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441. [한문 임명덕본]

鄭夫人曰 “劉關張三人 君臣也 終不廢兄弟之義

정부인왈 “류관장삼인 군신야 종불폐형제지의

정부인이 달래었다.

“유비, 관우, 장비는 군신관계였지만

끝내 형제의 의리를 폐하지 않았다.

我與春娘 自是閨中管鮑之交也

아여춘낭 자시규중관포지교야

나와 춘운은 규중 시절부터 관포지교로

爲兄爲弟 何不可之有?

위형위제 하불가지유?

형제 같았는데

어찌 불가함이 있으리오?”

世尊之妻 東家之女 尊卑絶矣 貞淫別矣!

세존지처 동가지녀 존비절의 정음별의!

세존의 아내와 동가녀 마등가*는

존비가 다르고 정절과 음행도 달랐다.

*마등가:아난존자를 고행에 빠뜨린 여인.

同爲大釋之弟子 終得上乘之正果

동위대석지제자 종득상승지정과

함께 위대한 석가의 제자가 되어

끝내 상승의 정과를 얻었다.

厥初微賤 何關於畢竟之成就乎”

궐초미천 하관어필경지성취호”

처음의 비천함이

필경의 성취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兩公主遂與六娘子 詣宮中所藏觀音畵像之前

양공주수여육낭자 예궁중소장관음화상지전

두 공주는 드디어 여섯 낭자와

궁중에 소장한 관음보살 화상 앞에 나아가

焚香展(결) 作誓文而告之 其文曰:

분향전(결) 작서문이고지 기문왈:

분향 재배하고 서약문을 지어 고했다.

서약문은 다음과 같다.

維年月日

유년월일

모년모월모일

弟子

제자

불제자

瓊貝鄭氏, 簫和李氏,

경패정씨, 소화이씨,

彩鳳秦氏, 春雲賈氏, 蟾月桂氏,

채봉진씨, 춘운가씨, 섬월계씨,

驚鴻狄氏, 裊烟沈氏, 凌波白氏,

경홍적씨, 뇨연심씨, 능파백씨는

越宿齋沐 謹告于南海大師之前

월숙재목 근고우남해대사지전

목욕재계하고 삼가 남해 관음보살 앞에 아뢰나이다.

世之人 或有以四海之人而爲兄弟者

세지인 혹유이사해지인이위형제자

세상 사람들, 혹은 사해의 사람들은

형제가 된다고 하니

何則以氣味之合也?

하칙이기미지합야?

왜냐하면 기미가 합치되기 때문이다.

或有以天倫之親而爲路人者

혹유이천륜지친이위로인자

혹은 천륜의 친함으로

길가는 나그네와 같다고 하는 자도 있으니

何則以其情志之乖也?

하칙이기정지지괴야?

왜냐하면 그 정과 뜻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弟子八人等 始雖各生於南北 散處於東西.

제자팔인등 시수각생어남북 산처어동서.

제자 팔인 등은 처음에 각기 남과 북에서 태어나고

동과 서로 흩어져 살았으나

而及長 同事一人 同居一室

이급장 동사일인 동거일실

장성해서는 함께 한 사람을 섬기며 함께 기거하여

氣相合也 義相孚也

기상합야 의상부야

지기가 상합하고 정의가 상통합니다.

比之於物 一樹之花 爲風雨所撼

비지어물 일수지화 위풍우소감

이를 사물에 비유하면

한 가지의 꽃이 풍우에 흔들려

或落於宮殿 或飄於閨閣

혹낙어궁전 혹표어규각

혹은 궁전에 떨어지고 혹은 규각에 날리고

或墜於陌上 或飛於山中

혹추어맥상 혹비어산중

혹은 밭두렁에 떨어지고 혹은 산중에 날리고

或隨溪流 而達於江湖

혹수계류 이달어강호

혹은 시냇물의 흐름을 따르다가 강호에 도달합니다.

然言其本 則同一根也 惟其同根也.

연언기본 칙동일근야 유기동근야.

그러나 그 근본을 말하면 동일한 뿌리이고

오직 같은 뿌리임에랴.

故花木無心之物

고화목무심지물

그러므로 꽃나무 같은 무심한 사물도

而其始也 同開於枝

이기시야 동개어지

처음에는 가지에서 같이 피어났다가

其終也 同歸於地;

기종야 동귀어지;

마침내는 지상으로 함께 돌아갑니다.

人之所同受者 亦也 一氣而已

인지소동수자 역야 일기이이

사람에 있어 같이 받은 것 또한 한 기운일 뿐이니

則氣之散也 豈不同歸於一處乎?

칙기지산야 기부동귀어일처호?

기운이 흩어지면

어찌 한 곳에 함께 돌아가지 않으리오?

古今遼濶 而生幷一時

고금료활 이생병일시

고금이 아득하고 넓지만

한 시기를 같이하여 태어나고

四海廣大 而居同一室

사해광대 이거동일실

사해가 광대하지만 동일한 집에 거주하니

此實前生之宿緣 人生之幸會

차실전생지숙연 인생지행회

이는 실로 전생의 오랜 인연이요

인생의 다행한 기회입니다.

