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남로를 따라 파미르 고원까지/카라쿨호수 1
원문http://travel4world.com/winterfr.htm
다음날 아침
타지크족의 중심, 파키스탄을 넘어가는 구경도시, 아름다운 설산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이곳과도 이젠
이별이다. 비록 하룻밤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초원에서 카드놀이를 하며 여유를 부리던 할아버지들, 골목길에서 만난 아이들, 그리고 사진을 보내달라
며 주소를 적어주던 타지크 청년, 예쁘게 웃으며 호기심을 보이던 아가씨들...
이제는 기나긴 귀로에 오른다. 타쉬구르칸에서 카스를 지나 우루무치로 그리고 나의 고향 김천으로....
귀향길에 카라쿨에서 그동안 여행에서 누적된 피로도 풀겸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카스로 가서 고마운
타지크인을 찾아볼 생각이다.
9시 40분 버스는 타쉬구르칸 시내를 벗어나 다시 설산을 바라보며 파미르 고원을 달린다.
구름위로 솟아 오른 설산은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버스는 고개를 힘겹게 오르며 더욱 설산과 가까워진다.
고개를 넘자 버스는 잠시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멈춘다. 무스타크봉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빙하가 금방이라도 아래로 떠밀려 내려올 것만 같다.
11시 10분 카라쿨에서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다. 호수가에 있는 키르키즈인의 파오에 짐을 푼다.
숙박비에 3식이 포함되므로 매우 저렴한 것 같았다.(1박:30元)
늦은 점심을 판미앤으로 때우고 무스타크봉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기위해 말을 타고 달려야 할 초원길을
오토바이에 몸을 의지한 채 위태롭게 달린다. 자갈길을 달릴 때는 여기서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위기감
에 두팔에 힘이 절로 들어가기도 하고 절벽으로 난 길을 달리 때는 차라리 눈을 감는다.
점점 설산이 가까이 보이며 고도도 높아지지만 아직 고산증세는 별로 느끼지 못한다.
가는 길에 야생낙타가 풀을 찾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이웃 마을 아저씨는 양떼들을 몰고 오기도 한다.
점점 설산들이 가까워진다. 무스타크를 등지고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해발 약4500여 미터에 자리한
작은 부락은 주로 양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듯 했다.
파오 주인의 집에 잠시 들러니 양즙을 발효시킨 요구루트를 주는데 그 맛이 너무 시굼하여 많이는 먹지
못할 것 같다. 사람이 귀한 곳이라 모두들 주위에 둘러 앉아 신기한 듯 나의 디카를 구경하고 가방을
만지기도 하는 꼬마 녀석들에게 비상식량인 사탕을 나누어준다.
무스타크를 보고 난후 한가한 오후를 보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것.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
가족이 없다면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돌아갈 곳도 기다리는 사람도 돌아가서 해야 할 일도 없이 혼자 떠돈다면 그것이 과연 행복할까?
7시에 일어나서 타쉬구르칸로를 따라 산책을 하면서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9시 30분에 카라쿨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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