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회, 437/ [한문 임명덕본]

太后大笑曰 “駙馬誠有罪矣! 若欲以法治之

태후대소왈 “부마성유죄의! 약욕이법치지

태후가 크게 웃었다.

“부마는 진실로 죄가 있도다.

만약 법으로 다스린다면

則其爲老身及兒女之憂不淺 故不得不屈公法 而循私情矣.”

칙기위노신급아녀지우불천 고부득불굴공법 이순사정의.”

이 늙은 몸과 공주의 근심이 얕지 않을 것이므로

국법을 굽히고 사사로운 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越王復奏曰 “雖然丞相之罪 不可輕赦

월왕복주왈 “수연승상지죄 불가경사

월왕이 또 아뢰었다.

“비록 그러하오나 승상의 죄는 가볍게 사면할 수 없습니다.

請推問於御前 觀其援辭而處之 可也.”

청추문어어전 관기원사이처지 가야.”

청컨대 어전에서 추문하여

그 공술하는 것을 보고 처단함이 옳을 것입니다.”

太后大笑 使越王代章問目 詰於少游 其問目曰

태후대소 사월왕대장문목 힐어소유 기문목왈

태후가 크게 웃고 월왕에게 대신 질문항목을 작성케 하여

왕으로 소유에게 힐문케 했다.

그 질문항목은 아래와 같았다.

“自前古爲駙馬者 不敢畜姬妾者

“자전고위부마자 불감축희첩자

예로부터 부마된 자가 감히 희첩을 두지 못함은

非風流之不足也 非衣食之不贍也

비풍류지부족야 비의식지불섬야

풍류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의식이 풍성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盖所以敬君父也 尊國體也

개소이경군부야 존국체야

대개 임금을 공경하고 국체를 존중함이라.

況蘭英兩公主以位 則寡人之女也

황란영양공주이위 즉과인지여야

하물며 난양과 영양 두 공주는 과인의 딸이고

以行則姙姒之德也

이행칙임사지덕야

행실은 태임 태사의 덕을 지녔다.

駙馬楊少游不思敬奉之道 徙懷狂蕩之心

부마양소유불사경봉지도 사회광탕지심

부마 양소유는 공경하고 받드는 도를 생각지 아니하고

다만 광란하고 방탕하는 마음만을 품어

栖心於粉黛之窟 遊意於綺羅之叢

서심어분대지굴 유의어기라지총

마음은 아름답게 화장한 미인들의 소굴에 깃들고

뜻은 비단 옷의 무리 속에 노닐며

獵取美色 甚於飢渴 朝求於東 暮取於西

렵취미색 심어기갈 조구어동 모취어서

미녀를 사냥함이 배고프고 목마른 자보다 심하여

아침에는 동쪽에서 구하고 저녁에는 서쪽에서 취한다.

眼窮燕趙之色 耳飫鄭衛之聲

안궁연조지색 이어정위지성

눈으로는 연나라 조나라의 미색을 다하고

귀로는 정나라 위나라의 민요를 실컷 듣는다.

蟻屯於臺榭 蜂鬧於房闥

의둔어대사 봉료어방달

개미떼가 전각 난간에 모여들 듯하여

벌떼가 방문 앞에 시끄럽듯이 떠든다.

兩公主雖以樛木之德 不生妬忌之心

양공주수이규목지덕 불생투기지심

두 공주가 규목의 덕으로

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지라도

在少游敬謹之道 安敢乃爾?

재소유경근지도 안감내이?

소유의 공경하고 삼가는 도리에서

어찌 감히 그러한가?

驕佚自恣之罪 不可不懲

교일자자지죄 불가불징

교만하고 방자한 죄를

징계하지 않을 수 없으니

無隱直招 以俟處分.”

무은직초 이사처분.”

숨김없이 바른 대로 아뢰어

처분을 기다려라.”

丞相乃下殿伏地 免冠待罪

승상내하전복지 면관대죄

승상이 전각에서 내려와 당에 엎디어

관을 벗고 죄를 기다리니

越王出立於欄外 高聲讀問目

월왕출립어란외 고성독문목

월왕이 난간 밖에 서서

고성으로 문목을 읽었다.