是以弟子等八人 同約同盟 結爲兄弟

시이제자등팔인 동약동맹 결위형제

이러므로 제자 등 팔인은

함께 약속하고 동맹하여 형제의 의리를 맺고

一吉一凶 一生一死

일길일흉 일생일사

길흉과 생사를 한 가지로 하여

必欲與之 相隨而不相離也.

필욕여지 상수이불상리야.

반드시 상대와 서로 따르고

서로 헤어지지 않고자 합니다.

八人中 苟有懷異心 而背矢言者

팔인중 구유회이심 이배시언자

팔인 중에 굳이 다른 마음을 품고

약속을 저버리는 자가 있으면

則天必殛之 神必忌之

칙천필극지 신필기지

하늘이 반드시 죽이시고

신이 반드시 그를 기탄할 것입니다.

伏望大師 降福消災

복망대사 강복소재

엎드려 바라옵건대 관음보살님께서는

복락을 내리시고 재앙을 소멸시키시어

以佑妾等 使百年之後 同歸於極樂世界 幸甚.

이우첩등 사백년지후 동귀어극락세계 행심.

첩들을 도우시사 백년 후에

극락세계에 함게 돌아가게 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此後六娘子 雖自守名分 不敢以兄弟稱號

차후육낭자 수자수명분 불감이형제칭호

이후로 여섯 낭자는 스스로 명분을 지켜

형제로 칭호하지 않을지라도

而兩夫人以妹子呼之 恩愛愈密矣.

이양부인이매자호지 은애유밀의.

두 부인이 자매로 불러

은애가 더욱 친밀하였다.

八人皆各有子女

팔인개각유자녀

팔인은 모두 각기 자녀를 두었는데

兩夫人及春雲, 裊烟, 蟾月, 驚鴻生男子

양부인급춘운, 뇨연, 섬월, 경홍생남자

두 부인과 춘운, 뇨연, 섬월, 경홍은 아들을 낳았고

彩鳳, 凌波皆生女子

채봉, 능파개생여자

채봉과 능파는 모두 딸을 낳았는데

而未嘗見産育之慘 此亦與凡人殊也.

이미상견산육지참 차역여범인수야.

출산과 양육 중에 비참한 일도 없었으니

이 점 또한 범인과 달랐다.

時天下昇平 民安物阜

시천하승평 민안물부

이 때는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평안하고 물산이 풍부하여

廟堂之上 無一事可規劃者.

묘당지상 무일사가규획자.

묘당에서는 한 가지 일도 규제하고 계획할 것이 없었다.

丞相出 則陪聖天子 遊獵於上苑

승상출 칙배성천자 유렵어상원

승상은 출근하면 성천자를 모시고

상림원에서 사냥하고

入則奉大夫人 讌樂於北堂

입칙봉대부인 연락어북당

집에 들어오면 대부인을 모시고

북당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僛僛舞袖 任它光陰之流邁

기기무수 임타광음지류매

너훌너훌 춤추는 소매 속에 세월의 흐름을 맡기고

嘈嘈急絃 催却春秋之代謝

조조급현 최각춘추지대사

조잘대는 듯한 급한 현악기 가락은 춘추의 대사를 재촉했다.

丞相躡沙堤 而執匀衡者 已累十年

승상섭사제 이집균형자 이누십년

승상은 모래 언덕에 올라 나라의 균형을 잡은 지

이미 누십 년이었다.

亨萬鍾之富 盡三牲之養

형만종지부 진삼생지양

만종의 부를 누리고

삼생의 봉양을 다했다.

泰極否室 天道之恒

태극부실 천도지항

태극부실은 천도의 항규이고

興盡悲來 人事之常也.

흥진비래 인사지상야.

흥진비래는 인생의 상도(常道)였다.

柳夫人以天年終 壽九十九矣

유부인이천년종 수구십구의

유부인은 천수를 마치니 수가 99세였다.

丞相哀毁逾禮 幾乎滅性

승상애훼유례 기호멸성

승상의 슬퍼 몸을 상함은 예를 지나쳐

거의 본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兩殿憂之 遣中使 勉諭節哀 以王后禮葬之.

양전우지 견중사 면유절애 이왕후례장지.

두 전각에서도 이를 근심하여 중사를 파견하여

절도 있는 애도를 힘쓰도록 깨우치고

왕후의 예절로 장례했다.

鄭司徒夫妻 亦得上壽而終.

정사도부처 역득상수이종.

정사도 부부 또한 상수를 누리고 임종했다.

丞相悲悼之情 不下於柳夫人矣.

승상비도지정 불하어유부인의.

승상의 비통해하고 애도하는 정은

유부인보다 못지 않았다.

丞相六男二女 皆有父母標致

승상육남이녀 개유부모표치

승상의 육남이녀는 모두 부모를 닮아

玉樹芝蘭 幷耀於門闌

옥수지란 병요어문란

옥수와 지란 같은 모습이 모두 문중에 빛났다.

