均如傳에 수록된 향가


[은자주]균여대사의 전기 <균여전>은 100여 년에 걸친 불가(佛家)의 문화유산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 성립부터 기산(起算)하면 중국의 한역을 거쳐 천여 년은 족히 추가되리라.

보현십원가 11수는 均如大師(923-973)의 소작(所作)로 전기(傳記)의 제7장 ⑦歌行化世分에 수록하였다. 崔行歸는 향가를 七言律詩로 번역하고 서문까지 지었는데(983년) 이것이 제8장 ⑧譯歌現德分이다.

그후 고려 문종 29년(1075) 혁연정(赫連挺)은 일곱 장을 추가한 끝에 드디어 균여대사의 전기 均如傳[약칭, 원제:大華嚴首座圓通兩重大師均如傳]을 편찬하였던 것이다. 향가 11수, 한역가 11수, 균여전 등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 우리는 그 전모를 알 수 있으니 어느 분의 노고도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원작이 없었다면 한역가도 없었을 것이요, 한역가가 없었다면 향찰로 표기된 원작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요, 이 두 개의 장이 없다면 균여전의 전기는 승려 한 분의 일대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주의 할 것은 향가라면 으레 신라시대의 노래인데, 여기 보현십원가의 향가 11수는 고려시대의 작품이다.

다음 꼭지에서부터 향가, 한역가, 화엄경 보현행원품을 묶어 한 작품씩 살펴보고자 한다.


[균여전소재 11首]

普賢十願歌(均如大師)

◇普賢菩薩十種願王歌(原題)


(1)균여전의 구성(全九章)

①降誕靈驗分 ②出家請益分 ③姉妹齊賢分

④立義定宗分 ⑤解釋諸章分 ⑥感通神異分

歌行化世分 ⑧譯歌現德分 ⑨感應降魔分


(2)歌行化世分

-均如大師(923-973, 고려 太祖6- 고려 光宗24) 창작은 949-973년으로 추정.

◇普賢十願歌 11수

①禮敬諸佛歌 ②稱讚如來歌 ③廣修供養歌

④懺悔業障歌 ⑤隨喜功德歌 ⑥請轉法輪歌

⑦諸佛住世歌 ⑧常隨佛學歌 ⑨恒順衆生歌

⑩普皆廻向歌 ⑪總結無盡歌


(3)⑧譯歌現德分

-漢詩로 飜譯한 崔行歸의 序(983). 七言律詩.


(4)均如傳[大華嚴首座圓通兩重大師均如傳], 고려 문종 29년(1075) 赫連挺 撰.

[참조]均如(俗姓은 邊氏, 黃州출신,923-973.고려 太祖6- 고려 光宗24)) 향가 11수는 고려시대의 작품. 광종(재위 949-975) 949-973년으로 추정.


[참고]

崔行歸의 序(983)에 나타난 보배로운 말씀들

[第七 歌行化世分者]

師之外學 尤閑於詞腦(意精於詞 故云腦也)

균여대사는 불교 외의 학문으로는 특히 사뇌(지은이의 뜻이 가사에 정밀하게 표현되므로 腦)라 한다)에 익숙하여

依普賢十種願王 著歌一十一章.

보현보살의 열 가지 서원을 바탕으로 노래 11章을 지었다.

其序云

그 서문에 이르기를,

夫詞腦者 世人喜樂之具

“대저 詞腦라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놀고 즐기는 데에 쓰는 도구요

願王者 卄卄(주,菩薩)修行之樞

願王이라 한 것은 보살 수행의 중추이다.

故得涉淺歸深

그러므로 얕은 데를 지나 깊은 데로 갈 수 있고,

從近至遠

가까운 곳으로부터 먼 곳에 이르는 것이니

不憑世道 無引劣根之由

세상의 도구에 의지하지 않고는 劣根을 가진 사람들을 인도할 단서가 없고,

非其陋言 莫現普因之路.

우리말이 아니면 큰 인연을 나타낼 길이 없다.”


[第八 譯歌現德分者] 漢詩를 飜譯한 崔行歸의 序(983).

然而詩搆唐辭 磨琢於五言七字

그러나 漢詩는 중국 글자로 였어서 五言, 七言으로 다듬고,

歌排鄕語 切磋於三句六名

향가는 우리말로 배열해서 三句六名으로 다듬는다.

(…중략…)

八九行之唐序 義廣文豊

8-9행의 한문으로 쓴 서문은 뜻이 넓고 문채가 풍부하며,

十一首之鄕歌 詞淸句麗

11수의 향찰로 쓴 노래는 그 가사가 맑고 곱다.

其爲作也 呼稱詞腦

창작된 것을 사내(詞腦, 東川의 뜻)라 부르니

可欺貞觀之詞

貞觀(唐太宗,627-649) 때의 시를 대단치 않게 생각할 만하고,

精若賦頭

정치(精緻)함은 賦 작품 중 으뜸인 것과 같아서

堪比惠明之賦

육조시대 晉의 惠帝(290-306), 東晉의 明帝(323-325) 때의 賦에 비길만하다.

而唐人見處 於序外以難詳

그러나 중국인이 보면 서문 외에는 자세히 알기 어렵고

鄕士聞時 就歌中而易誦

우리나라 선비들이 들을 적에는 노래에 참가하여 쉽사리 왼다.

皆沾半利 各漏全功.

양쪽 모두 반쪽 이익만 취하고 각기 온전한 성공은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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