丞相聽訖 納供其辭曰:

승상청흘 납공기사왈:

승상은 듣기를 마치고

공사(供辭)를 들였다.

小臣楊少游 猥蒙兩殿之盛眷

소신양소유 외몽양전지성권

소신 양소유는 외람되이 두 전궁의 성대한 돌보심을 입어

驟玷三台之崇班 則榮已極矣.

취점삼태지숭반 즉영이극의.

갑자기 삼정승의 높은 반열을 더럽히니

영화가 이미 지극합니다.

兩公主秉塞淵之德 有琴瑟之和 則願已足矣.

양공주병새연지덕 유금슬지화 즉원이족의.

두 공주는 속깊은 덕을 지니고

금슬의 화락함이 있어

소원은 이미 만족합니다.

而童心尙存 豪氣不除

이동심상존 호기불제

어린 마음이 아직 남아 있고

호기로움이 없어지지 않아

過耽聲妓之樂 略聚歌舞之女

과탐성기지락 약취가무지여

지나치게 소리하는 기녀들의 노래에 빠지고

대략 가무하는 여인들을 취하였으니

此無非小臣狃於富貴 溢於盛滿 不自檢飭之失.

차무비소신뉴어부귀 일어성만 부자검칙지실.

이는 소신이 부귀에 가까이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폐하의 은덕이 넘쳐

스스로 단속하고 삼가지 못한 잘못입니다.

而臣窃伏見國家令甲 爲駙馬者設有婢妾

이신절복견국가령갑 위부마자설유비첩

신이 가만히 국법을 살펴보건대

부마된 자가 비록 비첩을 두었을지라도

若婚聚前所得 自有分揀之道

약혼취전소득 자유분간지도

만약 혼인 전에 얻은 것은

절로 분간하는 도리가 있습니다.

小臣雖有府中侍妾淑人秦氏 皇上所命

소신수유부중시첩숙인진씨 황상소명

소신이 비록 부중 시첩 숙인 진씨를 두었을지라도

황상께서 명한 바이니

宜不在指論之列

의부재지론지열

의당 손가락을 꼽아 논할 반열에 있지 않고,

小妾賈氏 臣曾在鄭家花園時 使令於前者也

소첩가씨 신증재정가화원시 사령어전자야

소첩 가씨는 일찍이 정사도집 화원에 있을 적에

혼인 전에 시중들게 한 자이고,

小妾桂氏狄氏沈氏白氏四人 或未及釋褐時所卜

소첩계씨적씨심씨백씨사인 혹미급석갈시소복

소첩 계씨, 적씨, 심씨, 백씨 네 사람은

혹은 갈옷을 벗기 이전에 점복했고

或奉命外國時所從 而皆在婚禮以前

혹봉명외국시소종 이개재혼례이전

혹은 사신갔을 적에 다라온 자들이나

모두 혼례 이전에 일이옵고

至若幷畜於府中 皆從公主之命也 非小臣所敢自擅者也.

지약병축어부중 개종공주지명야 비소신소감자천자야.

부중에 함께 있는 것도

모두 공주의 명을 따르는 것이옵고

소신이 감히 마음대로 한 것은 없사옵니다.

論以國制 斷以王法 宜無可論之罪

론이국제 단이왕법 의무가론지죄

나라의 제도로 논하고 왕법으로 논단하더라도

의당 논할 죄가 없사온데

而聖敎至此 惶恐遲晩.

이성교지차 황공지만.

전하의 가르침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전교가 늦어짐을 황송해 할 따름입니다.”

太后覽畢 大笑曰

태후람필 대소왈

태후가 다 본 후에 크게 웃었다.

“多畜姬妾 不害爲丈夫風度

“다축희첩 불해위장부풍도

“희첩을 많이 두는 것은

장부의 풍도에 해될 것이 없겠기로

容有可恕 而過好盃酌 疾病可慮 推考可也.”

용유가서 이과호배작 질병가려 추고가야.”

허용하여 용서하지만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은

질병이 염려되어 삼감이 가하리라.”

438/

越王復奏曰 “駙馬府中 不宜有姬妾

월왕부주왈 “부마부중 불의유희첩

월왕이 다시 아뢰었다.