第一子名大卿 鄭夫人出也 爲吏部尙書;

제일자명대경 정부인출야 위이부상서;

제일자 대경은 정부인 출생인데 이부상서가 되었다;

第二子名次卿 狄氏出也 爲京兆尹;

제이자명차경 적씨출야 위경조윤;

제이자 차경은 적씨 출생인데 경조윤이 되었다;

第三子名舜卿 賈氏出也 爲御史中丞;

제삼자명순경 가씨출야 위어사중승;

제삼자 순경은 가씨 출생인데 어사중승이 되었다;

第四子名季卿 蘭陽公主出也 爲兵部侍郞;

제사자명계경 난양공주출야 위병부시랑;

제사자 계경은 난양공주 출생인데 병부시랑이 되었다;

第五子名五卿 桂氏出也 爲翰林學士;

제오자명오경 계씨출야 위한림학사;

제오자 오경은 계씨 출생인데 한림학사가 되었다;

第六子名致卿 沈氏出也 年十五 勇力絶倫

제육자명치경 심씨출야 년십오 용력절륜

제육자 치경은 심씨 출생인데

나이 열다섯에 용력이 절륜하여

上大愛之 爲金吾上將軍 將京營軍十萬 宿衛宮禁.

상대애지 위금오상장군 장경영군십만 숙위궁금.

천자께서 매우 사랑하시어 금오상장군을 삼아

군사 십만을 거느리고 궁궐을 숙위했다.

長女名傅丹 秦氏出也 爲越王[王郞]瑘王妃;

장녀명부단 진씨출야 위월왕[왕랑]야왕비;

장녀 부단은 진씨 출생인데 월왕[왕랑]야왕비가 되었다;

次女名永樂 白氏出也 爲皇太子妾 後封婕妤.

차녀명영락 백씨출야 위황태자첩 후봉첩여.

차녀 영락은 백씨 출생인데

황태자 첩이 되었고 후에 첩여에 봉해졌다.

楊丞相以一介書生 遇知己之主 値有爲之時

양승상이일개서생 우지기지주 치유위지시

양승상은 일개 서생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천자를 만나 일하는 시기를 만났다.

武定禍亂 文治太平 功名富貴 與郭汾陽齊名

무정화란 문치태평 공명부귀 여곽분양제명

무공으로 화란을 안정시키고 문치로 태평을 이루어

공명과 부귀가 곽분양과 이름을 나란히 했는데

而汾陽六十爲上將 少游二十出爲大將 入爲丞相

이분양육십위상장 소유이십출위대장 입위승상

곽분양은 육십에 상장군이 되었으나

소유는 이십에 나가서 대장군이 되고 들어와서 승상이 되었다.

久居鼎位 協贊國政 過於汾陽.

구거정위 협찬국정 과어분양.

오랜 동안 삼정승으로 지내며 국정에 협찬했으니

곽분양보다 훌륭했다.

二十四考 上得君心 下協人望

이십사고 상득군심 하협인망

스물넷에 위로는 천자의 마음을 얻고

아래로 인망에 부응하여

坐亨豊亨 豫大之樂

좌형풍형 예대지락

좌형풍형(坐亨豊亨)에 예대지락(豫大之樂)하니

誠歷萬古絶百代 而所未聞也.

성력만고절백대 이소미문야.

참으로 만고 백대에 없는 일이며 듣지 못하던 바였다.

丞相自以盛滿可戒 大名難居

승상자이성만가계 대명난거

승상이 스스로 성하면 쇠하고 가득차면 넘침을 경계하고

큰 이름은 유지하기 어려움을 생각했다.

乃上疏乞退 其疏曰:

내상소걸퇴 기소왈:

이에 상소하여 사퇴하기를 청하니

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丞相魏國公駙馬都尉 臣楊少游謹頓首百拜 上言于皇帝陛下

승상위국공부마도위 신양소유근돈수백배 상언우황제폐하

승상위국공부마도위 신양소유는 삼가 돈수백배하고

황제폐하께 말씀을 올립니다.

臣窃伏以人臣之落地而願者

신절복이인신지낙지이원자

신이 가만히 엎디어 생각하니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원하는 것은

不過曰將相也 曰公侯也

불과왈장상야 왈공후야

장상이라 하고 공후라 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官至將相公侯 則無餘願矣.

관지장상공후 즉무여원의.

벼슬이 장상 공후에 이르면 다른 소원은 없습니다.

父母之爲子而祝者

부모지위자이축자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축원하는 것은

不過曰功名也 曰富貴也

불과왈공명야 왈부귀야

공명이라 하고 부귀라 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身致功名富貴 則無餘望矣.

신치공명부귀 즉무여망의.

몸이 공명 부귀에 이르면 남은 소망은 없습니다.

然則將相公侯之榮 功名富貴之樂

연칙장상공후지영 공명부귀지락

그러하니 장상 공후의 영광과 공명 부귀의 즐거움은

豈非人心之所艶慕 時俗之所爭奪者乎?

기비인심지소염모 시속지소쟁탈자호?

어찌 인심이 흠모하는 바이고

시속이 쟁탈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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