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13.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

212.무제-이상은(李商隱)

 

來是空言去絶蹤

(내시공언거절종) : 온다던 말 거짓이요 떠난 뒤엔 종적 없고

月斜樓上五更鐘

(월사루상오경종) : 달빛 어린 누각 위에 새벽 종소리 울려온다

夢爲遠別啼難喚

(몽위원별제난환) : 꿈 속에서 먼 이별하니 소리쳐 울어도 부르기 어렵고

書被催成墨未農

(서피최성묵미농) : 편지를 쓸려니 서둘러도 먹이 갈아지지 않는구나

蠟照半籠金翡翠

(납조반롱금비취) : 촛불은 금비취 등갓을 반쯤 비춰들고

麝熏微度繡芙蓉

(사훈미도수부용) : 연꽃 수 놓은 휘장에 사향 연기 스며든다

劉郞已恨蓬山遠

(유랑이한봉산원) : 한무제는 이미 봉래산이 먼 것을 한스러워했지만

更隔蓬山一萬重

(갱격봉산일만중) : 내 님 계산 봉래산은 일만 배도 더 멀어졌다오

 

[안병렬 역]

212. 무제-이상은(李商隱)

其一/二首

 

온다더니 빈말이요

가고서는 소식 없네.

루상에 달은 기울고

새벽 종소리 들리누나.

 

꿈에서 원별하여

울어도 부르기 어렵고

깨어나서 편지 쓰랴

급하여 먹을 갈지 못하네.

 

촛불은

금비취 병풍에

반쯤 비치고

사향은

부용 휘장 너머 스미고.

 

류랑[한무제]은 이미

봉산도 멀다고 한탄했는데

나는 봉산보다 더 멀리

일만 산을 넘어 있네.

 

 

213.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

 

颯颯東風細雨來

(삽삽동풍세우래) : 살랑살랑 봄바람에 가랑비 내리고

芙蓉塘外有輕雷

(부용당외유경뢰) : 연못가 연꽃 밖에 가벼운 우뢰소리

金蟾齧鏁燒香入

(금섬설쇄소향입) : 황금 뚜꺼비 자물쇠 물고 향을 태우고

玉虎牽絲汲井回

(옥호견사급정회) : 백옥 호랑이는 비단실 끌며 물 긷는다

賈氏窺簾韓掾少

(가씨규렴한연소) : 가씨가 발을 엿보니 한연은 젊었었고

宓妃留枕魏王才

(복비류침위왕재) : 복비가 베개를 남겼으니 위왕의 재주로다

春心莫共花爭發

(춘심막공화쟁발) : 춘심에 덩달아 다투어 꽃피는 다투지 말라

一寸相思一寸灰

(일촌상사일촌회) : 그리워하는 마음마다 재가 되리라

 

[안병렬 역]

213. 無題 - 이상은

其二/二首

 

쌩쌩 바람소리

가랑비 나리고

부용못 밖에는

천둥도 치는데.

 

두꺼비 금향로 입 굳게 다물어도

소향은 들어가고

옥호 난간에 우물 깊다 해도

두레박 줄 드리워 물을 푼다네.

 

가녀(賈氏)는 발 틈새로

한연(韓掾)에게 반하여 부부되고

복비(宓妃)는 베개 주어

위왕(魏王)을 모시었지.

 

봄 마음이여

꽃과 함께

다투어 피지 말아 다오.

한 치의 그리움이

한 치의 재가 될까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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