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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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제212화 - 이 진사를 만나 원통함을 호소하다 (逢李上舍說寃債)
에 대한 보완입니다.
전체줄거리
밀양 부사의 딸인 아랑은 매우 아름다웠다. 하급관원인 통인은 그녀의 미모를 탐해 아랑의 유모를 사주하여 아랑을 유인했다. 통인이 아랑을 겁탈하려고 하자 아랑이 저항하여 통인이 아랑을 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다. 이후로 아랑은 자신의 원을 풀기 위해 새로 부임하는 부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부사들이 귀신인 아랑을 보고 놀라서 자꾸 죽는 것이었다. 흉흉한 소문이 돌자 밀양에 부임하려는 자가 없었다. 그때 자원하는 사람이 있어 밀양 부사로 부임했다. 부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밤이 되길 기다렸다. 밤이 되자 아랑 원혼이 나타나 자신의 원을 풀어달라고 하며 범인 색출 방법을 알려주었다. 다음날 부사는 관원들을 모두 모아놓았다. 그때 나비 한 마리가 통인의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부사가 통인을 죽이고 아랑의 사체를 찾아 장사 지내주었다
감성이야기
옛날에 밀양 윤부사에게 아랑이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아랑은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런데 관아에 총각인 통인이 하나 있었는데 이런 아랑의 미모를 보고 자꾸만 나쁜 욕심이 생겼다. 결국 궁리를 하다가 유모를 불러냈다. 그리고는 밤에 아랑을 유인해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하였다.
어느 날, 아랑이 별당에서 책을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유모가 다가왔다.
“아씨, 오늘 달도 좋은데 영남루 구경이나 갈까요?”
아랑은 솔깃했다. 혼기가 다 된 처녀가 함부로 나다니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던 아버지 때문에 늘 별당에서 혼자 지내던 터였다. 아랑은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유모와 영남루로 향했다.
보름달이 훤한 영남루의 경치는 일품이었다. 아랑은 입을 닫지 못하고 주의를 둘러보았다. 그때 영남루 옆 대밭에서 음흉한 미소를 품고 나타나는 이가 있었으니 통인이었다. 통인이 눈짓을 주자 유모는 슬며시 뒷걸음질을 쳐 아랑을 혼자 두고 가버렸다. 아랑이 넋을 놓고 구경을 하는 동안 통인은 아랑의 뒤태를 보며 조용히 접근했다. 한참 뒤 아랑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유모는 온 데 간 데 없고 통인이 서 있었다. 순간 아랑은 낌새를 차리고 자리를 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통인은 아랑을 가로막았고 아랑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무슨 짓이냐?”
“제 신분으로는 아씨를 어찌 할 수 없으니 이 방법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딱 한 번 품어보자는 것인데 어찌 이리도 화를 내십니까?”
통인의 방자함이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아랑은 다급해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통인은 아랑의 입을 우악스럽게 막고 아랑을 번쩍 들어 대숲으로 향했다. 아랑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러나 힘 센 남자를 저지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아랑은 몸부림치고 소리를 지르며 통인을 노려보았다. 통인은 겁을 주려고 가져온 칼을 꺼내서 아랑을 겨누었지만 아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항했다. 아랑의 저항이 더 심해지자 당황한 통인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렇다고 아랑을 그냥 보내면 당장 부사의 손에 죽을 것만 같아 겁이 났다. 통인은 그만 칼로 아랑을 찔러 죽였다. 그리고 땅을 파서 아랑을 묻고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부사는 아랑이 사라진 것을 알고 유모를 찾았지만 유모는 이미 통인이 준 돈으로 도망간 뒤였다. 관원 하나가 유모와 아랑이 밤에 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근처를 수색했다.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수색을 했지만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부사는 혹 밤에 나갔다 아랑과 유모 모두 호랑이에게 잡힌 것은 아닌가 하여 수색을 포기했다. 그리고 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뒤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로 부임하는 부사마다 부임한 첫 날 밤에 변사체로 발견되는 것이었다. 흉흉한 소문이 돌면서 도성에서는 밀양으로 부임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그때 한 사람이 자청해서 밀양 부사로 부임하였다. 부사는 밤이 되자 마당에 불을 밝히게 하고 글을 읽었다. 밤이 깊자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마당의 불이 꺼지고 문이 확 열렸다. 그러더니 산발을 한 아랑이 피를 흘리며 들어왔다. 부사는 무서웠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
“오라, 네가 구관 부사들을 죽인 년이로구나. 너는 사람이냐, 귀신이냐? 대관절 무슨 일이기에 감히 부사의 방에 침범하여 사람을 죽인단 말이냐?”
아랑은 나는 듯이 부사 앞으로 오더니 절을 하고는 앉았다.
“저는 구관 윤부사의 딸 아랑입니다. 헌데 억울한 죽임을 당하여 원을 풀지 못하다가 새로 부임하는 부사님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끔찍한 몰골을 보고
모두 놀라서 죽으니 어찌 저의 소행이라 하십니까? 부사님께서는 담대하신 분인 듯 하오니 저의 말씀 좀 들어주십시오.”
그리고는 죽은 사연을 말해주었다.
“내일 관원들을 모두 모아 놓으면 제가 범인을 지목하겠습니다.”
다음날, 관원들은 으레 부사가 죽은 지 알고 관을 준비해서 왔다. 그런데 방에서 부사가 멀쩡하게 살아 나오는 것이었다. 관원들이 놀라서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부사가 모든 관원들을 모아놓으라 명하였다. 관원들이 모두 모이자 나비가 날아 들어오더니 통인의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흠, 저 놈이로구나.’
부사는 통인을 붙잡게 하고 자백을 받아냈다. 그리고 아랑을 유기한 장소를 물어본 뒤 참형에 처했다. 영남루 옆 대숲에서 아랑의 사체를 발견하였는데 죽은 지 3년이나 된 시체가 썩지 않고 그대로였다. 아랑의 몸에서 칼을 빼내니 살은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뼈만 남았다. 장사를 지내주고 아랑각을 지어 매년 제사 지내게 하니 그날 밤 아랑이 생전의 고운 모습을 하고 다시 부사를 찾아와 절을 하고 돌아갔다. 이후로 부사의 명성이 자자해졌고 밀양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랑전설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적 감성에 기반한 이야기), 2006.,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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