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적퇴시관리병서(賊退示官吏幷序)-元結(원결)

적이 물러간 뒤 관리에게 보이노라

 

昔歲逢太平

(석세봉태평), ; 지난 세월 평화로워

山林二十年

(산림이십년). ; 이십년을 산에서 살았소

泉源在庭戶

(천원재정호), ; 뜰 가에 샘물

洞壑當門前

(동학당문전). ; 문 앞엔 산골짜기

井稅有常期

(정세유상기), ; 세금은 납부기한이 있어도

日晏猶得眠

(일안유득면). ; 늦도록 잠잘 수 있었소

忽然遭時變

(홀연조시변), ; 홀연히 시대의 변고를 맞아

數歲親戎旃

(삭세친융전). ; 몇 년 동안 군대에 있었소

今來典斯郡

(금내전사군), ; 금년에 여기 전사군에 와보니

山夷又紛然

(산이우분연). ; 산적들이 또 시끄럽소

城小賊不屠

(성소적부도), ; 성이 적어 도적들도 양민을 죽이지 아니하니

人貧傷可憐

(인빈상가련). ; 사람들 가난에 상처받아 불쌍히 여기서요

是以陷鄰境

(시이함린경), ; 아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혀도

此州獨見全

(차주독견전). ; 이 고을만 온전하다오

使臣將王命

(사신장왕명), ; 관료들이여, 왕명을 받은 몸이

豈不如賊焉

(개부여적언)! ; 어찌 도적들만도 못한가

令彼征斂者

(령피정렴자), ; 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자들

迫之如火煎

(박지여화전). ; 백성들을 압박하기를 불로 약 다리 듯

誰能絶人命

(수능절인명), ;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어서

以作時世賢

(이작시세현). ; 시대의 어진 사람 되려는가

思欲委符節

(사욕위부절), ; 생각하네, 벼슬자리 버리고

引竿自刺船

(인간자자선). ; 낚싯대 들고 직접 배를 고쳐 타고 싶어라

將家就魚麥

(장가취어맥), ; 가족을 데리고 물고기와 곡식 있는 시골로

歸老江湖邊

(귀노강호변). ; 돌아가 강가에서 늙어보리라

   

[안병렬 역]

026 元結(원결)

-도적이 물러가고 관리에게 보이노라(를 겸함)

 

지난 날

태평세월 만나

산림(山林)에서

이십 년을 살았네.

 

샘물이

뜰가에 있고

산골짜기는

문앞이었네.

 

나라의 세금은

때가 있었고

해가 더도

편안히 잠 잘 잤다네.

 

돌연히

세상의 변고를 만나

몇 년간

군대에 있었지.

 

금년에

이 고을 맡았더니

도적들이

또한 시끄럽구나

 

이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혀도

이 고을

홀로 온전하구나.

 

관리들아

왕명을 받들기

어찌

도적만도 못하다더냐?

 

이 세금을

포악하게 거두는 관리들

백성들 압박하기

불에 콩볶듯.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는단 말인가?

세상사람 칭찬 받는

어진 괸리 되어 다오.

 

생각노니

벼슬살이 던져버리고

낚싯대 글고

몸소 배를 고치고

 

가족 데리고서

물고기 살지고 보리 익는 시골로 돌아가

강가 호수에서

늙음을 마칠거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