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회

345/ [한문,임명뎍본]

是日 樂遊原之宴 烟波兩人 未知助勸

시일 낙유원지연 연파양인 미지조권

이날 낙유원 잔치에 심요연 백능파 두 사람은

도와 권유할 줄 몰랐다.

王及丞相興雖有餘 而野日將夕矣 乃罷宴.

왕급승상흥수유여 이야일장석의 내파연.

왕과 승상은 흥이 남아 있었으나

날이 저물려하자 잔치가 끝났다.

兩家各以金銀綵緞爲纏頭之資

양가각이금은채단위전두지자

두 집안은 각기 금은과 채색비단으로

머리를 감싸는 자구로 삼았고

量珠以斗 堆錦如阜 與紫閣峰齊

양주이두 퇴금여부 여자각봉제

구슬을 말로 계량하여 비단을 쌓은 것이 언덕 같아

자각봉과 가지런했다.

越王與丞相上馬 帶月色而歸.

월왕여승상상마 대월색이귀.

월왕과 승상은 말에 올라

달빛을 띠고 귀가했다.

纔入城門 鐘欲動矣 兩家女樂 爭途迭先

재입성문 종욕동의 양가여악 쟁도질선

겨우 성문에 들어가니 종소리가 울렸다.

두 집안의 기악이 길을 다투고 앞서려 하여

珮響如水 香氣擁街 遺簪墮珠 盡入於馬蹄

패향여수 향기옹가 유잠타주 진입어마제

패물소리가 물소리 같았고 향기가 길에 가득하고

떨어진 비녀와 구슬들이 말굽 아래 들어가

窸窣之聲 聞於暗塵之中矣.

실솔지성 문어암진지중의.

시끄러운 소리가 어두운 먼지 속에서 들려왔다.

長安士女 聚觀如堵 百歲老翁 垂淚而言曰

장안사녀 취관여도 백세노옹 수루이언왈

장안의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는 것이 담장 같았고

백세의 노인들은 눈물을 떨구며 말했다.

“我昔髮未總時 見玄宗皇帝幸華淸宮 其威儀如此矣!

“아석발미총시 견현종황제행화청궁 기위의여차의!

“내가 옛날 머리를 올리기 전에

현종황제가 화청궁에 거동하시는 것을 보았었는데

그 위의가 이와 같았다.

不圖垂死之日 復見太平景象也.”

불도수사지일 부견태평경상야.”

죽기 전에 다시 태평성대의 모습을 보는구나.”

此時兩公主與秦氏賈氏 陪大夫人正待丞相之還

차시양공주여진씨가씨 배대부인정대승상지환

이날 두 공주는 진씨 가씨와 대부인을 모시고

승상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丞相上堂 引沈裊烟白凌波 現於大夫人及兩公主

승상상당 인심뇨연백능파 현어대부인급양공주

승상은 마루에 올라 심요연과 백능파를 이끌어

대부인과 두 부인에게 뵈었다.

鄭夫人曰 “丞相每言 得賴兩娘子急難之恩

정부인왈 “승상매언 득뢰양낭자급난지은

정부인이 말했다.

“승상께서 매양 말씀하시기를

두 낭자의 어려움을 구하는 은혜를 입어

幸成數千里拓土之功 故吾每以未卽相見爲恨矣

행성수천리탁토지공 고오매이미즉상견위한의

다행히 수천리 길 영토를 개척하는 공로를 이루었다 하시기로

나는 서로 만나지 못함을 한스럽게 여겼는데

兩娘之來 何太晩也?”

양낭지래 하태만야?”

두 낭자의 찾아옴이 어찌 그리 늦었는고?”

烟波對曰 “妾等遠方鄕闇之人也

연파대왈 “첩등원방향암지인야

심요연과 백능파가 대답했다.

“첩들은 먼 지방 시골 사람들이라

雖蒙丞相一顧之恩 而惟恐兩貴王夫人 不許一席之地

수몽승상일고지은 이유공양귀왕부인 불허일석지지

비록 승상께서 한 번 돌아보시는 은혜는 입었사오나

오직 두 귀부인게서 한 자리의 땅을 허락하지 않으실까 두려워

未敢卽踵於門下矣.

