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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居易, 「長恨歌」와 「琵琶行」 全文

https://kydong77.tistory.com/19320 백거이, 長恨歌 · 琵琶行/ 심경호, 悠悠自適한 삶 https://www.youtube.com/watch?v=WgfyUg153Rk 白居易 長恨歌 https://www.youtube.com/watch?v=skBpr6a1SrU&t=60s https://hamgo.tistory.com/4440?categor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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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단

漁陽瞽鼓動地來
어양비고동지래

어양에서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오는데,

驚破霓裳羽衣曲
경차예상우의곡

예상우의곡의 소리도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
구중성궐연진생

구중궁궐에 연기 먼지 솟아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
천승만기서남행

천 대 수레와 만 명 기병이 서남으로 떠났다.

翠華搖搖行復止
취화요요행부지[3]

화려한 깃발 흔들리며 가다가 서곤 하는데,

西出都門百餘里
서출도문백여리

도성 문에서 서쪽으로 나와 백여 리

六軍不發無奈何
육군부발무내하

육군이 아니 움직이니 어쩔 수 없이[4]

宛轉蛾眉馬前死
완전아미마전사

눈썹 긴 미인도 군마 앞에서 죽어야만 했지.

花鈿委地無人收
화전위지무인수

땅에 떨어진 꽃비녀 거두는 사람 없고

翠翹金雀玉搔頭
취교금작옥소두

취교, 금작, 옥소두도 그러하네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엄면구부득

군왕이 얼굴 가리고 구하려 해도 어쩔 수 없고

回看血淚相和流
회간혈루상화류

차마 돌린 두 눈에 피눈물이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황애산만풍소삭

누런 흙먼지 일고 바람 쓸쓸히 부는데

雲棧縈紆登劍閣
운잔영우등검각

구름 걸린 굽은 사다리, 검각[5]을 오른다.

峨嵋山下少人行
아미산하소인행

아미산 아래에는 오가는 이도 드물어

旌旗無光日色薄
정기무광일색박

어기(御旗)는 빛을 잃고 햇빛도 희미하다.

蜀江水碧蜀山靑
촉강수벽촉산청

촉강 맑게 흐르고 촉산은 푸르건만,

聖主朝朝暮暮情
성주조조모모정

황제의 마음은 날로 저물어간다.

行宮見月傷心色
행궁견월상심색

행궁에서 달을 보니 마음 절로 상하고

夜雨聞鈴腸斷聲
야우문령장단성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 애간장이 끊어진다.

 

제2단

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은 끝장나고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도중 양귀비 목매어 죽이고 비탄에 빠짐.


漁陽鞞鼓動地來 어양에서 安祿山의 반란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들려오고

23)

驚破霓裳羽衣曲 예상우의곡은 놀라 중단되었다.

24)


❙ 注 疏1)漁陽(어양):북경 근방의 지명. 어양은 반란군의 본거지인 북경 부근의 지명. 鞞鼓(비고):전쟁에서 사용하는 큰 북. 말 위에서 치는 북.

2)霓裳羽衣曲(예상우의곡):현종은 여러 악기를 뛰어나게 다루었다. 양귀비 역시 비파와 경에서는 내노라 하는 기생들을 무안케 했다. 특히 현종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직접 작곡한 이 예상우의곡이었다. 무지개의 치마와 날개깃의 저고리라는 뜻의 제목인 이 곡은 젊은 날의 현종이 여궤산이라는 명산을 보고 얻은 감흥을 작곡한 것이라고도 하고, 팔월 한가위에 나공원 이라는 도사의 인도로 달나라에 가서 노닐다가 들은 천상의 음악을 기억해 다시 작곡한 곡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마침내 파국은 오게 되었다. 북경을 중심으로 한 하북 일대의 군정 장관인 안녹산이 양국충의 폭정을 탓하는 명목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현종은 이 외국인 장군을 아주 신임하고 있었다. 안녹산도 현종이 죽을 때까지 모반을 보류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 불만을 품은 혁명가들이 모여 들게 되고 혁명을 요구하자 마침내 755년 11월에 반란을 일으켜 동쪽 서울인 낙양을 점령하며 기세를 올렸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궁궐에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천만의 수레와 기병(천자 일행)은 촉나라를 향해서남쪽으로 피난간다.

翠華搖搖行復止황제의 기는 흔들흔들 가다가 멎고 또 천천히 움직여25)

西出都門百餘里 장안 서쪽 백여 리 되는 마외(馬嵬)에 이르렀다.

26)

六軍不發無奈何 호위병들 소란 피우며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27)

宛轉蛾眉馬前死 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천자의 말 앞에서 죽임을당했다.

28)


❙ 注 疏

1)翠華(취화):물총새 깃털을 장식한 천자의 수레덮개와 깃발. 搖搖(요요):흔들흔들 바람에 나부낌.

