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07화 - 늙은 신랑 어린 신부 (老郞幼婦)

 

옛날에 한 노인이 아내가 죽고나자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견디다 못해 나이 72세인데도

돈을 많이 주고

16세 처녀에게 장가를 들었다.

 

첫날밤 노인이

어린 신부를 대하자,

여러 가지 감회가

머리를 스치는 것이었다.

비록 늙었어도

갓 피어난 꽃처럼

어린 소녀를 보니

뜨거운 힘과 정열이 솟아

춘정이 새롭기에,

그 정경을 시로써

다음과 같이 나타내었다.

 

二八佳人八九郞(이팔가인팔구랑)

蕭蕭白髮對紅粧(소소백발대홍장)

忽然一夜春風起(홀연일야춘풍기)

吹送梨花壓海棠(취송이화압해당)

 

이팔 청춘 신부에 72세 신랑

쑥대 같은 백발로 아름다운 얼굴 대하도다.

갑자기 하룻밤에 봄바람 일어나서

배꽃을 불어와 해당화를 누르도다.

 

이와 같이 아름답게 읊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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