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부치다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 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저리도 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翳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帷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 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 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 비린 것과 썩은 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안병렬 역] 

062 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주다

 

지금 내 마음 편치 않으니

악양의 그대를 생각함이라.

몸은 날아서 가고 싶지만

어쩌나 병들어 누워 있으니?

 

곱고 고운 그대는 나와 떨어져

가을물 건너에 있으니

동정호에 발씻고

멀고 먼 팔황을 바라보리.

 

기러기 저 먼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밝게도 비추는데

푸르던 나뭇잎 붉게 물들고

하늘엔 처음으로 서리 내리네.

 

옥황의 여러 신하

임금님 모셨는데

어떤 이는 기린 타고

어떤이는 봉황 탔네.

 

수놓은 부용 깃발

안개 속에 내리는데

그림자는 거꾸로

소상강에 흔들린다.

 

성궁의 신하들은

좋은 술에 취하였고

우인들은 드물어

임금 곁엔 사람 없네.

 

어제 얼핏 들으니

신선 같은 그대가

아마도 한나라의

량상일 거라고.

 

옛날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했는데

여태까지 군장부 그대로라

마음 상하나.

 

국가 성패를

내 감히 알랴마는

비리고 썩은 것 싫으면

단풍향기 반찬하리.

 

주남에 머무름은

예로부터 애석한 일

남극에 별이 나니

장수하고 번창하리.

 

그대는 어이하여

가을물 건너 있나?

어떻게 그대 잡아

옥당에 바치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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