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회, 439/ [한문 임명덕본]

柳夫人笑曰 “公主若不飮罰酒 則醉客之心必不解矣.”

류부인소왈 “공주약불음벌주 즉취객지심필불해의.”

유부인이 웃었다.

“공주가 벌주를 마시지 않는다면

취객의 마음이 풀리지 않으리라.”

使侍女送罰酒於蘭陽公主 執觴欲飮 丞相忽然生疑

사시녀송벌주어난양공주 집상욕음 승상홀연생의

시녀로 하여금 난양공주에게 벌주를 보내게 하니

술잔을 잡고 마시려하자 승상은 문득 의심이 생겨

欲奪其盃而嘗之 蘭陽急投於席上

욕탈기배이상지 난양급투어석상

잔을 빼앗아 맛보고자 하니

난양은 급히 자리에 술잔을 내던졌다.

丞相以指濡盞底餘瀝 吸而嘗之 乃沙糖汁也.

승상이지유잔저여력 흡이상지 내사당즙야.

승상이 손가락을 잔 밑바닥 찌거기에 적셔 빨아먹어보니

곧 사탕즙이었다.

丞相曰 승상왈

“太后娘娘若以沙糖水罰小子 則母親亦當以沙糖水罰蘭陽

“태후낭낭약이사당수벌소자 즉모친역당이사당수벌난양

승상이 말했다.

“태후마마께서 상물로 소자를 벌했다면

모친도 또한 응당 사탕물로 난양을 벌하시려니와

而小子所飮者酒也 蘭陽安得獨飮沙糖水乎?”

이소자소음자주야 난양안득독음사당수호?”

소자가 마신 것이 술인데

난양은 어찌 홀로 사탕물을 마실 수 있습니까?”

招侍女曰 “持酒樽而來.”

초시녀왈 “지주준이래.”

승상은 시녀를 불렀다.

“술병을 가져오너라.”

自酌一盃而送之 公主不得已盡飮

자작일배이송지 공주부득이진음

한 잔을 따루어 보내니

공주는 부득이하여 다 마셨다.

丞相又告於夫人曰

승상우고어부인왈

승상은 또 모부인께 고했다.

“勸太后而罰臣者雖蘭陽 鄭氏亦與其謨

“권태후이벌신자수난양 정씨역여기모

“태후를 권하여 신에게 벌주를 내리게 한 자는 비록 난양일지라도

정씨 또한 그 모의에 참여하였습니다.

故在太后座前 見兒子受困 目蘭陽而笑之 其心不可測矣

고재태후좌전 견아자수곤 목난양이소지 기심불가측의

태후 자리 앞에서 제가 곤욕 당함을 보고

난양과 눈을 맞춰 웃었으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願母親又罰鄭氏.”

원모친우벌정씨.”

원컨대 모친께서는 또한 정씨도 벌하소서.”

夫人大笑 又以罰盃送於鄭氏 鄭氏離座而飮.

부인대소 우이벌배송어정씨 정씨이좌이음.

유부인은 크게 웃고,

또한 벌주를 정씨에게 보내니

정씨는 자리를 옮겨 마셨다.

夫人曰 “太后娘娘罰少游 因少游姬妾

부인왈 “태후낭낭벌소유 인소유희첩

유부인이 말했다.

“태후마마께서 소유를 벌하심은 소유의 희첩들 때문인데

而今主母兩人 皆飮罰酒 姬妾等安得晏然乎?”

이금주모양인 개음벌주 희첩등안득안연호?”

이제 주모 두 사람이 모두 벌주를 마셨으니

희첩들도 어찌 편안할 수 있으리오?”

丞相曰 “越王樂原之會 盖爲鬪色 而鴻月烟波四人

승상왈 “월왕낙원지회 개위투색 이홍월연파사인

승상이 말했다.

“월왕의 낙유원 모임은 대개 미색을 다투었는데

경홍, 섬월, 요연, 능파 네 사람은

以小擊衆 以弱敵强 一戰樹勳 先奏捷書

이소격중 이약적강 일전수훈 선주첩서

소수로 무리를 격파하고 약자로서 강적을 대적하여

일전에 공훈을 세워 먼저 승전보를 알리게 하여

致令越王懷感 仍使小子受罰 此四人可罰也.

치령월왕회감 잉사소자수벌 차사인가벌야.

월왕으로 하여금 유감을 품게 하는 데 이르러

소자에게 벌을 받게 하였으니

이 네 사람은 벌해야 합니다.”

柳夫人曰 “勝戰者亦有罰乎? 醉客之言可笑.”

