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비류왕이 왕위를 다투어 그 도읍을 수몰시키고,

재위19년에 승천하시다


203-210句.◇注25.

咄哉沸流王 한심하다 비류왕은

何奈不自揆 어찌하여 분수 잊고

苦矜仙人後 괴로이 선인의 후예 인정하면서도

未識帝孫貴 귀하신 천제 손자 몰라 보고

徒欲爲附庸 한갓 부용케 하고자 하여

出語不愼葸 말 내어 조심하지 않았던고? *葸(사):두려워하다

未中畵鹿臍 사슴 그림의 배꼽도 못맞친 송양왕은

驚我倒玉指 우리왕이 옥지환 깨뜨리는 걸 보고야 놀라는구나.



◇注25.沸流王松讓出獵.

비류왕 송양이 사냥을 나왔다가

見王容貌非常. 引而與坐曰.

왕의 용모가 非常함을 본 비류왕 松讓이 인도하여 가 함께 앉아 말했다.

僻在海隅. 未曾得見君子.

「바닷가에 떨어져 살아 아직 君子를 만나보기 못하다가

今日邂逅. 何其幸乎.

오늘 우연히 만났으니 다행한 일이요.

君是何人. 從何而至.

그대는 어떤 사람이며 어디서 오셨소?」

王曰. 寡人. 天帝之孫. 西國之王也.

왕이 말했다. 「과인은 천제의 손자이며 西國의 왕입니다.

敢問君王繼誰之後.

감히 묻노니 君王께서는 누구의 뒤를 계승하셨는지요?」

讓曰.

송양이 말했다.

予是仙人之後. 累世爲王.

「나는 仙人의 후예인데 여러 代에 걸쳐 왕노릇 하오.

今地方至小. 不可分爲兩王.

지금 이 지방은 지극히 좁아 두 임금이 갈라서 차지할 수 없으며

君造國日淺. 爲我附庸可乎.

그대는 건국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나를 위해 附庸함이 어떠하오?」

王曰.

왕이 말했다.

寡人. 繼天之後.

「과인은 하늘을 이은 자손이고

今主非神之冑. 强號爲王.

지금 군주는 神의 자손이 아닌데 억지로 왕이라 일컬으니

若不歸我. 天必殛之.

만약 나에게 복종치 않으면 하늘이 반드시 그대를 벌할 것이요.」

松讓以王累稱天孫.

송양은 왕이 몇 번이나 天孫이라 말하기에,

內自懷疑. 欲試其才. 乃曰

속으로 의심을 품고 그의 재주를 시험해 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願與王射矣.

「왕과 활을 쏘아보고 싶소.」하고는

以畵鹿置百步內射之.

사슴 그림을 백보 밖에 걸어 두고 쏘았는데

其矢不入鹿臍.

화살이 사슴 배꼽을 맞히지 못했으나

猶如倒手.

오히려 손을 거꾸로 하듯 했다.[맞힌 것으로 했다.]

王使人以玉指環. 於百步之外射之.

왕은 玉指環을 백보 밖에 걸어 두게 하고 쏘았는데

破如瓦解. 松讓大驚云云.

깨뜨리기를 기와가 부서지듯하여 송양이 놀랐다.


211-212句. ◇注26.

來觀鼓角變 와서 칠한 鼓角을 보고서

不敢稱我器 내 것이라 말 못하며.


◇注26.王曰.

왕이 말했다.

以國業新造. 未有鼓角威儀.

「나라 일이 새로우니 아직 鼓角의 威儀가 없도다.

沸流使者往來.

비류국의 사자가 왕래할 때에

我不能以王禮迎送.

우리들이 왕의 예로써 迎送할 수 없으니

所以輕我也.

우리를 업신여기는 구실이 되겠다.」

從臣扶芬奴進曰.

시종하던 신하 부분노(扶芬奴)가 나아와 말했다.

臣爲大王取沸流鼓角.

「신이 대왕을 위하여 비류국의 고각(鼓角)을 취하여 오겠습니다.」

王曰. 他國藏物. 汝何取乎.

왕은 「타국의 藏物을 네가 어떻게 가져오겠느냐?」고 했다.

對曰. 此天之與物.

대답하기를 「이것은 하늘이 내린 물건이니

何爲不取乎.

어찌하여 가지지 못하겠습니까?

夫大王困於扶余.

대체로 대왕님이 부여에서 곤궁하실 적에

誰謂大王能至於此.

누가 이곳에 오시리라 생각했겠습니까?

今大王奮身於萬死之危.

지금 대왕님이 만 번 죽을 위태한 땅에서 몸을 빼어 나와

揚名於遼左.

遼左에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此天帝命而爲之.

이것은 천제가 명령하시어 이루어진 일이오니

何事不成.

무슨 일인들 이뤄지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於是扶芬奴等三人. 往沸流取鼓而來.

부분노 등 세 사람이 비류국에 가서 고각을 훔쳐 가지고 왔다.

沸流王遣使告曰云云.

비류국왕이 사자를 보내어 아뢰기를, 「무어라 무어라」 했다.

王恐來觀鼓角. 色暗如故.