미감즉종어문하의.

감히 문하에 발걸음을 하지 못했사옵니다.”

頃入京師 得聞於行路 則皆稱兩夫人

경입경사 득문어행로 즉개칭양부인

서울에 들어와 길거리서 듣건대

모두 두 부인을 칭송하여

有關睢樛木之德化 被踈賤恩覃上下云

유관휴규목지덕화 피소천은담상하운

시경시 관저와 규목의 덕화가 천첩들에게 입히고

상하에 미친다고 했습니다.

故方欲冒僣進謁之際 適値丞相觀獵之時

고방욕모참진알지제 적치승상관렵지시

그러므로 방금 외람되이 나아와 뵙고자 할 즈음에

마침 승상께서 사냥하시는 때를 만나

叩參盛筵 獲承下誨 妾等之幸也.”

고참성연 획승하회 첩등지행야.”

성대한 잔치에 참석하고 부인의 가르침을 받게 되니

첩들의 다행이옵니다.”

公主笑謂丞相曰

공주소위승상왈

공주가 웃으며 승상에게 말했다.

“今日宮中 花色正滿 相公必自詑風流

“금일궁중 화색정만 상공필자이풍류

“오늘은 궁중에 꽃빛이 가득합니다.

상공께서는 반드시 스스로 자신의 풍류를 자랑하실 터이오나

而此皆吾兄弟之功也 相公知之乎?”

이차개오형제지공야 상공지지호?”

이는 모두 우리 형제의 공로입니다.

상공께서는 그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丞相大笑曰

승상대소왈

“俗云 ‘貴人喜聞譽言’ 非妄也

“속운 ‘귀인희문예언’ 비망야

승상이 크게 웃었다.

속담에 “귀인은 칭찬하는 말을 기쁘게 듣는다.” 하더니만

망언이 아니로다.

彼兩人新到宮中 大畏公主威風

피양인신도궁중 대외공주위풍

이 두 사람이 새로 궁중에 들어와

공주의 위풍을 크게 두려워하여

有此諂諛之言 公主乃欲爲功耶?”

유차첨유지언 공주내욕위공야?”

이처럼 아첨하는 말을 하니

공주는 이를 자신의 공으로 하고 싶은가?”

436/

座譁然大笑 秦賈兩娘子問於蟾月曰

좌화연대소 진가양낭자문어섬월왈

자리가 왁자지껄하도록 크게 웃었다.

진채봉과 가춘운 두 낭자가 계섬월에게 물었다.

“今日宴席勝負如何?”

“금일연석승부여하?”

“오늘 잔치 자리에서 승부는 어찌 되었는가?”

鴻娘答曰 “蟾娘笑妾大言矣 妾以一言 使越宮奪氣

홍낭답왈 “섬낭소첩대언의 첩이일언 사월궁탈기

적경홍 낭자가 답했다.

“섬월 낭자는 첩의 큰소리를 비웃었습니다만

첩이 한 마디로 월궁 사람들로 하여금 기를 죽게 하였으니

諸葛孔明以片舸入江東 掉三寸之舌 說利害之機

제갈공명이편가입강동 도삼촌지설 설이해지기

제갈공명이 작은 배 한 척을 타고 강동에 들어가

세 치 혓바닥을 놀려 이해의 기미를 설득하여

周公瑾魯子敬輩 惟口呿喘息 而不敢吐氣;

주공근노자경배 유구거천식 이불감토기;

주공근과 노자경의 무리가 입이 딱 벌어져 헐떡거리며

감히 한 마디도 못한 것과 같습니다.

平原君入楚定從 十九人皆碌碌無成

평원군입초정종 십구인개녹녹무성

또 평원군이 초나라에 들어가 합종을 정하려 할 때

따라간 십구인은 모두 볼품이 없었으나

使趙重於九鼎大呂者 非毛先生一人之功乎?

