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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40778.html


스님의 주례사, 외로우면 결혼하지 마라?

인터넷에서 회자되던 ‘스님의 주례사’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마음’ 편이란 이름으로 실려 있다.

그곳엔 좋자고 한 결혼이 왜 고통의 끈이 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요체는 ‘심보가 잘못 됐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결혼을 할 때의 근본 심보는 ‘덕 보려는 것’이란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는가, 학벌은 좋은가, 지위는 높은가, 성격은 좋은가, 건강은 어떤가, ‘어떻게 하면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으로 요모조모 따져 본다는 것이다. 아내는 30퍼센트만 주고 70퍼센트 덕을 보려 하고,

남편도 30퍼센트 주고 70퍼센트 덕을 보려고 결혼했는데, 십중팔구 70퍼센트는커녕 30퍼센트도

못 받고 70퍼센트를 뺏기는 것 같으니 ‘괜히 결혼했다’, ‘속았다’는 생각에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결혼은 가장 욕심을 많이 내는 거래’라고 한다. 그런 심보로 백 명 중 고르고 골랐는데

막상 살아보니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후회하게 된단다. 그렇게 후회하는데 아이가 생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 짓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가. 스님은 상대에게 기대어 덕 보려는 의지심이 아니라 온전히 홀로 설 수 있는

마음일 때 결혼하라고 한다. 외로워서 결혼하면 한이불 속에 있어도 더 큰 외로움을 느낄 날이 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혼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상태에서 결혼해야 결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게 현자의 답이다. 상대방이 언제나 일방적으로 다 주기를 바라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살려고 한다면 결혼은 필경 불행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다.

스스로 마음의 중심이 단단히 잡히고 행복해야 혼자 살아도 외로워하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아하지

않아서, 혼자 살아도, 같이 살아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즉답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나이 차이가 많은 결혼, 종교가 다른 결혼, 사주나 궁합이

안 좋다는 결혼, 유부남이나 유부녀를 만났을 경우 등 무수한 사례들을 망라해 답답한 가슴을

뚫어준다.

노예가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마음의 중심을 잡게 하는 ‘주례사’는 결혼론만이 아니다.

사랑론이고 행복론이고 인생론이다. 기어이 결혼하겠다면, 그리고 행복해지겠다면 이 책만은

읽고 가라.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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