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에 대한 이론은 진실한 도를 뜻할 수 없다

- 장자(외편) ; 제22편 지북유[12]-

 

妸荷甘與神農同學於老龍吉.

아하감여신농동학어노룡길. 아하감이 신농과 함께 노용길의 밑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神農隱几闔戶晝瞑,

신농은궤합호주명, 신농이 안석에 기대어 문을 닫고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妸荷甘日中奓戶而入曰:

아하감일중차호이입왈: 아하감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말했다.

「老龍死矣!」

「노룡사의!」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네.”

神農隱几擁杖而起,

신농은궤옹장이기, 안석에 기대어 있던 신농이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가

嚗然放杖而笑,

박연방장이소, 지팡이를 내던지고 웃으며 말했다.

曰:「天知予僻陋慢訑,

왈:「천지여벽루만이, “하늘은 내가 편벽되고 고루하면서도 허망한 자라 하여,

故棄予而死. 已矣!

고기여이사. 이의! 나를 버리고 돌아가시게 한 것이다.

夫子无所發予之狂言

부자무소발여지광언 선생님께서는 나를 계발시켜 줄 지극한 말씀도 한 마디 없이

而死矣夫!」

이사의부!」 돌아가셨구나.”

弇堈弔聞之曰:

엄강조문지왈: 엄강조가 그 얘기를 듣고 말했다.

「夫體道者,

「부체도자, “도를 체득한 사람이란

天下之君子所繫焉.

천하지군자소계언. 천하의 군자들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今於道,

금어도, 지금 신농은 도에 대해

秋毫之端萬分未得處一焉,

추호지단만분미득처일언, 털끝의 만분의 일도 터득하고 있지 못하면서

而猶知藏其狂言而死,

이유지장기광언이사, 그 분이 지극한 말을 품은 채 죽었다고 알고 있다.

又況夫體道者乎!

우황부체도자호! 그러니 하물며 도를 체득한 사람이야 도가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임을 얼마나 잘 알겠는가?

視之无形,

시지무형, 도란 보아도 형체가 없고

聽之无聲,

청지무성, 들어도 소리가 없다.

於人之論者,

어인지론자, 사람들 중에 그것을 논하는 사람들이

謂之冥冥,

위지명명, 도를 캄캄하다는 뜻에서 명명(冥冥)이라 부르고 있으나,

所以論道,

소이론도, 도에 대한 이론은

而非道也.」

이비도야.」 진실한 도를 뜻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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