2)都門(도문):장안성의 성문으로 연추문을 말함.

3)六軍(육군):천자의 근위병 여섯 부대.

4)宛轉蛾眉(완전아미):부나방 날개처럼 길고 동그란 눈썹.

반란군과 관군은 반년 가까이 대치했으나, 다음해인 756년 6월에는 수도 장안도 위험하게 되었다. 궁궐 주위에도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재가 휘날리고, 성내에는 폭동이 일어나 약탈이 자행되며 약탈의 무리들이 궁중에도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종은 양귀비와 그 자매, 양국충, 그리고 황태자, 여러 명의 황자와 후손, 측근 장관 몇 명만을 데리고 서남쪽 성도를 향해 출발하였다.

천승만기라는 시인의 표현은 시적 표현일 뿐 사실과는 다르다. 현종 일행이 비를 맞으며 장안을 탈출한 것은 6월 13일 새벽이었고, 그 날 밤은 금성현 광청에 도착하여 새우잠을 잤다고 ' 자치통감'과 기타 여러 자료에 기록되어 있다. 다음 날 금성현을 출발하여 장안 서쪽 50km 지점인 마외역이란 곳에 도착했을 때 이 장시 전반의 클라이막스인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

마외역에 이르렀을 때 병사들이 갑자기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총리 대신 양국충의 책임이라며 반항의 기세를 보였다. 그들은 말 위에서 대화를 나누던 양국충을 참살하여 몸둥이를 여덟 갈래로 찢어 버리고, 그의 머리는 문에 매달았다. 병사들은 그 누이인 한국 부인과 진국 부인도 살해한 뒤, 함성을 지르면서 황제의 거처를 포위하였다.

현종은 이미 일흔 한 살의 나이었으나 침착함을 잃지 않고 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역문까지 가서 병사들을 타일렀다. 병사들의 책임자인 진현례가 나아와 땅에 엎드려 말하기를 ‘귀비의 생명을 제물로 바쳐야겠습니다’ 하니 황제는 귀비가 있는 건물로 걸어가다가 지팡이에 몸을 기대어 머리를 숙이고 서 있는데, 병사들의 함성소리는 더욱 높아가기만 했다. 힘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황제는 잠시 뒤 귀비와 함께 나와 전송하고 고역사로 하여금 데리고 가게 했다. 거기서 과히 멀지 않은 이름조차 모르는 절간, 그 앞 배나무에 걸려진 명주천이 양귀비의 목숨을 앗아갔다. 나이 서른 여덟.(719 - 7 5 6 년)현종과 함께 한 지 열 여섯 해 만이었다.

병사들의 고함소리는 그래도 멈출 줄을 몰랐다. 현종은 귀비의 시체를 안마당에 가져오게 하였다. 사례관 진현례는 가렸던 헝겊을 제치고 시체의 머리를 쳐들며 양귀비임을 확인했다. 이것은 <자치통감>과 <양태진 외전>에 기록되어 있다.


花鈿委地無人收

녀의 꽃비녀가 땅에 버려져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29)

翠翹金雀玉搔頭

물총새 날개깃, 공작 모양의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까지도.

30)

君王俺面救不得

천자는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출하려해도 구하지 못하니'

回看血淚相和流

돌아보는 얼굴에는 피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황색먼지 뽀얗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31)

雲棧縈紆登劍閣

구름까지 닿을 듯 높고 구불구불한 잔도로 검각산을 오른다.

32)


❙ 注 疏1)花鈿:정교한 장식이 달린 머리 노리개. 委地(위지):땅에 버려진 채 버려져 있음.

2)翠翹(취교):물총새 날개를 본 딴 머리 노리개. 金雀(금작):황금으로 만든 공작모양의 노리개. 玉搔頭(옥소두):옥비녀.

3)黃埃(황애):황토먼지. 散漫(산만):풀썩 풀썩 흩어짐. 蕭索(소삭):쓸쓸한 상태.

4)雲棧: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놓은 나무다리를 棧道라고 함. 雲棧은 높은 곳에 놓아 마치 구름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잔도. 縈紆(영우):구불구불함. 劍閣(검각):사천성 북쪽에 있는 검문산. 이 산에 잔도가 있으며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그 날 밤은 마외역에서 하룻밤을 지새고, 다시 서남쪽을 향하여 피난길에 올랐다. 목적지에 이르자면 험준하기로 유명한 검각산을 넘어야 했다. 거기는 구름까지 닿을 듯한 사다리(棧道)로 넘어야 했다. 때는 이미 초가을이어서 바람은 쓸쓸하게 불고 황사는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었다.

양귀비를 잃고서 마흔 닷새째 되는 날 현종 일행은 목적지 성도에 도착하여 그곳을 임시 궁전으로 삼았다.


