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택, 광주 · 전남 現代詩文學 연구 -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

2009 년 2 월 박사학위논문

https://oak.chosun.ac.kr/bitstream/2020.oak/7447/2/%EA%B4%91%EC%A3%BC.%EC%A0%84%EB%82%A8%20%E7%8F%BE%E4%BB%A3%E8%A9%A9%E6%96%87%E5%AD%B8%20%EC%97%B0%EA%B5%AC.pdf

목 차

ABSTRACT · ABSTRACT ··································································································· ⅱ

제 1 장 서론 ································································································· 1

제 2 장 광주 ․ 전남 지역 시문학 연구의 당위성 ······························· 5

제 3 장 광주 ․ 전남 60년대 ~ 80년대의 문학사적 년대의 문학사적 특성 ·················· 8

제 1 절 전통적 소재와 순수서정(1960년대) ····················································· 8

제 2 절 사회참여와 현실비판(1970년대) ························································· 13

제 3 절 민중시와 포스트모더니즘(1980년대) ················································· 17

제 4 장 광주 ․ 전남 출신 시인들의 시 세계 ······································ 22

제 1 절 1960년대 등단한 시인들의 시 세계 ················································ 25

제 2 절 1970년대 등단한 시인들의 시 세계 ·················································· 71

제 3 절 1980년대 등단한 시인들의 시 세계 ·············································· 103

제 5 장 결 론 ························································································ 133

참 고 문 헌 ··························································································· 136

 

* 김만옥의 시  `오늘 죽지 않고 오늘 살아 있다’를 검색해 보았으나 실패. 

그러나 지인들의 시를 만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이 논문에는 저명한 시인들의 시 全文이 실려 있어  전남 시인들의 감성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논문에 인용된 수편의 시를 인용해 보았습니다.황하택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1347

 

김만옥(金萬玉)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해방 이후 『슬픈 계절의』, 『오늘 죽지 않고 오늘 살아 있다』 등을 저술한 시인.

김만옥은 1946년 3월 6일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여서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를 바다에서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하였으나 그의 어머니의 노력으로 1960년 3월 완도중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이 무렵 김만옥은 『학원』이란 잡지에 많은 시와 산문을 게재했으며, 『학원』지의 학생기자로 활동하였다.

1963년 3월, 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고교 2학년이던 1964년 11월, 첫 시집 『슬픈 계절의』를 발간했다. 이 무렵 김만옥은 광주 시내 고등학교 문학지망생들과 함께 〈석류〉, 〈시향〉 등의 동인을 조직하여 활동했다.

1965년 4월 고교 재학 중,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한 시가 가작으로 뽑혔으며, 1967년 2월, 『사상계』 제8회 신인문학상에 시 「아침 장미원」외 3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1985년 1월 김준태의 편집으로 유고시집 『오늘 죽지 않고 오늘 살아 있다』(청사)가 간행되었다.

 

<고향생각> 

ㅡ문정희 

전라도 보성으로 간다.

옹색과 능그러움으로 누우런 얼굴

떠날적 마다 데리고 떠나도

그대로 남은 가슴이다.

그늘이 제일 먼저 뛰어 나와

컹컹 짖어대며 나를 맞는다.

처음도 없이 견디는 것만 있는

그대의 살결

터럭이 빠지도록 기다려도

지기만 하는 땅바닥

서러운 사투리 골짝마다 걸어 놓고

넉넉한 건 그래도 하늘이어서

아, 모래톱에도 씻기지 않는

죄 같은 육자배기의 보성으로 간다.

<고향생각> - 전문, 문정희39)

 

<황톳길> - 전문, 김지하52)  *52)는 각주번호임. 이하도 동일함.