사조중어구정대려자 비모선생일인지공호?

조나라로 하여금 구정대려(九鼎大呂)보다 무겁게 한 것은

모수(毛遂) 선생 한 사람의 공로가 아닙니까?

妾志大 故言亦大 大言未必無實矣

첩지대 고언역대 대언미필무실의

첩은 뜻이 크므로 말 또한 큰 것이니

큰소리가 반드시 실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問於蟾娘 則可知妾言之非妄也.”

문어섬낭 칙가지첩언지비망야.”

섬월 낭자에게 물어보시면

첩의 말이 허망치 않음을 아실 것입니다.”

蟾娘曰 ‘鴻娘弓馬之才 不可謂不妙

섬낭왈 ‘홍낭궁마지재 불가위불묘

섬월 낭자가 말했다.

“경홍 낭자의 활소기와 말타는 재주는

신묘하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을 수 없으나

而用之於風流陣中 則雖或可稱

이용지어풍류진중 칙수혹가칭

풍류마당에 쓰면 혹 칭찬할 수 있을지라도

置之於矢石場 則安能馳一步 而發一矢乎?

치지어시석장 칙안능치일보 이발일시호?

화살과 돌맹이가 쏟아지는 전장에 내어 놓으면

어찌 한 발짝인들 내달으며 화살 하나 쏘겠습니까?

越宮奪氣 所以服新到兩娘子之仙貌仙才

월궁탈기 소이복신도양낭자지선모선재

월궁에서 기가 죽은 것은

새로 온 두 낭자의 신선 같은 외모와 재주에 탄복함이니

何足爲鴻娘之功乎?

하족위홍낭지공호?

어찌 족히 경홍 낭자의 공이 되리오?

我有一言 當向鴻娘說耶;

아유일언 당향홍낭설야;

내가 한 마디 하여 경홍 낭자를 향하여 말하리다.

春秋之時 賈大夫貌甚醜陋 天下所共唾也

춘추지시 가대부모심추루 천하소공타야

춘추시대에 가대부의 외모가 매우 추악하여

천하 사람들이 모두 침을 뱉는 바였습니다.

娶妻三年 其妻未曾一笑

취처삼년 기처미증일소

장가든 지 삼 년 동안

그의 아내는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었는데

賈大夫與妻出郊 適射獲一雉 其妻始笑之.

가대부여처출교 적사획일치 기처시소지.

가대부가 아내와 교외에 나가 마침 꿩 한 마리를 잡으니

그의 아내가 처음으로 웃었다고 합니다.

鴻娘之射雉 或與賈大夫同乎?”

홍낭지사치 혹여가대부동호?”

경홍 낭자가 꿩을 쏘아 맞친 것도 혹 가대부와 같겠지요?”

驚鴻曰 “以賈大夫之醜貌 能因弓馬之才 睹得其妻之笑

경홍왈 “이가대부지추모 능인궁마지재 도득기처지소

경홍이 나섰다.

“가대부의 추한 모습으로도

활쏘기와 말타기의 재주를 인연하여

그 아내의 웃음을 볼 수 있었거늘

若使有才有色 而且能射雉

약사유재유색 이차능사치

만약 재색을 갖춘 이로 하여금

또한 꿩을 명중시키게 했다면

則尤豈不使人愛敬乎?”

칙우기불사인애경호?”

더욱 어찌 사람들로 하여금

애경케 하지 않았으리오?”

蟾月笑曰 “鴻娘之自誇 逾往而逾甚

섬월소왈 “홍낭지자과 유왕이유심

섬월이 비웃었다.

“경홍 낭자의 자기자랑은 갈수록 더욱 심한데

此無非丞相寵愛之過 而驕其心也.”

차무비승상총애지과 이교기심야.”

이는 승상의 총애가 지나쳐서

그 마음을 교만하게 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丞相笑曰 “我固知蟾娘之多才 而不知有經術也

승상소왈 “아고지섬낭지다재 이부지유경술야

승상이 웃었다.

