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210화 - 좋은 방법을 배우다 (學不入方)

 

어떤 주점의 주인이 좀 색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곧 아내의 음모(陰毛)가 너무 많아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정력이 너무 세다보니

밤마다 아내와 살을 맞대고 사랑을 해야 했는데,

그 일을 할 때마다 아내의 그 많은

음모(陰毛)가 서로 엉키어 함께 휩쓸려 들어가니,

아내가 아프다고 소리를 쳐서 항상 괴로워했다.

 

그리하여 주점 주인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하고

늘 방법을 찾아보려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먼 길을 가던 한 손님이 들어 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유별나게 코밑에 수염이 많았다.

입 언저리가 덥수룩한 수염으로 온통 내리덮여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를 본 주인은 혼자 중얼거렸다.

'저렇게 수염이 온통 입을 덮고 있으니 음식을 어떻게 먹을까?'

이런 걱정을 하면서 크게 의문을 품고 그 손님을 주시했다.

 

마침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다.

주인은 밥상을 들고 가서 손님 앞에 놓고 나온 뒤,

한동안 지키고 서서 어떻게 식사를 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러자 손님은 주머니에서 끈으로 만든 둥그런 고리 두 개를 꺼내는 것이었다.

그 고리는 한지(韓紙)를 여러 겹 말아서 만든 끈이라 빳빳하게 힘이 있었다.

곧 손님은 코밑의 덥수룩한 수염을 가리마 타듯이 입 양쪽으로 갈라서는

그 종이끈 고리에 거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고리 끝에 달린 끈을 귀 근처 망건에 끼우니,

그 많던 수염이 양쪽으로 정연하게 갈라져

입으로 음식이 들어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이를 본 주인은 무릎을 탁 치면서,

"옳거니!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한 가지 잘 배웠네."

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에 손님은 이상하게 여겨 밥숟갈을 들다 말고 물었다.

"주인장! 무엇을 배웠다고 그렇게 좋아하는지요?"

"예, 손님! 소인의 처가 음모가 너무 많아,

항시 잠자리를 할 때마다

그 털이 휩쓸려 들어가 아프다고 해서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손님께서 그 많은 수염을

양쪽으로 깨끗이 갈라  식사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 하시는 것을 보고는,

제 처에게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 생각하니

너무 기뻐 그만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손님은 크게 소리를 내어 웃었다고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