황톳길에 선연한

핏자욱 핏자욱 따라

나는 간다 애비야

네가 죽었고

지금은 검고 해만 타는 곳

두 손엔 철사 줄

뜨거운 해가

땀과 눈물과 메밀밭을 태우는

총부리 칼날 아래 더위 속으로

나는 간다

애비야 네가 죽은 곳

부줏머리 갯가에 숭어가 뛸 때

가마니 속에서 네가 죽은 곳

밤마다 오포산에 불이 오를 때

울타리 탱자도 서슬 푸른 속이파리

뻗시디 뻗신 성장처럼 억세인

황토에 대낮 빛나던 그날

그날의 만세라도 부르랴

노래라도 부르랴

대낮에 대가 성긴 동그만 화당골

우물마다 십년마다 피가 솟아도

아아 척박한 식민지에 태어나

총칼 아래 쓰러져 간 나의 애비야

어이 죽순에 피는 물방울

수정처럼 맑은 오월을 모르리 모르리마는

작은 꼬막마저 아사하는

길고 잔인한 여름

하늘도 없는 폭정의 뜨거운 여름이었다

끝끝내 조국의 모든 세월은 황톳길은

우리들의 희망은

 <황톳길> - 전문, 김지하52)

 

<國土 ․ 2> - 전문, 조태일75)

참말로 별일이다.

내 꿈속의 어떤 村落에서는

헐벗은 눈물과 눈물들이

소리 없이 만나고, 쉴 새 없이 부딪쳐서

또 다른 눈물들을 탄생시킨다.

눈물의 새끼들은 순식간에 자라서

愛撫도 맘 놓는 定處도 없는 곳에

또 다른 눈물들을 탄생시킨다.

뿐이랴.

어매의 눈물이 아배의 맨살에 닿자

살도 어느덧 눈물이 되고,

아배의 눈물이 어매의 맨살에 역습하자

그 살도 또한 눈물이 되는.

오오 황홀한 범람

그것은 모두 부릅뜬 눈망울인데

하염없이 바라만 보아도

내 몸도 거칠게 출렁이는 눈물이 된다.

뼉따귀와 魂이 한 함성으로 번지는

눈물의 頂点 頂点

참말로 별일이다.

<國土 ․ 2> - 전문, 조태일75)

 

<벼>

-이성부76)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와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말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 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無盡辭說調> 무진사설조

-  임보77)

  어제는

  내 친구인 미생물학교수가 전자현미경 얘기를 했는데, 몇 십만 배로 늘릴 수 있 다는 그 전자현미경을 통해 인체를 관찰하면, 우리의 눈 주위에 박힌 눈썹털 하나 에도 수십만 개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딱정벌레들처럼 발과 머리와 몸통의 형체를 제대로 갖춘 의젓한 생명체로 살아가고 있다는데.

  오늘은

  내 친구인 천문학교수가 망원경 얘기를 하는데, 은하계 속에는 수많은 태양계들 이 널려 있다는데, 별과 별 사이는 몇 십만 광년이나 되는 것도 있고, 아니 어떤 항성에서 출발한 빛은 아직도 이 지상에 도달되지 않은 것도 있는데, 이 우주의 끝 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도대체 가늠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어느 분의 눈썹털 속 에 들어앉아 보채는 것이려나.

  인간들이 그 가녀린 지혜로 얽어 로케트를 만들기도 하고 혹은 인공위성을 쏘 아 올리기도 하여 달도 화성동 휘어잡아 보는 것은 어느 한 눈썹 속의 딱정벌레가 옆 눈썹으로 건너뛰는 일처럼 우습고 우스운 일이어서 철학을 하는 내 친구 하나 는 그저 술잔 속이나 드려다 보면서 그 시리고 시린 마음을 달래기도 하는데.

  일전에는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어느 심령학자가 사후의 얘기를 하는데, 장차 우리가 돌아 갈 곳은 시간도 공간도 아닌, 밝은 자는 밝음 속에서, 어두운 자는 어두움 속에서 영원히 스며 흐르는―, 영혼 본연의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조금은 덜 허허로운 얘기를 하기는 하는데,

  허나,

  내 육안으로 보면 알맞게 부푼 저 산과 들판, 곱게 자란 초목, 훈훈한 발마, 저 색깔 고운 과일, 내 가족들의 따스한 체온……

  어떤 분이 이 지상에 내 마음 오래 매어 두려 베푸신 저 풍성한 환영임을 내 모 르는 바 아니로되 이 한 꿈 더디 깨기를 바라는 것은, 이 한 꿈 더디 깨기를 바라 는 것은….

