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의 다른 블로그인 아래 주소창에 고금소총의 설화 작품을 탑재하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사라져가는 한국설화문학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임을 전제로 한다.그 선행작업으로 사기의 골계열전과 태평한화골계전 서문을 탑재한 바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성원을 바란다.

http://kydong47.blog.me/40200611108

생활상식>고금소총

 

油印本/번역본․골계잡록

 

작품 목록

牧丹奪財1[村談]203/1․1

痴奴護妾2[村談]205/2․2

菁父毒果3[村談]206/3․3

繫頸住持4[村談]207/4․4

鼠入其穴5[村談]209․5

稱医取膿6[村談]210․6

鼻勝於陽7[村談]211․7

陽物有垢8[村談]212

神僧藁俵9[村談]213

鬼棒變怪10[村談]214

  

모란탈재(牧丹奪財)

-기생 모란이 재산을 빼앗다.

 

평양에 기생 모란이 있었다.

재주와 아름다움으로 뽑혀 서울의 기적에 올랐다.

시골의 생원 이서방이란 사람이 나라의 지인(知人)이 되어 취임할 새,

처가집에서 그의 노자와 옷을 화려하게 차려주어,

서울의 객사에 와서 머물렀다.

마침 기생 사는 집과 서로 가깝거늘,

기생이 그의 가진 물건이 많은 것을 보고,

이를 낚기 위하여 이서방 있는 곳에 와서 거짓으로 놀라며 말했다.

『높으신 어른께서 와 계신 줄을 몰랐습니다.』

그녀가 곧 돌아가거늘,

이서방이 몰래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다.

 

어느 날 저녁, 기생은 이서방이 홀로 있는 것을 엿보고

술과 안주를 차려 와서 이생을 위로했다.

『꽃다운 나이에 나그네 생활에 적막하지 않으신지요?

첩의 지아비가 멀리 전장에 나가 여러 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속담에 이르기를, ‘과부가 마땅히 홀아비의 마음을 안다.’고 하였으니,

별로 이상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교태 어린 말로 유혹하자 드디어 간통했다.

이서방이 가진 물건을 다 기생의 집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기생이 매일 아침에 식모를 불러 귀에다 대고 말했다.

『올리는 반찬을 풍성하게 하라.』

이서방이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음에 기버하여,

갖고 있는 자물쇠 꾸러미를 다 기생에게 맡겼다.

 

하루는 기생이 문들 시무룩해서 즐기지 않았다.

이서방이 그녀를 위로했다.

『정분이 점점 식어가느냐? 의식이 모자라느냐?』

『어느 관리는 아무 기생을 사랑하여 금비녀와 비단 옷을 해 주었다 하니,

그 사람이야말로 참말로 기생서방의 자격이 있다 하겠소이다.』

『이는 과히 어렵지 않은 일이니 너의 하고자는 바를 좇으리라.』

하고 패물을 사주었다.

『이렇게 함께 사는 처지에 무엇을 그리 함부로 낭비하시오.』

『재물은 나의 재물이니 무슨 관계fi?』

하며 이서방이 노여워하며 말하는데,

또한 장삿군이 값진 비단을 팔러 왔으며,

이서방이 그 나머지 재물을 가지고 사려고 한즉,

기생이 일부러 제지하여 가로되,

『곱기는 곱지만 입는 데 완급이 있으니, 어쩌리요.』

이서방이 꾸짖었다.

『내가 있으니 걱정이 없느니라.』

 

기생이 일보는 계집으로 더불어 비단을 가지고 밤을 타서 도망했다.

이서방은 등불을 켜고 홀로 앉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새벽에 이르러 해가 높이 떠오르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조반을 짖고자 궤짝을 연즉, 한 푼의 돈도 남겨 두지 않았다.

이에 이서방이 분김에 스스로 죽고자 해 봤으나

이웃 노파가 와서 말했다.

『이는 기생집의 보통 있는 일이니, 그대는 그것을 실로 모르느뇨?

매일 아침에 부엌데기에게 한 은밀한 얘기는 가만히 재물을 뺏고자 함이었고

다른 사람을 칭찬한 것은 낭군으로 하여금 격분케 해서 효과를 보고자 함이었고, 그 나중에 비단을 와서 팔게 한 것은,

밀통했던 간부로 더불어 나머지 재물을 뺏고자 함이오.』

이서방이 심히 분했다.

『만약 그 요귀를 만나기만 하면

한 몽둥이로 때려죽이어 꺼꾸러뜨린 다음

옷과 버선을 벗기리라.』

드디어 교방(敎坊) 길가를 엿보던 중

기생이 그 동무 수십 명을 이끌고 떠들면서 지나갔다.

 

이서방이 막대기를 가지고 앞으로 뛰어나가며 말했다.

『요귀 요귀여,

네가 비록 창녀이긴 하나, 어찌 차마 이와 같은고?

나의 금비녀와 비단 등속을 돌려보내라!』

한즉 기생이 박장대소하여 말했다.

『여러 기생들은 와서 이 어리석은 놈을 보라.

어떤 시러배아들놈들이 기생에게 준 물건을 돌려달란 놈이 있더냐.』

여러 기생들이 앞을 다투어 그 모양을 보고자 하니

이서방이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워 군중 가운데 숨어 피해 달아났다.

이서방이 의지할 데 없이 길가에서 구걸을 하며 얻어먹더니,

비로소 처가에 이른즉, 장모가 노하여 문을 닫고 내쫓았다.

이서방이 스스로 살 수 없어 드디어 동네에서 걸식하거늘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비웃지 않은 자가 없었다.

 

태사공은 논평한다

“심하도다, 미색이 사람을 미옥함이여!

요염한 자태와 아첨하는 말로써

처음에는 아양을 부리고

호리려고 본심을 드러내지 않으며

절약하는 체하더니.

중간에는 기묘한 꾀와 속이는 계책을 써서

사랑을 굳게 하였고,

끝에는 재산을 탈취하려고

이생으로 하여금 믿고 의심하지 않게 하다가

마침내 패망하도록 하였도다.

 

아! 일찍 분별하여 거절하고 멀리하지 못한다면,

남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고?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