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탑이 무너지랴. 어릴 적부터 듣던 한국 속담이다. 한국 선조들의 예지는 인도에서도 통했다. 서력기원후 천 년 전후에 사암으로 지은 사원건축물들은 매년 두 달이 넘는 우기의 장마에도 끄떡없이 천 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오늘에 그 화려한 외관을 전한다.
무수한 요정들과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들은 어떤 세계관에서 유래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현란함의 극치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일년간 거리축제를 준비한브라질의 삼바축제나 무대 위에서 십여 명의 무희들이 조각품 같은 다리를 한껏 벌리는 파리의 리도쇼도이 카주라호의 조각품들을 추종할 수 없다. 흔히 하는 말로 추종을 불허한다. 다양한 카마슈트라 형상 때문이다.
힌두어 카마슈트라의 카마는 섹스의 뜻이고, 슈트라는 방법, 방식의 의미이다. 한국어로는 정상위, 후방위 같은 섹스자세의 의미가 되겠다. 1930년대 소설가 이상도 금홍을 만나 이미 '69'라는간판으로 다방을 열었으니 섹스 자세에 대한 관심은 시공을 초월하여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사원에서 그런 조각을 만나면 인도에는 84가지의 카마슈트라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카마수트라는 건물 전체를 도배한 건 아니고 대체로 건축물의 좌우측 큰 조각띠 3단 중 좌우측 한 가운데 2-3 작품씩 끼어넣었다. 그리고 동쪽 사원군엔 기단석 소형 조각띠에 7-8 작품을 배치했다. 사실 건축물의 특징은 가슴과 둔부를 강조한 무수한 요정들의 조각띠와 아래 첫번째 사진의 건물 중간 부분의 사각형 지붕처럼 보이는 곳에서부터 건물 상부로돔형 지붕 꼭대기[연꽃 형상]까지 연결된 기하학적 문양에 있었다.
그런데 여행자들은 그 희귀성 때문에 카마슈트라 사진만 찍어와 요란을 떤다. 카마슈트라 사진을 게재하는 건 한국에서 금지된 장난이지만 세계관광객들이 인정하는 힌두이즘의 문화가 담겨 있는 이 예술 사진을 한국의 관리들도 제재할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때문인지도 모른다. 좋든 싫든 동물들의 종의 일반적 번식 방법은 섹스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카마수트라를 통해서 지배계층 사람들이 기도한 것은 야자나무 열매처럼 풍성한 다산과 풍요라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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