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
物無非彼 物無非是 自彼則不見 自知則知之
故曰 彼出於是 是亦因彼 彼是方生之說也
雖然 方生方死 方死方生 方可方不可 方不可方可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以聖人不由 而照之於天 亦因是也 ―「齊物論」
사물은 어느 것이나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 아닌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적 관점(自彼)에 서면 보지 못하고 주관적 관점(自知)에서만 본다. 그래서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으로부터 말미암는다고 하여 이것을 혜시(惠施)는 ‘저것과 이것의 모순 이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생(生)과 사(死), 사와 생 그리고 가(可)와 불가(不可), 불가와 가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 조건이 되는) 모순 관계에 있다. 가가 있기에 불가가 있고 불가가 있기에 가가 있는 법이다. 그러기에 성인은 특정한 입장에 서지 않고(不由) 하늘에 비추어 본다고 하는 것도 역시 이 때문이다(亦因是也).
본문은 이어집니다만 여기까지만 소개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혜시(惠施)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상대주의적 한계를 깨달아 사물의 한 면만을 보지 말고 하늘에 비추어 보고, 도의 중심[道樞]에서 보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풀이한 내용은 몇 군데 일반적 해석과 다소 달리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만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풀이에 덧붙여 원문을 괄호에 넣어두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른 번역서와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번역은 어디까지나 문법이나 용례에 있어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장자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번역상의 차이가 있는 부분은 원문을 괄호에 넣은 자피(自彼), 자지(自知) 그리고 방(方)에 대한 해석과 불유(不由), 역인시야(亦因是也) 부분입니다. 여러분이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이 예시문은 장자의 상대주의 철학이 압축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물론」에 있는,
‘其分也成也 其成也毁也 凡物無成與毁 復通爲一 唯達者知通爲一’과
기분야성야 기성야훼야 범물무성여훼 복통위일 유달자지통위일
같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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