“부마 부중에 희첩을 두는 것은 옳지 않고

少游雖諉於公主 在其自處之道

소유수위어공주 재기자처지도

소유는 공주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스스로 조처하는 도리에 있어

實有萬萬不可者 更以此推問 可也.”

실유만만불가자 갱이차추문 가야.”

실로 매우 불가한 것이 있사오니

다시 이를 추문하심이 옳습니다.”

丞相着急 乃叩頭奏曰

승상착급 내고두주왈

승상이 다급해지자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臣罪萬死無惜 而自古有罪者 有援用功議之規

“신죄만사무석 이자고유죄자 유원용공의지규

“신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죄지은 자는 공의 규칙을 원용함에 있으니

臣猥仗皇上威德 南服三鎭 西平吐藩 其功亦輕矣

신외장황상위덕 남복삼진 서평토번 기공역경의

신은 외람되이 황상의 위덕에 의지하여

남으로 삼진을 복종시키고 서족으로 토번을 평정하였으나

그 공로 또한 가볍지만

伏願娘娘以功贖罪.”

복원낭낭이공속죄.”

엎드려 비옵나니 마마께서는 그 공로로 속죄하소서.”

太后大笑曰 “楊郞眞社稷臣也 我豈以女婿待之?”

태후대소왈 “양랑진사직신야 아기이여서대지?”

태후가 크게 웃었다.

“양랑은 진실로 사직지신이니

내 어찌 사위로만 접대하리오?”

仍命整冠上殿.

잉명정관상전.

이에 의관을 정재하고 전각에 오르게 했다.

越王又奏曰 “少游功大 雖難加罪

월왕우주왈 “소유공대 수난가죄

월왕이 또 아뢰었다.

“소유의 공로가 커서 죄를 더하기는 여려울지라도

國法亦嚴 不可全釋 宜用酒罰.”

국법역엄 불가전석 의용주벌.”

국법이 또한 엄격하니 온전히 사면함은 불가합니다.

마땅히 벌주를 내려야 합니다.”

太后笑而許之 宮女擎進白玉小盃.

태후소이허지 궁녀경진백옥소배.

태후가 웃으며 허락했다.

궁녀가 작은 백옥잔을 들어 바쳤다.

越王曰 “丞相酒量 本來如鯨

월왕왈 “승상주량 본래여경

월왕이 말했다.

“승상의 주량이 본래 고래이옵고

罪名亦重 安用小盃?”

죄명역중 안용소배?”

죄명 또한 무거운데

어찌 작은 잔을 사용하리오?”

自擇能容一斗金屈卮 滿酌淸冽酒而授之.

자택능용일두금굴치 만작청렬주이수지.

스스로 한 말들이 금굴치잔을 선택하여

진한 술을 잔에 가득 부어 주었다.

丞相酒戶雖寬 連飮累斗 安不得醉乎?

승상주호수관 연음누두 안부득취호?

승상이 주량이 비록 크지만

연달아 여러 말을 마시니 어찌 능히 취하지 않으리오?

乃叩頭奏曰 “牽牛以過眷織女 被譴於聘岳

내고두주왈 “견우이과권직녀 피견어빙악

승상은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견우가 직녀를 지나치게 사랑하여 빙부에게 견책을 당했고

少游以畜妾於家中 被岳母之罰 爲天王家女婿誠難矣!

소유이축첩어가중 피악모지벌 위천왕가녀서성난의!

소유는 집안에 축첩했다가 빙모의 벌을 받았으니

황실의 사위되기 진실로 어렵습니다.

臣大醉 請退去矣.”

신대취 청퇴거의.”

“신은 크게 취하여 물러나기를 청합니다.”

仍欲起立 輒頹仆於席上

잉욕기립 첩퇴부어석상

일어서다가 문득 자리에 넘어지니

太后大笑 命宮女扶送於殿門之外

태후대소 명궁녀부송어전문지외

태후가 크게 웃으며 궁녀들에게

전각 문밖으로 부축하여 배송하게 했다.

謂兩公主曰 “楊郞必爲酒所困 有不平之氣

위양공주왈 “양랑필위주소곤 유불평지기

두 공주에게 말했다.

“양랑이 반드시 술에 피곤해져 불평한 기운이 있으리니

汝等卽隨去 解衣而安其身 進茶而解其渴.”

