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8 애강두(哀江頭)
ㅡ 두보(杜甫;712-770)
(강가에서 슬퍼하다)
少陵野老呑聲哭,
(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
(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
(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
(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
(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
(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
(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
(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
(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嚙黃金勒.
(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翻身向天仰射雲,
(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
(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
(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
(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
(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
(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
(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
(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
(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
(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088. 강가에서 슬퍼하다
-두보(杜甫;712-770)
소릉(少陵)의 늙은 몸
울음 삼켜 울면서
봄날 몰래
곡강(曲江)으로 나간다.
강가의 궁전들은
문마다 잠겼는데
가는 버들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르렀노?
옛날을 생각하니 무지개 깃발
남원(南苑)으로 내려갈 제
정원 안 경물(景物)들은
낯빛이 새로왔다.
소양전(昭陽殿)의
일인자(一人者)는
천자(天子)와 함께 타고
천자 곁에 모시었다.
어가(御駕) 앞에 재인(才人)들은
활을 차고서
백마(白馬)에다
굴레를 씌우고,
몸 돌려 하늘 향해
구름으로 활을 쏘면
한 화살에 똑 바로
두 마리가 떨어졌다.
까만 눈동자 한얀 이
지금은 어디 있나?
피 묻어 헤매는 혼
가고 오지 못하누나.
맑은 위수(渭水)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劍閣)은 깊숙한데
죽고 살고 피차에
소식이 없구나.
인생은 정(情) 있거니
눈물이 가슴을 적시고
강물이야 꽃들이야
다할 날이 있을까?
황혼에 오랑캐 말들은
성에 가득 티끌을 날리는데
성남(城南)에 가고파
성북(城北)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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