<無盡辭說調> - 전문, 임보77)

 

김남주, 『학살 2』

오월 어느 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둔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낮이었다

낮 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이민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민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군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낮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낮 12시였던가

-김남주, 『학살 2』중에서

 

<나의 칼 나의 피>

김남주

만인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별과도 같은 것

만인의 입으로 들어오는 공기와도 같은 것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만인의 만인의 만인의 가슴 위에 내리는

눈과도 햇살과도 같은 것

 

토지여

나는 심는다 살찐 그대 가슴 위에 언덕에

골짜기의 평화 능선 위에 나는 심는다

자유의 나무를

 

그러나 누가 키우랴 이 나무를 이 나무를

누가누가 와서 지켜주랴 신이 와서 신의 입김으로 키우랴

바람이 와서 키워주랴 누가 지키랴,

왕이 와서 왕의 군대가 와서 지켜주랴

부자가 와서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법이 판검사가 와서 지켜주랴

 

천만에! 나는 놓는다

토지여, 토지 위에 사는 형제들이여

나는 놓는다 그대가 밟고 가는 모든 길 위에 나는 놓는다

바위로 험한 살길 위에

파도로 험산 사나운 뱃길 위에

고개 넘어 평지길 황토길 위에

사래 긴 밭의 이랑 위에 가르마 같은 논둑길 위에 나는 놓는다

나 또한 놓는다 그대가 만지는 모든 사물 위에

매일처럼 오르는 그대 밥상 위에

모래 위에 미끄러지는 입술 그대 입맞춤 위에

물결처럼 포개지는 그대 잠자리 위에

구석기의 돌 옛 무기 위에

파헤쳐 그대 가슴 위에 심장 위에 나는 놓는다

나의 칼 나의 피를

오, 자유여 자유의 나무여 <나의 칼 나의 피> - 전문, 김남주

 

<겨울 공화국> 111)

양성우

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눈을 뜨면서

뜨겁게 뜨겁게 숨쉬는 것을 보았는가

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가라앉으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부르면서

불끈불끈 주먹을 쥐고

으드득 으드득 이빨을 갈고 헛웃음을

껄껄걸 웃어대거나 웃다가 새하얗게

까무러쳐서 누군가의 발 밑에 까무러쳐서

한꺼번에 한꺼번에 죽어가는 것을

보았는가

총과 칼로 사납게 윽박지르고

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

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

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

지금은 겨울인가

한밤중인가

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

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을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 중 략 >

우리들의 슬픈 겨울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일컫게 하고,

묶인 팔다리로 봄을 기다리며

한사코 온몸을 바둥거랴야

하지 않은가

여보게 <겨울 공화국> - 전문, 양성우111)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전문, 황지우151)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

자기들 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 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열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으로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 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전문, 황지우151)

 

<가을의 노래>

- 노향림

누군가 동전만한 햇볕들이

텅 빈 거리에 떨어진 것을 봅니다.

인사불성인 땡볕과

아스피린 몇 알.

아직 귀가하지 못한

중학생 아이의 탈선이

숨죽여

리어카 뒤에 숨고 맙니다.

지천으로 쌓인 철 이른 밀감들이

철 안 든 아이들의

말들로 묻혀 있고

들여다 보면

편두통을 앓는지

말에는 아직

발긋발긋 실핏줄이 비쳐 보입니다.

날개 없는 어깻죽지도 보입니다

햇볕에 등 기대고

기댈 데가 있어

대만족인 주인은 듣고 있습니다.

이따금 가을의 섬세한

은빛 날개 스치는 소리.

<가을의 노래> - 전문, 노향림118)

118) 노향림(1942.4.2~ )은 전남 해남 출생. 1970년 『월간문학』에 <불>등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

 

https://kydong77.tistory.com/21646

 

노향림, 압해도 · 가난한 가을 · 시인의 본적지 · 자연(自然) · K邑紀行

압해도 ㅡ 노향림 섬진강을 지나 영산강 지나서 가자 친구여 西海바다 그 푸른꿈 지나 언제나 그리운 섬 압해도 압해도로 가자 가자 언제나 그리운 압해도로 가자 창밖엔 밤새도록 우리를 부르

kydong77.tistory.com

 

 

https://www.youtube.com/watch?v=wIxsbVVaf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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