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1338.

화경(花經)16)

16)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6권 2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時,有異比丘在拘薩羅人間,止一林中。

時,彼比丘有眼患,受師教,應嗅鉢曇摩花。

그 때 다른 어떤 비구가 구살라국 인간 세상에 있는 어떤 숲 속에 머물고 있었다.

그 비구는 눈병을 앓고 있었는데

스승에게서 발담마(鉢曇摩)꽃의 향기를 맡으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時,彼比丘受師教已,往至鉢曇摩池側,

於池岸邊,迎風而坐,隨風嗅香。

그 때 그 비구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발담마꽃이 핀 못 가로 가

못 언덕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하고 앉아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時,有天神,主此池者,語比丘言:

「何以盜華?汝今便是盜香賊也!」

그 때 그 못을 맡고 있던 천신(天神)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왜 꽃을 훔치는가? 너는 곧 향기를 훔치는 도적이다."

爾時,比丘說偈答言:

그 때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不壞亦不奪,  遠住隨嗅香,

 汝今何故言,  我是盜香賊?」

꺾지도 않았고 빼앗지도 않았으며

그저 멀리서 꽃향기만 맡았을 뿐인데

나를 향기 훔치는 도적이라고

너는 지금 어찌해서 그런 말을 하는가?

爾時,天神復說偈言:

그 때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不求而不捨,  世間名為賊,

 汝今人不與,  而自一向取,

 是則名世間,  真實盜香賊。」

구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17)

세상에서는 도적이라고 부른다.

너는 지금 사람이 주지 않는데

스스로 한결같이 갖기만 하네.

이야말로 진실로 이 세상에서

향기 훔치는 도적이라 하리라.

17) 이 부분의 글 내용이 좀 이상하다. 고려대장경 원문의 "불구이불사(不求而不捨)"에서

맨 앞의 불(不)자가 송(宋)본에는 자(自)자로 되어있고, 『별역잡아함경』 제16권 29번째

소경에는 "주인에게 묻지도 않고 취하거나 시주가 주지도 않은 것을 취하면

[不問其主取 檀越不施與]"로 되어 있다.

時,有一士夫取彼藕根,重負而去。

그 때 어떤 장정이 연뿌리를 캐어 한 짐 잔뜩 무겁게 짊어지고 갔다.

爾時,比丘為彼天神而說偈言:

그 때 비구는 그 천신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如今彼士夫,  斷截分陀利,

 拔根重負去,  便是姦狡人,

 汝何故不遮,  而言我盜香。」

지금 저 장정 같은 이는

저렇게 분다리(分陀利)꽃을 꺾고

뿌리를 캐어 무겁게 지고 갔으니

그는 곧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다.

너는 어째서 저것은 막지 않고

나더러 향기를 훔친 도적이라고 하는가?

時,彼天神說偈答言:

그 때 그 천신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狂亂姦狡人,  猶如乳母衣,

 何足加其言,  宜堪與汝語。

미치고 어지럽고 간교한 사람은

마치 유모의 검은 옷과 같거늘

구태여 그에게 말해서 무엇하리

마땅히 너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니라.

 袈裟污不現,  黑衣墨不污,

 姦狡兇惡人,  世間不與語。

그의 가사(袈裟) 더러움이 잘 나타나지 않고

검은 옷은 먹물을 칠해도 더러워지지 않네.18)

간사하고 교활하며 흉악한 사람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은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네.

18) 이 부분이 『별역잡아함경』에서는 "그대는 깨끗한 옷과 같아서 조그만 점 하나만

찍어도 쉽게 더러워진다[汝如白淨衣 易受其点?]"라고 되어 있다.

 蠅脚污素帛,  明者小過現,

 如墨點珂貝,  雖小悉皆現。

파리 다리로도 흰 비단은 더럽혀지니

밝은 이에겐 적은 허물도 나타나는 법

마치 먹으로 흰 구슬에 점을 찍듯이

아무리 작아도 모두 다 드러나네.

 常從彼求淨,  無結離煩惱,

 如毛髮之惡,  人見如泰山。」

항상 그를 좇아 깨끗하기 구하고

결박 없애고 번뇌를 여읜 이에겐

비록 털끝만한 나쁜 일이라 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태산처럼 크게 보네.

時,彼比丘復說偈言:

그 때 그 비구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善哉善哉說,  以義安慰我,

 汝可常為我,  數數說斯偈。」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그 말이여

이치 있는 말로써 나를 편안케 하네.

너는 부디 언제나 나를 위하여

자주자주 그런 게송을 말해다오.

時,彼天神復說偈言:

그 때 그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我非汝買奴,  亦非人與汝,

 何為常隨汝,  數數相告語,

 汝今自當知,  彼彼饒益事。」

나는 네가 산 하인도 아니요

또한 남이 너에게 준 자도 아니거늘

무엇 때문에 항상 너를 따를 것이며

자주자주 너에게 말해야 하리.

너는 이제 스스로 여러 가지의

이익 되는 일을 알아야 한다.

時,彼天子說是偈已,彼比丘聞其所說,歡喜隨喜,從座起去,

獨一靜處,專精思惟,斷諸煩惱,得阿羅漢。

그 때 그 천자가 이 게송을 말하자,

그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사색한 끝에

온갖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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