류부인왈 “승전자역유벌호? 취객지언가소.”

우부인이 말했다.

“전쟁에 이긴 자 또한 벌함이 있는가?

취객의 말이 가소롭도다.”

卽招四人 各罰一盃 四人飮畢

즉초사인 각벌일배 사인음필

곧 네 사람을 불러 일 배로 벌하고

네 사람이 음주를 마쳤다.

鴻月兩人 跪奏於柳夫人曰

홍월양인 궤주어유부인왈

경홍 섬월 두 사람이 꿇어앉아 유부인에게 말했다.

“太后娘娘之罰 丞相實責姬妾之多 非爲樂遊原之勝也

“태후낭낭지벌 승상실책희첩지다 비위낙유원지승야

“태후마마께서 벌하심은 실로 승상이 희첩이 많은 걸 책망함이지

낙유원의 승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彼烟波兩人 尙未奉丞相寢席

피연파양인 상미봉승상침석

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은

아직 승상의 잠자리를 받든 적이 없는데도

而與妾同飮罰酒 不亦寃枉乎?

이여첩동음벌주 불역원왕호?

첩들과 함께 벌주를 마셨으니

또한 억울함이 없으리까?

賈孺人奉櫛於丞相 如彼之久

가유인봉즐어승상 여피지구

가춘운 유인은 승상을 모심이 저렇듯 오래고

受恩於丞相 如彼之專

수은어승상 여피지전

승상에게 은혜를 받음이 저렇듯 오로지하는데도

而且不參樂原之會 獨免此罰 下情皆菀抑矣.”

이차불삼락원지회 독면차벌 하정개울억의.”

또한 낙유원의 모임에 불참하여 홀로 이 벌을 면하였으니

아랫것들 심정이 모두 억울합니다.”

柳夫人曰 “汝輩之言是也.”

유부인왈 “여배지언시야.”

유부인이 말했다.

“너희들 말이 옳도다.”

以一大盃罰春雲 春娘含笑而飮.

이일대배벌춘운 춘낭함소이음.

큰 술잔으로 춘운을 벌하시니

춘랑이 웃음을 머금고 마셨다.

此時諸人皆飮罰盃 座中頗覺紛紜

차시제인개음벌배 좌중파각분운

이때 모든 이가 모두 벌주를 마셔

좌중이 자못 어수선했다.

蘭陽公主被困於酒 不堪其苦

난양공주피곤어주 불감기고

난양공주는 술에 피곤해져

그 고통을 감내하지 못했으나

而惟秦淑人端坐座隅 不言不笑.

이유진숙인단좌좌우 불언불소.

진 숙인은 자리 한 모퉁이에 단정히 앉아

말도 없고 웃지도 않았다.

丞相曰 “秦氏獨醒 窃笑醉客之癲狂 亦不可不罰.”

승상왈 “진씨독성 절소취객지전광 역불가불벌.”

승상이 말했다.

“진씨는 홀로 깨어 취객들의 미친 짓을 몰래 비웃었으니

또한 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滿酌一盃而傳之 秦氏亦笑而飮之.

만작일배이전지 진씨역소이음지.

한 잔 가득 부어 전하니 진씨 또한 웃으며 마셨다.

柳夫人問於公主曰

유부인문어공주왈

유부인이 공주에게 물었다.

“公主素不飮酒 酒後之氣如何?”

“공주소불음주 주후지기여하?”

“공주는 평소 술을 마시지 못하는데

술 마신 후의 기분이 어떠한가?”

答曰 “頭疼正苦矣!”

답왈 “두동정고의!”

공주가 대답했다.

“두통이 정말 괴롭습니다.”

柳夫人使秦氏扶歸寢房 仍使春雲酌酒而來

유부인사진씨부귀침방 잉사춘운작주이래

유부인은 진씨에게 침방으로 부축하여 가게 하고

춘운에게 술을 따뤄 가져오게 하고는

把盃而言曰

파배이언왈

잔을 잡고 말했다.

“吾之兩婦 女中之聖也 吾每恐損福矣

“오지양부 여중지성야 오매공손복의

나의 두 자부는 영중의 성인이니

나는 매양 복을 잃을까 두렵도다.

少游酗酒使狂 至令公主不寧

소유후주사광 지령공주불녕

소유가 주정에 미치게 되어

공주를 불편하게 한 데 이르렀으니

太后娘娘苦聞之 則必過慮矣

태후낭낭고문지 즉필과려의

태후마마께서 괴로이 이 말을 들으시면

반드시 지나치게 염려하실 것이다.