峨眉山下少人行 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고

33)

旌旗無光日色薄 천자의 깃발도 빛이 바래고 햇빛도 흐릿하다.

34)

蜀江水碧蜀山靑

촉나라 강물은 초록빛이요, 촉나라 산빛은 푸르른데35)

聖主朝朝暮暮情 천자는 아침마다 저녁마다 양귀비 그리는 정으로 가득하다.

行宮見月傷心色 임시 궁전에서 달을 바라보면 달빛으로 슬픔을 느 끼고

36)

夜雨聞鈴腸斷聲 밤 비 속에서 단장의 슬픈 방울 소리를 듣는다.

37)


❙ 注 疏1)峨眉山(아미산):성도 서남쪽에 있는 산이름.

2)旌旗(정기):천자의 거처에 세우는 깃발.

3)蜀(촉):성도가 있는 사천성. 그 색깔은 두 보가 노래했듯이 江은 푸르고(碧) 山도 푸르다(靑). 그러나 현종에게는 모든 것이 슬픔일 따름이다. 아침에는 아침의 슬픔이, 저녁에는 저녁의 추억이 있어 무엇을 보아도 그저 눈에 어리는 것은 양귀비의 모습뿐이었다.

4)行宮(행궁):천자가 피난가서 있는 임시 궁전.

5)夜雨聞鈴(야우문령):<양태진 외전>에 의하면 검문의 잔도를 건널 때 있었던 일로서, 빗속에 여기 저기에서 방울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때 역시 생각나는 것은 죽어 버린 양귀비 생각이었다. 현종은 방울소리를 모티브로 하여 양귀비를 애도하는 우림령곡(雨霖鈴曲)이라는 새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이 때 이미 현종은 황제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양귀비가 자살한 다음날 거기까지 수행해 온 황태자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준 현종은 자신을 상황(上皇)이라 칭하니, 이제 현종에게는 죽은 애인에 대한 그리움과 실패한 정치가로서의 회한, 그리고 권력마저 없어진 적막한 상실감에 빠져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 천지의 정세는 다시 뒤집히기 시작했다. 마외역에서 부친의 명령에 따라 새로운 황제가 된 황태자는 아주 유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북쪽의 강대한 부족인 위구르 족과 협정을 맺고 원병을 청하니 각지의 관군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반란군의 수장인 안녹산이 그 아들에게 살해되었다. 757년 10월, 새 황제는 서울인 장안을 회복하고 성도에 있는 현종에게 사자를 보내니 1년 2개월 만에 현종은 다시금 장안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다시금 검각산의 잔도를 넘고 강을 건너고 양귀비가 죽은 마외역을 지나야 했는데, 현종은 차마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었다.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8149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안병렬 역] 

2

궁정의 향락하고 사치한 생활은 끝장나고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도중 양귀비 목매어 죽이고 비탄에 빠짐.

   

漁陽鞞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

 

어양에서 安祿山의 반란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들려오니

예상우의곡은

놀라서 중단되었다.

 

九重城闕煙塵生

千乘萬騎西南行

 

구중궁궐에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천만의 수레와 기병(천자 일행)

서남쪽으로 피난간다.

 

翠華搖搖行復止

西出都門百餘里

 

황제의 기는 흔들흔들

가다가 다시 서고

장안 서쪽 백여 리 되는

마외(馬嵬)에 이르렀다.

 

六軍不發無奈何

宛轉蛾眉馬前死

 

호위병들 소란 피우며 출발하지 않으니

천자로서도 어쩔 수 없었고

갸름한 눈썹의 양귀비는

천자의 말 앞에서 죽임을 당했다.

   

花鈿委地無人收

翠翹金雀玉搔頭

 

그녀의 꽃비녀가 땅에 버려져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

물총새 날개깃, 공작 모양의 황금 머리장식,

옥비녀까지도.

 

君王俺面救不得

回看血淚相和流

 

천자는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구출하려해도 구하지 못하니

돌아보는 얼굴에는 피눈물이

뒤섞여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雲棧縈紆登劍閣

 

출발하니 누런 먼지 흩어지고

바람은 쓸쓸히 부는데

사다리 길 지나서 구불구불

검각산을 오른다.

   

峨眉山下少人行

旌旗無光日色薄

 

아미산 기슭에는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천자의 깃발도 빛을 잃고

햇빛조차 흐릿하다.

 

蜀江水碧蜀山靑

聖主朝朝暮暮情

 

촉나라 강물이 푸르고 촉나라 산빛은 푸른데

현종은 아침 저녁마다 양귀비 그리는 정뿐.

 

行宮見月傷心色

夜雨聞鈴腸斷聲

 

임시 궁전에서 달을 바라보면 귀비 생각에 마음 아프고

밤 비 속에서 방울 소리 들으면 창자가 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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