“내가 진실로 섬월이 다재다능함은 알았지만

경서에 능통한 줄은 몰랐도다.

今復兼春秋之癖也.”

금복겸춘추지벽야.”

오늘은 게다가 춘추의 고사를 말하는 버릇까지 겸하였구나.”

蟾月曰 “妾閑時 或涉獵經史 豈曰能之?”

섬월왈 “첩한시 혹섭렵경사 기왈능지?”

섬월이 말했다.

“첩이 한가할 적에 혹 경서와 역사서를 섭렵하였사오나

어찌 능통하다 말하리오?

翌日丞相入朝於上 太后召見丞相及越王

익일승상입조어상 태후소견승상급월왕

이튿날 승상이 입궐하여 임금께 조회하니

태후가 승상과 월왕을 불러보았다.

兩公主已入宮在座矣.

양공주이입궁재좌의.

두 공주는 이미 입궁하여 옆에 자리했다.

太后謂越王曰 “吾兒昨日與丞相以春色相較 孰勝孰負?”

태후위월왕왈 “오아작일여승상이춘색상교 숙승숙부?”

태후가 월왕에게 물었다.

“월왕은 어제 승상과 봄빛을 서로 겨루었다더니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고?”

越王奏曰 “駙馬完福 非人所爭

월왕주왈 “부마완복 비인소쟁

월왕이 아뢰었다.

“부마의 온전한 복은 사람이 다툴 바가 아닙니다.

何丞相如此之福 在女子亦爲福乎? 不爲福乎?

하승상여차지복 재여자역위복호? 불위복호?

어찌 승상의 이와 같은 복이 여자에게도 또한 복이 될는지요?

복이 되지 않을는지요?

娘娘以此問于丞相.”

낭낭이차문우승상.”

마마께서 이것을 승상에게 하문하소서.”

丞相奏曰

승상주왈

“越王謂不勝於臣者 正如李白見崔顥詩 而奪其氣也.

“월왕위불승어신자 정여이백견최호시 이탈기기야.

승상이 아뢰었다.

“월왕이 신보다 못하다고 한 것은

정히 이백이 최호 시를 보고

기세를 빼앗긴 것과 같습니다.

於公主爲福不爲福 臣非公主不能自知 願問於公主.”

어공주위복불위복 신비공주불능자지 원문어공주.”

공주에게 복이 될지 복이 안 될지는

신이 공주가 아니오니 스스로를 알 수 없습니다.

원컨대 공주에게 하문하소서.”

太后笑顧兩公主 公主對曰

태후소고양공주 공주대왈

태후가 웃으며 공주를 돌아보니 공주가 대답했다.

“夫婦一身 榮辱苦樂 不宜異同

“부부일신 영욕고락 불의이동

“부부는 한 몸이라 하오니 영욕과 고락에

의당 같고 다름이 없으리이다.

丈夫有福 則女子亦有福也.

장부유복 칙여자역유복야.

장부가 복이 있다면 여자 또한 복이 있을 것이요

丞相之所樂 小女亦同樂而已.”

승상지소락 소녀역동락이이.”

승상이 즐기는 것을 소녀 또한 함께 즐길 따름입니다.”

越王曰 “妹氏之言雖好 非肺腑之言也

월왕왈 “매씨지언수호 비폐부지언야

월왕이 말했다.

누이동생의 말이 비록 좋긴 하나

폐부지친의 말은 아니로다.

[주]肺腑之親 폐부지친 왕실(王室)의 가까운 친족.

自古駙馬 未有如丞相之放蕩者 此由於紀綱之不嚴也

자고부마 미유여승상지방탕자 차유어기강지불엄야

예로부터 부마로 승상처럼 방탕한 자는 없었다.

이는 기강이 엄격하지 않은 데 기인하니

願娘娘下少游於有司 問輕朝蔑國法之罪.”

원낭낭하소유어유사 문경조멸국법지죄.”

원컨대 마마께서는 소유를 유사에게 내려보내

조정과 국법을 경멸한 죄를 문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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