老身不能敎誨兒子 有此妄擧

노신불능교회아자 유차망거

늙은 몸이 아이를 잘못 가르쳐

이러한 망동이 있었으니

老身亦不可無罪 吾以此盃自罰矣.”

노신역불가무죄 오이차배자벌의.”

이 늙은 몸도 죄가 없을 수 없다.

나도 이 술잔으로 스스로를 벌하리라.”

/440.

盡飮之 丞相惶恐 跪告曰

진음지 승상황공 궤고왈

다 마시고 나니 승상은 황공하여 꿇어앉아 고했다.

“母親因兒子狂悖 有此自罰之敎

“모친인아자광패 유차자벌지교

“모친이 아들의 광패함으로 인해서

이처럼 스스로를 벌하시는 가르침을 주시니

兒子之罪 豈當笞而止哉?”

아자지죄 기당태이지재?”

아들의 죄가 어찌 볼기를 치는 데 그치겠습니까?“

使驚鴻滿酌一大椀而來 執臺而跪曰

사경홍만작일대완이래 집대이궤왈

경홍으로 하여금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오게 하고

대를 붙잡고 꿇어앉아 아뢰었다.

“少游不從母親之敎令 未免眙憂於母親 謹飮罰酒矣.”

“소유부종모친지교령 미면이우어모친 근음벌주의.”

“소유가 모친의 교훈을 따르지 못하와

모친께 걱정 끼침을 면치 못하였사오니

삼가 이 벌주를 마시겠습니다.”

盡吸大醉 不能定坐 而欲向凝香閣 以手指之

진흡대취 불능정좌 이욕향응향각 이수지지

다 마시고 대취하여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응향각으로 향하고자 하여 손으로 가리키니

大夫人使春雲扶而往之.

대부인사춘운부이왕지.

대부인이 춘운으로 부축하여 가게 했다.

春雲曰 “賤妾不敢陪往矣.

춘운왈 “천첩불감배왕의.

춘운이 말했다.

“천첩은 감히 모시고 갈 수 없습니다.

桂娘子狄娘子妬小妾專寵矣.”

계낭자적낭자투소첩전총의.”

계낭자 적낭자가 소첩을 질투하여

총애를 오로지한다고 합니다.”

仍囑蟾月兩娘 使之扶去 蟾月曰

잉촉섬월양낭 사지부거 섬월왈

이에 섬월 등 두 낭자에게 부촉하여

그를 부축해 가게 하니 섬월이 말했다.

“春娘子因吾一言而不去 妾尤有嫌矣.”

“춘낭자인오일언이불거 첩우유혐의.”

“춘운 낭자가 나의 한 마디 말을 트집잡아 가지 아니하니

첩은 더욱 거리낌이 있습니다.”

驚鴻笑而起 扶携丞相而去 諸人乃散.

경홍소이기 부휴승상이거 제인내산.

경홍이 웃으며 일어나 승상을 부축하여 가니

모든 사람들이 흩어졌다.

丞相以烟波兩人 性愛山水 花園中有一畝芳溏

승상이연파양인 성애산수 화원중유일무방당

승상은 요연과 능파 두 사람이 성품이 산수를 사량하여

화원 중에 향기로운 연못 하나를 두었다.

淸若江湖 池中有彩閣 名曰映蛾樓 使凌波居之;

청약강호 지중유채각 명왈영아루 사능파거지;

맑기가 강호 같은데 못 안에는 채색 누각이 있어

이름을 영아루라 하고 백릉파를 거기에 거처케 했다.

池之南有假山 尖峰斵玉

지지남유가산 첨봉착옥

연못 남쪽에는 조성한 산이 있어

뾰죽한 봉우리가 옥을 깎은 듯하고

重壁積鐵 老松陰密 瘦竹影疎

중벽적철 노송음밀 수죽영소

중첩한 석벽은 철을 쌓은 듯하고

노송의 그늘이 그윽하고

쭈뼛한 대나무는 성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中有一亭 名曰氷雪軒 使裊烟居之

중유일정 명왈빙설헌 사뇨연거지

그중에 한 정자가 잇어 이름을 빙설헌이라 하고

요연으로 하여금 그곳에 거처케 했다.

諸夫人及衆娘子 遊花園之時 則兩人爲山中主人矣.

제부인급중낭자 유화원지시 즉양인위산중주인의.

두 부인과 여러 낭자들이 화원에서 놀 때면

두 여인은 산중의 주인이 되었다.