왕은 고각을 볼까 두려워하여 색칠을 컴컴하게 하여 오래된 것 같이 해 놓았다.

松讓不敢爭而去.

송양이 감히 다투지 못하고 돌아갔다.


213-214句. ◇注27.

來觀玉柱故 와서 묵은 기둥을 보고서야

昨舌還自愧 어제 한 말 부끄러워라.


◇注27.松讓欲以立都. 先後爲附庸.

송양이 도읍을 세운 선후로 부용국을 정하려 했다.

王造宮室. 以朽木爲柱.

왕이 궁실을 만드는데 썩은 나무로 기둥을 삼아

故如千歲.

천 년이나 묵은 듯이 해 두었다.

松讓來見. 竟不敢爭立都先後.

송양이 와 보고는 마침내 감히 도읍의 선후를 다투지 않게 되었다.


215-234句. ◇注28.

東明西狩時 동명왕이 서족에서 수렵할 때

偶獲雪色麂 흰 고라니를 잡아 大鹿曰麂.

倒懸蟹原上 해원 위에 매달아

敢自呪而謂 저주하여 이르기를

天下雨沸流 「하늘은 비류국에 비를 퍼부어

漂沒其都鄙 그 도읍을 물바다로 만드소서.

我固不汝放 내 너를 묶어 두리니

汝可助我懫 너는 나의 분을 풀어 다오.」

鹿鳴聲甚哀 사슴의 울음소리 심히 애달파서

上徹天之耳 위로 천재 귀에 들리었다.

霈若傾淮泗 큰비가 회수 사수 기울인 듯하니

松讓甚憂懼 송양은 심히 근심하고 두려워했다.

沿流謾橫葦 흐름 따라 갈대 줄기 떠오르니

士民競來攀 백성들이 다투어 와서 부여잡고

流汗相(目+咢)眙 땀흘리며 두 눈 부릅뜨네.

東明卽以鞭 동명왕이 곧 채찍으로

劃水水停沸 물에 금을 그으니 불어나던 물이 정지했네.

松讓擧國降 송양이 항복하고

是後莫予訾 이후에야 헐뜯지 않았네.

*麂(궤):큰노루 *懫(치):성내다 *訾(자):헐뜯다


◇注28.西水獲白鹿 倒懸於蟹原. 呪曰.

서쪽으로 사냥 나가 흰 사슴을 잡아 蟹原에 거꾸로 매달아 저주하기를,

天若不雨而漂沒沸流王都者.

「하늘이 만약 비를 내려 비류국의 王都를 물바다로 하지 않는다면

我固不汝放矣.

나는 참말로 너를 놓아 주지 않겠다.

欲免斯難. 汝能訴天.

이런 고난을 면코자 하거든 네가 하늘에 호소하여라.」라고 하였다.

其鹿哀鳴. 聲徹于天.

그 사슴이 슬피 울어 울음소리가 하늘에 통했다.

霖雨七日. 漂沒松讓都.

이레 동안 장마비가 내려 송양 도읍은 물에 잠겼다.

王以葦索橫流. 乘鴨馬.

왕은 갈대줄을 강에 가로질러 매고 오리말을 탔고

百姓皆執其索.

백성들은 모두 그 줄을 잡았다.

朱蒙以鞭畫水. 水卽減.

주몽이 채찍으로 물에 금을 그으니 물이 줄어들었다.

六月松讓擧國來降云云.

6월에 송양은 온 나라가 항복했다.


235-242句. ◇注29.

玄雲羃鶻嶺 검은 구름 골령을 덮고*羃(멱):덮다.

不見山邐迤 이어진 산들은 뵈지 않았네.

有人數千許 수천 명의 사람들이

斷木聲髣髴 나무 끊는 소리 비슷했네.

王曰天爲我 왕이 말하기를「하늘이 나를 위해

築城於其址 그 터에 성 쌓아 주오.」

忽然雲霧散 홀연히 운무가 흩어져

宮闕高루(山+累)嵬 궁궐이 우뚝 솟다.

*邐(리):이어지다. 迤(이):비스듬하다


◇注29.七月. 玄雲起鶻嶺.

7월에 검은 구름이 골령에 일어나

人不見其山.

사람들은 그 山城을 볼 수 없었다.

唯聞數千人聲以起土功.

오직 수천의 사람 소리가 토목공사하는 듯이 들렸다.

王曰. 天爲我築城.

왕이 말했다. “하늘이 우리를 위해 성을 쌓는 것이다. ”

七日. 雲霧自散.

이렛만에 운무가 스스로 흩어지니

城郭宮臺自然成.

성곽과 궁실과 누대 등이 자연히 이뤄졌다.

王拜皇天就居.

왕은 皇天에 절하고 나아가 살았다.


243-244句. ◇注30.

在位十九年 在位한 지 19년에

升天不下莅 승천하고 안 오시다.


◇注30.秋九月. 王升天不下.

가을 9월에 승천하고 내려오지 않았다.

時年四十.

그때 나이 마흔이었다.

太子以所遺玉鞭. 葬於龍山云云.

태자는 남긴 玉鞭을 龍山에 장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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