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옥전 鍾玉傳

출처:http://www.kyungnam.ac.kr/%7Estar0104/kita/dicjong.htm

 

《작품명》헌종 4년(1838년) 목태림(睦台林)에 의해 창작된 고전소설로 배비장전 유형의 훼절소설(毁節小說)․세태소설. 5회의 회장체(回章體)로 구성되어 있다.

 

원주목사의 조카 종옥은 독서에만 전념하며 여색을 멀리한다. 목사가 기녀 향란을 시켜 종옥을 유혹하게 하나 종옥은 흔들리지 않는다. 향란의 끈질긴 유혹에 종옥은 결국 그녀와 정을 나누고, 이후 정이 깊어진다. 목사와 향란이 계책을 꾸며 향란이 죽었다고 속이고, 종옥은 슬픔에 잠긴다. 향란이 귀신을 가장하고 나타나 밤마다 종옥과 정을 나누고, 종옥은 자신도 귀신이 된 줄로 착각한다.

 

향란의 권유로 목사의 잔치에 참여한 종옥은, 남들이 자기를 못 보는 줄 알고 함부로 행동하다 망신을 당하고, 자신이 요귀에게 속았음을 탄식한다. 목사가 종옥을 불러 사실을 알리고, 결혼 후에 향란을 첩으로 데리고 살게 한다.

 

이 작품은 일본 동양문고(東洋文庫)에 소장돼 있는 한문 필사본이 유일본(唯一本)인데, 1980년 아세아문화사에서 영인본이 출간되었다. 조선전기 이후 여러 문헌들에 폭넓게 전승되고 있던 남성훼절담이 소설화된 것으로, 동일한 형성과정을 거친 배비장전 유형의 작품들과 기본구조를 같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은 위선적 태도나 호색성이 아니라, 관념적 윤리규범에 매몰된 경직된 삶의 자세이다. 여자를 무조건 기피하는 종옥을 훼절시켜 애정이라는 현실적 욕망에 지배되는 인물로 변신시키고 있음이 이를 말해 준다.

 

여색을 멀리하라는 것은 과도한 탐닉을 경계한 것일 뿐이요, 남녀간의 이끌림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인 만큼, 여자를 무조건 기피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뜻이다. 규범의 본뜻이 잊혀진 채 기계적으로 수용되면서, 일상적 삶을 구속하고 있음이 비판되고 있다.

 

당대 사회에서 가장 엄격히 규범화되어 있던 남녀관계를 문제삼아, 삶을 규범에 예속시키고 있던 조선후기 사회의 경직성에 반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데 이 작품의 의의가 있다.

(이원수)

 

 

[참고문헌]

 

金起東(1975), <鍾玉傳 硏究>, 《東國大論文集》14 / 金鍾澈(1985), <裵裨將傳 類型의 小說硏究>, 《冠嶽語文硏究》10 / 이원수(1986),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文學과言語》7 / 박일용(1988), <조선후기 훼절소설의 변이양상과 그 사회적 의미>, 《韓國學報》51․52 / 余世柱(1990), <朝鮮朝 男性毁節型 小說의 形成과 變異樣相 硏究>, 계명대 박사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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