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이라면 판문점의 자유의 집과 판문각의 대치 상황에다 월경은 생사의 갈림길이 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나에게 여권 하나 제시하고 넘나드는 곳이라는 게 신기했다. 그런데 귀로의 아침에 만난 베트남, 라오스의 난민들의 모습은 처참함의 극치였다. 남루한 옷차림에 손수레 하나를 끌고 국경으로 몰려든 난민들. 언제 차레가 올지도, 오늘 일감은 자기 앞 저 멀리에서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무조건 줄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줄창 기다리는 그 일밖에 달리 할 일이 없어 보였다. 아침나절이었지만 햇빛은 땀띠나게 생겼는데 그늘을 찾을 엄두도 못내고 별볼일없는 줄서기를 고집하다니 가슴이 미어졌다. 일감이래야 국경을 넘는 관광객들의 트렁크나 상인들의 물건을 실어나르는 게 고작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일감을 주는 사람들은 없었다.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회의마저 일었다.

첫번째 사진의 도로 양편 단층 건물이 양국 관리들이 나와 각기 자기 나라를 찾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초소이다. 통행을 차단하는 가로막대 하나 없었다. 한국에서의 경찰 심문은 이들 나라의 국경을 넘는 월경 체크보다 까다로울 때가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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