諸夫人從容謂凌波曰

제부인종용위능파왈

두 부인이 조용히 능파에게 말했다.

“娘子神通變化 可得一觀乎?”

“낭자신통변화 가득일관호?”

“낭자의 신통한 변화를 한 번 볼 수 있겠는가?”

凌波對曰 “此賤妾前身之事

능파대왈 “차천첩전신지사

능파가 대꾸했다.

“이것은 천첩의 전신의 일이옵고

妾乘天地之運 借造化之力

첩승천지지운 차조화지력

첩이 천지의 기운을 타고

조화의 힘을 빌어

盡脫前身 幻受人形

진탈전신 환수인형

전신을 다 벗고 환생하여 사람의 모습을 받아

所脫鱗甲 堆積如山

소탈린갑 퇴적여산

벗어놓은 껍질과 비늘이 퇴적함이 산 같으며

雀變爲蛤之後 豈有兩翼 可以翶翔乎?”

작변위합지후 기유양익 가이고상호?”

참새가 변화하여 조개가 된 후에

어찌 두 날개가 남아 있어 날 수 있으리오?”

諸夫人曰 “理固然矣.”

제부인왈 “리고연의.”

두 부인이 말했다.

“이치가 진실로 그러하도다.”

裊烟雖時時舞劍於大夫人及丞相兩公主前

뇨연수시시무검어대부인급승상양공주전

요연이 비록 때때로

대부인과 승상의 두 공주 앞에서 검무를 추어

以供一時之玩 而亦不肯頻舞曰

이공일시지완 이역불긍빈무왈

한때의 구경거리를 제공하나

또한 자주 춤추는 건 좋아하지 않았다.

“當時雖借劍術 以逢丞相

“당시수차검술 이봉승상

“당시에는 검술을 빌어 승상을 만났을지라도

而殺伐之戱 原非當時所可見也.”

이살벌지희 원비당시소가견야.”

살벌한 놀이여서 원래 당시에 보던 것은 아닙니다.”

此後兩夫人六娘子 相得之樂

차후양부인육낭자 상득지락

이후로 두 부인과 여섯 낭자의

서로 뜻이 맞는 즐거움이란

如魚川泳 而鳥雲飛

여어천영 이조운비

물고기가 시내에서 헤엄치고

새가 구름 따라 날듯이

相隨相依 如箎如塤.

상수상의 여호여훈.

서로 따르고 서로 의지하여

긴 대 같고 질나발 같았다.[형제 같았다.]

丞相恩情 彼此均一

승상은정 피차균일

승상의 은정이 피차에 균일하여

此雖諸人盛德 能致一家之和

차수제인성덕 능치일가지화

이것은 여러 사람들의 훌륭한 덕이

한 가정의 화목을 이룰 수 있었을지라도

而盖當初九人 在南岳時 其發願如此故也.

이개당초구인 재남악시 기발원여차고야.

대개 당초에 아홉 사람이 남악에 있을 때에

그 발원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一日兩公主相議曰

일일양공주상의왈

하루는 두 공주가 상의했다.

“古之人娣妹諸人 婚嫁於一國之內

“고지인제매제인 혼가어일국지내

“옛 사람들은 자매 여러 사람이

한 나라 안에 시집가서

或有爲人妻者 或有爲人妾者

혹유위인처자 혹유위인첩자

혹은 남의 아내가 된 자도 있고

혹은 남의 첩이 된 자도 있었는데

而今吾二妻六妾 義逾骨肉 情同娣妹

이금오이처육첩 의유골육 정동제매

이제 우리 이처육첩은

의리가 골육보다 더하고 정의가 자매 같으니

其中或有從外國而來者 豈非天之所命乎?

기중혹유종외국이래자 기비천지소명호?

그 중에 혹 외국에서 온자가 있을지라도

어찌 하늘이 명한 바가 아니리오?

身姓之不同 位次之不齊 有不足拘也

신성지부동 위차지부제 유부족구야

출신 성씨가 다르고 위차가 가지런하지 않더라도

當結爲兄弟 以弟妹稱之可也.”

당결위형제 이제매칭지가야.”

족히 구애됨은 없으니

마땅히 형제를 맺어 자매로 호칭함이 옳도다.”

以此意 言於六娘子 六娘子皆力辭

이차의 언어육낭자 육낭자개력사

이 뜻을 육낭자에게 말하니

여섯 낭자는 모두 사양했다.

春雲鴻月 尤落落不應.

춘운홍월 우낙락불응.

춘운과 경홍, 섬월이 더욱 묵묵히 불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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