어 끈으로 묵어왔나?
海若衣帶玄滴滴
해야의대현적적
해야(海若)해약(海若): 전설상의 해신(海神)이다.의 옷과 띠는 검어 물방울로 적셔 있고
水妃鬢鬟寒凌凌
수비빈환한릉릉
수비(水妃)수비(水妃): 전설상 수중의 신녀(神女)이다.의 쪽 찐 머린빈환(鬢鬟): 양쪽 귀밑머리를 잡아당겨 만든 환상(環狀)의 쪽 찐 머리를 말한다. 차가워 으슬으슬하네.
巨魚放蕩行如馬
거어방탕행여마
큰 고기가 방탕하게 달리길 말처럼 하고
紅鬢翠鬣何鬅鬙
홍빈취렵하붕승
붉은 머리에 비취빛 갈기가 어찌하여 덥수룩한가.
天造草昧誰參看
천조초매수참간
하늘이 어둔 세상 만들 적에 누가 참관했겠는가.
大叫發狂欲點燈
대규발광욕점등
크게 부르짖어 발광하며 등불 켜려 하네.
欃槍擁彗火垂角
참창옹혜화수각
혜성참창(欃槍): 혜성의 이름이고, 혜성은 비를 들어 쓸어 버린 듯이 꼬리를 길게 끌기 때문에 소추성(掃帚星)이라고도 한다.이 꼬리를 끌고 화성(火星)이 광망(光芒)을 뻗치네
禿樹啼鶹尤可憎
독수제류우가증
낙엽 진 나무의 부엉이 울음 더욱더 밉상일레
斯須水面若小癤
사수수면약소절
조금 뒤에 수면에 작은 부스럼 생긴 듯
誤觸龍爪毒可疼
오촉룡조독가동
용의 발톱 잘못 긁혀 독기로 벌겋더니
其色漸大通萬里
기색점대통만리
그 빛이 점점 커져 만리를 비추누나
波上邃暈如雉膺
파상수훈여치응
물결 위에 번진 빛 꿩의 가슴 비슷하이
天地茫茫始有界
천지망망시유계
아득아득 이 천지에 한계 처음 생겼으니
以朱劃一爲二層
이주획일위이층
붉은 붓 한 번 그어 두 층이 되었구려
梅澁新惺大染局
매삽신성대염국
매삽이라 신성매삽 신성은 그 의미가 불확실하나 염색집의 이름으로 추정된다. 원문의  열하일기 일신수필(馹迅隨筆) 7 20일 조에는 으로 되어 있다.이라 염색집이 하도 커서
千純濕色縠與綾
천순습색곡여릉
몇 천 필 색을 들여 온갖 비단 으리으리
作炭誰伐珊瑚樹
작탄수벌산호수
산호나무 누가 베어 참숯을 만들었나
繼以扶桑益熾蒸
계이부상익치증
부상나무 뒤이으니 더욱더 이글이글
炎帝呵噓口應喎
염제가허구응괘
염제는 불을 불어 입이 응당 비틀리고
祝融揮扇疲右肱
축융휘선피우굉
축융축융(祝融): 불을 주관하는 신이다.은 부채 휘둘러 바른팔이 지쳤구려
鰕鬚最長最易爇
하수최장최이설
새우 수염 가장 길어 그슬리기 제일 쉽고
蠣房逾固逾自𦚦
려방유고유자증
굴껍질은 굳을수록 더욱더 절로 익네
寸雲片霧盡東輳
촌운편무진동주
한 치 구름 조각 안개 동으로 다 쓸려 가서
呈祥獻瑞各效能
정상헌서각효능
온갖 상서 바치려고 제 힘을 다하누나
紫宸未朝方委裘
자신미조방위구
자신궁(紫宸宮)자신궁(紫宸宮): 당송(唐宋) 시대에 천자가 신하나 외국의 사신을 조회하던 정전(正殿)이다.엔 조회 전에 바야흐로 갖옷을 모셔놓고임금이 죽고 새 임금이 아직 조정에 나와 앉기 전에는 선왕의 유의(遺衣)인 갖옷을 모셔놓고 조회한다.
陳扆設黼仍虛凭
진의설보잉허빙
병풍만 펼쳐 논 채 용상은 비어 있네
纖月猶賓太白前
섬월유빈태백전
초승달은 샛별 앞에 오히려 밀려나서
頗能爭長辥與滕
파능쟁장설여등
먼저 예를 행하겠다고 등설(滕薛)처럼 제법 맞서누나() 나라 은공(隱公) 11년 봄에 등후(滕侯)와 설후(薛侯)가 노 나라에 조현(朝見)을 왔다가 예를 행하는 데 있어 그 선후를 다투자 은공이 설후를 설득하여 등후가 먼저 예를 행하도록 한 데서 온 말이다. 春秋左氏傳 隱公11』】
赤氣漸淡方五色
적기점담방오색
붉은 기운 차츰 묽어 오색으로 나뉘더니
遠處波頭先自澄
원처파두선자징
먼 물결 머리부터 절로 먼저 맑아지네
海上百怪皆遁藏
해상백괴개둔장
바다 위 온갖 괴물 어디론지 숨어 버리고
獨留羲和將驂乘
독류희화장참승
희화희화(羲和): 전설상 해를 태운 수레를 모는 신이다.만이 홀로 남아 수레 장차 타려 하네
圓來六萬四千年
원래육만사천년
