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山鬼(산의 정령)

 

若有人兮山之阿,被薜荔兮帶女羅

旣含睇兮又宜笑,子慕予兮善窈窕

 

누군가 산모퉁이에

벽려 옷에 새삼 덩굴 띠

정겹게 곁눈질하여 웃음 띠는 건

그대 아리따운 모습 좋아함일레.

 

 

 

乘赤豹兮從文狸,辛夷車兮結桂旗

被石蘭兮帶杜衡,折芳馨兮遺所思:

「余處幽篁兮終不見天,路險難兮獨後來」

 

붉은 표범 타고 얼룩 너구리 데리고

백목련 수레에 계수나무 가지 깃발

석란 옷에 두형 띠

향기로운 꽃 꺾어 사랑하는 이에게 드리고 싶어라.

나는 깊은 대숲에 살아 하늘도 보이지 않고

길이 험해 혼자만 늦게 왔노라

 

 

 

表獨立兮山之上,雲容容兮而在下

杳冥冥兮羌晝晦,東風飄兮神靈雨

 

홀로 산 위 에 우뚝 서면

구름이 자욱히 아래로 흐르고

아득한 어둠 속 아아 낮에도 어둡고

동풍을 몰아서 신령이 비를 내리도다.

 

 

 

留靈脩兮憺忘歸,歲旣晏兮孰華予

采三秀兮於山間,石磊磊兮葛蔓蔓

 

영수를 머물게 하여 즐거워 돌아갈 줄 모르네

나이 늙어지면 누가 나를 꽃피울까

산간에서 지초를 캐려해도

돌 첩첩이 쌓이고 칡덩굴 엉겨

 

 

 

怨公子兮悵忘歸,君思我兮不得閒

山中人兮芳杜若,飮石泉兮蔭松柏

君思我兮然疑作

 

그대를 원망하며 섭섭해 돌아갈 줄 모르네

임이 나를 생각해도 틈을 얻기 어려워라

산중에 사는 사람 두약 같이 향기롭고

돌샘물 마시고 송백 그늘에 살아

임이 나를 생각해도 긴가민가 하네.

 

 

 

雷塡塡兮雨冥冥,猿啾啾兮又夜鳴

風颯颯兮木蕭蕭,思公子兮徒離憂

 

천둥 소리 우르르 캄캄하게 내리는 비

원숭이들 떼지어 밤에 울고

쌀쌀한 바람에 나뭇잎 쓸쓸히 떨어지고

그대 생각에 하염없이 시름에 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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