여등즉수거 해의이안기신 진다이해기갈.”

너희들은 곧 따라가 옷을 벗기고 그 몸을 편안케 하여

차를 바쳐 그 갈증을 해결하라.”

兩公主笑曰

양공주소왈

“雖無小女等兩人 解衣進茶之人 不患不足矣.”

“수무소녀등양인 해의진다지인 불환부족의.”

두 공주도 웃었다.

“비록 소녀 두 사람이 없더라도 옷을 벗기고 차를 바칠 사람이

부족함을 걱정하지 마소서.”

太后曰 “雖然 婦女之道不可廢矣.”

태후왈 “수연 부녀지도불가폐의.”

태후가 말했다.

“비록 그러하나 부녀의 도리는 폐할 수 없다.”

兩公主承命 卽隨丞相而去.

양공주승명 즉수승상이거.

두 공주는 명을 받아 곧 승상을 따라갔다.

大夫人張燈堂上 方待丞相 見丞相大醉 問曰

대부인장등당상 방대승상 견승상대취 문왈

대부인이 당 위에 들을 밝히고 방금 승상을 기다리다가

승상이 대취함을 보고 물었다.

“前日雖有宣醞之命 不曾一醉矣 今何過醉也?”

“전일수유선온지명 부증일취의 금하과취야?”

“전일에는 술을 내리시는 명이 있더라고

일찍이 한 번도 취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지나치게 취했는고?”

丞相以醉眼睨視公主 久而答曰

승상이취안예시공주 구이답왈

승상은 취한 눈으로 공주를 옆눈질하다가

한참만에 대답했다.

“公主兄越王 訴訐於太后 勅成小子之罪

“공주형월왕 소알어태후 칙성소자지죄

“공주 오라비 월왕이 태후에게 참소하여

소자의 죄를 만들게 했습니다.

小子將滔於不測 以兒子善爲辭說 僅得淸脫

소자장도어불측 이아자선위사설 근득청탈

소자가 장차 불측한 데 빠져 제가 말을 잘하여

겨우 벗어났습니다.

越王必欲加罪於小子

월왕필욕가죄어소자

월왕은 반드시 소자에게 죄를 덮씌우고자 하여

挑於太后 以毒酒罰之 小子若無酒量 幾乎死矣.

도어태후 이독주벌지 소자약무주량 기호사의.

태후에게 도발하여 독주로 벌하게 하시니

소자가 주량이 없었으면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此雖越王含憾於樂原之見屈 必欲報復

차수월왕함감어낙원지견굴 필욕보복

이는 비록 월왕이 평원의 잔치에서 굴욕당한 데 유감을 품고

반드시 보복하고자 한데다가

而亦蘭陽猜我姬妾之太多 乃生妬忌之心 與其兄挾謨

이역난양시아희첩지태다 내생투기지심 여기형협모

또한 난양공주도 나에게 희첩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시기하고

투기하는 마음을 내어 그 오라비와 모의하여

而必欲困我也.

이필욕곤아야.

반드시 나를 곤욕스럽게 하고자 했습니다.

平日仁厚之心 不可恃矣

평일인후지심 불가시의

평일의 인후한 마음은 믿을 수 없사오니

伏望母親以一盃酒罰蘭陽 爲小子雪憤.”

복망모친이일배주벌난양 위소자설분.”

엎드려 바라옵건대 모친께서는 한 잔 술로 난양공주를 벌하여

소자의 설분을 하여 주소서.”

柳夫人大笑曰 ‘蘭陽之罪 本不分明 且不能飮一勺之酒;

류부인대소왈 ‘난양지죄 본불분명 차불능음일작지주;

유부인이 크게 웃었다.

“난양의 죄가 본디 분명치 않은데다

또한 한 국자의 술도 마실 수 없으니

汝必欲使我罰之 以茶代酒 可也.”

여필욕사아벌지 이다대주 가야.”

네가 나에게 그녀를 벌주게 하고자 한다면

차로 술을 대신함이 옳으리라.”

丞相曰 “小子必欲以酒罰之.”

승상왈 “소자필욕이주벌지.”

승상이 대꾸했다.

“소자는 반드시 술로 벌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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