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제412- 장기로 병을 고치다 (一宰樞酷好象棋)

한 재상이 있었는데,

장기 두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하루는 관부(官府)에 출근하니,

몸이 찌뿌드드한 것이

몹시 피곤한 것이었다.

 

이에 시중드는 사람을 불러 말했다.

"오늘은 몸이 너무 안 좋으니

장기를 두면서

기운을 차려야겠다.

장기 둘 준비 좀 해주어라.“

 

그 말에 시중드는 사람이

장기판을 들여 놓자,

재상은 여러 사람을 붙잡고

하루 종일 장기를 두는데,

화색이 돌고 기운이 팔팔한 것이

전혀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좌중은,

 

若得三十二箇將棋子

(약득삼십이개장기자)

不用二十四味建中湯

(불용이십사미건중탕)

"만일 서른두 개 장기 알만 얻는다면,

스물네 가지 맛의 건중탕은 소용없겠노라."

 

라고 농담을 하면서

함께 웃었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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