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8송진장보(送陳章甫)-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

 

四月南風大麥黃(사월남풍대맥황), 사월 남풍에 보리는 누렇게 익고

棗花未落桐葉長(조화미낙동섭장). 대추 꽃은 지지 않았는데 오동잎 그늘은 길구나

靑山朝別暮還見(청산조별모환견), 청산을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다시 보리

嘶馬出門思故鄕(시마출문사고향). 우는 말 문 타고 문을 나서니 고향 그리워라

陳侯立身何坦蕩(진후립신하탄탕), 진후가 입신하니 어찌 너그럽고 호탕한가

虯須虎眉仍大顙규수호미잉대상). 용의 수염, 범의 눈썹 그리고 대인 같은 이마여

腹中貯書一萬卷(복중저서일만권), 뱃속에 쌍은 책 일만 권이니

不肯低頭在草莽(부긍저두재초망). 머리 숙이기 싫어 초야에 사는 것이라네

東門酤酒飮我曹(동문고주음아조), 동문에서 술을 사서 우리에게 먹이고

心輕萬事皆鴻毛(심경만사개홍모). 마음은 가벼워 만사를 홍모처럼 가벼이 여기네

醉臥不知白日暮(취와부지백일모), 한번 취해 누우면 낮이 밤이 되는 줄도 모르고

有時空望孤雲高(유시공망고운고). 때때로 공연히 높이 뜬 외로운 구름 바라본다

長河浪頭連天黑(장하낭두련천흑), 긴강의 물결은 하늘에 닿아 검고

津口停舟渡不得(진구정주도부득). 나루터에 정박한 배는 강을 건너지 못하네

鄭國游人未及家(정국유인미급가), 전나라 나그네는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洛陽行子空嘆息(낙양항자공탄식). 낙양의 길손은 공연히 탄식하네

聞道故林相識多(문도고림상식다), 듣건대, 고향에는 아는 친구 많은데

罷官昨日今如何(파관작일금여하)? 어제 벼슬을 그만두었는데 지금은 어떠할까?

 

[안병렬 역]

048 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

 

사월이라 남풍에

보리는 익어가고

대추꽃 덜 졌는데

오동잎 그늘 짙었구나

 

청산은 아침에 이별하고

저녁이면 또다시 보는데

문 나서며 말 울음에

고향을 그린다.

 

진후 그대 입신하여

그 얼마나 도량이 넓었던가?

용의 수염에

범의 눈썹

옛날 대인 같은 이마이더라.

 

뱃속에 쌓은 책

만권이니

초야에서

굽실거리기 싫어하겠지.

 

동문에서 술을 사다

우리에게 마시우고

마음에는 일만사

홍모 같이 가벼웠더라.

 

취하면 누워서

해지는 줄 모르고

때때로 하늘의

조각구름 바라본다.

 

황하의 물결은

하늘에 이어 검으니

나룻가 닿은 배는

건너지 못할지라.

 

그대 정나라의 나그네는

집에 닿지 못했는데

나 낙양의 나근네는

부질없이 탄식한다.

 

듣거니 고향에는

친구가 많다지

벼슬살이 그만두어도

예나 이제나 한결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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