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李達, 1539~1618(1609?)] 삼당파 시인의 한 분.

90.익지(益之)가 일찍이 ‘낙화(落花)’를 읊기를,

 

惆悵深紅更淺紅 추창심홍갱천홍一時零落小庭中 일시영락소정중不如留著靑苔上 불여유저청태상猶勝風吹西復東 유승풍취서복동

 

슬프다 진분홍에 또 연분홍 한꺼번에 풀풀 날아 작은 뜰에 지는구나 푸른 이끼에 붙어 남는 것만은 못하나 바람 따라 동서로 흩날리는 것보단 낫구나

 

하니, 어의(語意)가 함축되어 있다. 또 감회를 읊은 절구 두 수는 다음과 같다.

 

城闕參差甲第連 성궐참차갑제연五侯歌管沸雲煙 오후가관비운연灞陵橋上騎驢客 파릉교상기려객不獨襄陽孟浩然 불독양양맹호연

 

성궐은 들쑥날쑥 솟을대문 늘어섰는데 오후의 집 풍악소리 하늘 높이 울리는구나 패릉교 위 나귀 탄 나그네 양양땅 맹호연 만은 아니라오

 

둘째 수는 다음과 같다.

 

好爵高官處處逢 호작고관처처봉車如流水馬如龍 거여유수마여룡長安陌上空回首 장안맥상공회수咫尺君門隔九重 지척군문격구중

 

벼슬 높은 고관들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고 수레는 물 흐르듯 말은 용 같네 장안 밭두렁에 부질없이 고개 돌리니 지척인 대궐문 아홉 겹이 가렸구나

 

용나루를 건너며[渡龍津]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秋江水急下龍津 추강수급하용진津吏停舟笑更嗔 진이정주소갱진京洛旅游成底事 경락려유성저사 十年來往布衣人 십년래왕포의인

 

가을이라 강물은 용나루에 급히 내리니 나루의 아전은 배 멈추고 웃었다 성냈다 서울 나들이 그 무슨 소용 십년을 오가도 포의인 것을

 

그 뜻이 몹시 서글프니 참으로 불우한 사람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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