육만이라 사천 년소옹(邵雍)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 의하면, 우주가 개시해서 소멸할 때까지를 1()이라 하는데, 1원은 12(), 1회는 30()으로, 1운은 12(), 1세는 30()으로 나뉜다. 따라서 1원은 12 9600년이 된다. 우주의 역사가 6()가 되면 6 4800년이 된다.을 둥글둥글 내려왔으니
今朝改規或四楞
금조개규혹사릉
오늘 아침 동그라미 고쳐 어쩌면 네모가 될라
萬丈海深誰汲引
만장해심수급인
만길의 깊은 바다에서 어느 누가 길어 올렸을까
始信天有階可陞
시신천유계가승
이제서야 믿겠노라 하늘도 오를 계단이 있음을【『논어(論語) 자장(子張), 진자금(陳子禽)이 자공(子貢)에게 공자라도 그대만 못하겠다고 칭찬하자, 자공은 선생님에게 미칠 수 없음은 하늘을 계단을 밟아 오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夫子之不可及也 猶天之不可階而升也라고 반박하였다.
鄧林秋實丹一顆
등림추실단일과
등림등림(鄧林): 전설상의 숲 이름이다. 산해경(山海經) 해외북경(海外北經), 과보(夸父)가 해를 따라 달리다가 목이 말라 죽었는데 그때 버린 지팡이가 숲을 이뤄 등림이 되었다고 한다.에 가을 열매 한 덩이가 붉었고
東公綵毬蹙半登
동공채구축반등
동공동공(東公): 전설상의 해를 맡은 신이다.이 채색 공을 차서 반만 올렸구려
夸父殿來喘不定
과부전래천부정
과보는 헐레벌떡 뒤따라오고 있고
六龍前道頗誇矜
육룡전도파과긍
육룡은 앞서 끌며전설에서 해의 신이 수레를 타면 여섯 용이 수레를 끌고 희화가 이를 몰고 다닌다고 한다. 원문의  열하일기 일신수필(馹迅隨筆) 7 20일 조에는 로 되어 있다. 교만스레 자랑하네
天際黯慘忽顰蹙
천제암참홀빈축
하늘가 어둑해져 갑자기 눈살 찌푸리듯 하늘가 어두워지다가
努力推轂氣欲增
노력추곡기욕증
어영차 해 수레 미니 기운이 솟아난 듯
圓未如輪長如瓮
원미여륜장여옹
바퀴처럼 둥글잖고 독처럼 길쭉한데
出沒若聞聲砯砯
출몰약문성빙빙
뜰락 말락 하니 철썩철썩 부딪치는 소리 들리는 듯【『병세집에는 이 구절 다음부터 끝까지 전혀 다르게 되어 있다.  金銀震蕩色未定 欲掛冥靈枝不勝 慌惚直欲雙手擎 轉眄之間一躍騰 快如盡曉難解書 喜極新逢欲招朋 爽如翻惺作噩夢 喉中未聲聲忽能 離海一尺無不照 儘覺生平天宇弘으로 되어 있다.
萬物咸覩如昨日
만물함도여작일
만인이 어제처럼 모두 바라보는데【『주역(周易) 건괘(乾卦) 구오(九五)의 효사(爻辭)에 대한 공자의 풀이 중에 성인이 나타나시니 만물이 바라본다.聖人作而萬物覩는 말이 있다. 주자(朱子)의 본의(本義)에 의하면 이때 만물(萬物)은 만인(萬人)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해를 성인에 비겼다.
有誰雙擎一躍騰
유수쌍경일약등
어느 뉘 두 손으로 받들어 단번에 올려놨노 燕巖集 卷之四

 

 

해설

연암의 아들 박종채(朴宗采)가 지은 과정록(過庭錄) 1 16에 의하면, 영조 41(1765) 연암은 벗 유언호(兪彦鎬)ㆍ신광온(申光蘊)과 함께 금강산을 유람할 때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 시를 보고 판서 홍상한(洪象漢)이 칭찬해 마지않았다고 하며, 연암 스스로도 득의작으로 자부하여 열하일기』 「일신수필(馹迅隨筆) 7 20일 조에 수록해 놓았다. 윤광심(尹光心) 병세집(幷世集)에는 총석관일(叢石觀日)이라는 제하에 수록되어 있는데, 자구의 차이가 있으며 12 84자가 추가되어 있다. 연암집에 수록된 시의 초고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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