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주]

정진석 추기경께서는 교황의 특사 자격으로 고김수환 추기경님의 장례미사를 집전했다. 한국인에겐 생소한 교황청장이었다. 그러나 국민들 가슴에 정신적 가치의 불을 지핀 고김수환 추기경님의 장례는 국민장과 다름없었다. 교황청도 놀란 고인의 선종효과라 한다. 그의 삶은 고난에 찬 가시밭길의 십자가의 짐이었지만 언제나 낮은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자, 병든 자들과 함께하면서 안경 몇 점과 묵주만을 남긴 무소유의 삶의 실천은 고귀한 영혼의 방향과 승리를 제시하셨다.

오늘 명동성당에 운집한 1만여 명의 조문객들과 조문을 다녀간 40만 명의 조문객들과 슬픔을 같이한다. 고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용인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에 영면하셨지만사실은 국민들 가슴 속에 묻혔다. 그분의 업적으로 보면 아마 타지마할 같은 대리석 궁전도 부족할 것이다. 살아남은 자들은 무덤 궁전보다 더 값진 우리들 가슴에 성자 한 분을 묻고 그분의 용기와 행적을 배워 실천해야 하겠다.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슬픔을 함께 했다. 경제침체의 한숨 속에서도 참으로 오랜만에 이룬 값진 국민통합이었다.그분은 선종하시면서도 묵묵히유리알 같이 맑고 투명한, 언행이 일치하는행적으로 온 국민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289219





[연합뉴스]

“추기경님 사랑해요”…명동성당 ‘눈물바다’

http://news.kbs.co.kr/article/society/200902/20090220/1726165.html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잘 가세요. 사랑합니다."

우리 사회에 `큰 사랑'을 심어주고 떠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는 수많은 조문 인파가 몰려들어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교황 특사인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치러진 명동성당 본관 대성전 안과 바깥쪽 뜰에는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특히 대성전에 들어가지 못한 추모객들은 온몸을 감싸는 영하의 황사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땅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장례위원회는 이날 성당에 모인 조문객이 약 1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추모객들이 흐느끼기 시작한 것은 1시간40분가량 진행된 미사가 끝나고 김 추기경의 주검이 안치된 관이 성당에서 빠져나온 오전 11시40분께였다.

십자가를 앞에 세우고 김 추기경의 영정을 따라 신부들이 관을 들고 대성전 주 출입구를 빠져나오자 추모객들은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울먹이다가 관이 검은색 운구차에 실리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조종(弔鐘)'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운구차가 움직이자 가까이 있던 추모객들은 김 추기경의 사랑을 마지막으로 느끼려는 듯 운구차에 손을 댔고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

일부 여성 신자들은 머리에 쓰는 하얀색 미사포를 벗어 흔들며 `성인(聖人)'같은 삶'을 살다간 김 추기경에게 이별을 고했다.

대성전 앞을 출발한 운구차가 성당 들머리를 지나는 동안에도 추모객들은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며 김 추기경의 영생을 빌었으며, 일부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운구차가 명동 초입을 지나 삼일로에 접어들자 인도에 늘어서 있던 사람들도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숙이며 "잘 가세요. 편안히 쉬세요"라고 외쳤다.

김 추기경의 장례행렬이 성당을 완전히 빠져나간 뒤에도 추모객들은 못내 아쉬운 듯 연도를 다함께 낭송했고, 일부는 성당에서 추기경의 관이 놓였던 자리에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기도를 올렸다.

뇌성마비 2급인 권순욱(35)씨는 "가족들이 힘드니까 가지 말라고 했지만 존경하는 분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우리를 잘 인도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흐느꼈다.

김 추기경이 선종한 다음날인 17일부터 성당에 매일 들렀다는 김수정(52.여.경기도 구리)씨는 "장례미사를 봤지만 추기경님이 돌아가신 게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이곳에 계실 동안이라도 같은 곳에 있고 싶었고 생전에 얼굴은 못 뵈었지만 이것만이라도 축복이다. 감사한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대통령 이.취임식 등 국가 행사에 쓰이는 오픈카 2대와 사이드카 13대를 배치해 김 추기경의 장례행렬을 인도했다.


[mbn뉴스]

고 김수환 추기경 묘비명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2009년 02월 20일 15:38

http://mbn.mk.co.kr/news/newsRead.php?vodCode=411016&category=mbn00007

【 앵커멘트 】
고 김수환 추기경은 한평생 사랑을 실천하며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삶의 자취는 묘비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강영구 기자가 묘비명에 담긴 의미를 보도합니다.

【 기자 】
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비에는 두 개의 문구가 들어갑니다.

하나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사목 표어입니다.

사목 표어란 사제가 신도를 지도해 구원의 길로 이끌고자 어떻게 지도하겠다는 큰 방향을 담아 정한 것으로, 김 추기경의 사목 표어가 바로 이 '너희가 모든 이를 위하여'입니다.

사목 표어처럼 고인은 '세상 속의 교회'를 지향하면서 세상 일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종교인의 양심으로 바른길을 제시해 왔습니다.

또 하나는 묘비에 들어가는 문구는 성경 구절입니다.

생전에 김 추기경이 가장 좋아했던 시편 23장 1절 중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라는 내용입니다.

▶ 인터뷰 : 허영엽 /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추기경님이 몇 년 전에 지인들, 주변 분들에게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성경구절 시편 23장 1절 그것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쉬울 것 없었던' 김 추기경은 세상의 명예와 부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유품도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40년이 훨씬 넘어 낡은 사제복과 쓰던 것을 버리지 않고 모아온 안경 5점.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남기지 않고 나무 묵주만을 손에 쥔 채 빈손으로 영면했습니다.

소박한 묘비명 두 개만을 남긴 채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고 김 추기경 영상 공개…"행복한 삶, 감사 또 감사"

2009년 02월 20일 15:44

http://mbn.mk.co.kr/news/newsRead.php?vodCode=411017&category=mbn00009



故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984년 5월 4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윤공희 대주교 등과 함께 소록도를 방문, 주민들의 환영인사에 답례하며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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