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痴奴護妾[村談]205/2․2

 https://kydong77.tistory.com/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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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호첩(癡奴護妾)

-어리석은 종이 첩을 호송하다.

 

어느 선비가 예쁜 첩을 하나 두었는데,

하루는 첩이 친정에 근친가기를 청했다.

선비는 남녀간의 음사(淫事)를 알지 못하는 자를 얻어

첩을 호행하고자 하여

여러 종들을 불러 모았다.

『너희들은 옥문(玉門)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

모두 미소를 지으며 대답치 않았다.

한 어리석은 종놈이 있어,

그는 겉으론 순박한 체하나 속으로 엉큼하여 갑자기 대답했다.

『바로 두 눈썹 사이에 있습지요.』

선비는 그의 무지함을 기뻐하여 곧 첩을 호행하게 했다.

 

첩과 종이 집을 떠나 한 냇가에 이르러

첩은 종으로 하여금 말안장을 풀고 잠깐 쉬게 했다.

어리석은 종은 벌거벗고 개울 속에서 미역을 감거늘,

첩은 종의 양물이 건장함을 보고 희롱했다.

『네 두 다리 사이의 고기 몽둥이는 무슨 물건이냐?』

종놈이 말했다.

『태어날 때 혹부리 같은 살이 점점 뾰죽해지더니

오늘날 이만큼 커졌습니다.』

첩이 말했다.

『나도 또 날 때부터 양다리 사이에

오목함이 점점 커져서 지금은 깊은 구멍이 되었다.

너의 그 뾰죽이와 나의 오목이가 서로 문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드디어 그와 더불어 간통했다.

 

선비는 어리석은 종에게 호송시킨 뒤에도

오히려 의심이 없지 않아 몰래 뒤따라오다가

산꼭대기에 올라 그들이 하는 짓을 보니,

그 첩이 종과 함께 숲속에 가리어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을 새,

선비는 분기가 탱천하여 크게 고함치며 산을 내려오며 말했다.

『방금 무슨 짓을 했느냐?』

종은 속일 수 없게 되자

주머니 속을 더듬어 송곳과 노끈을 꺼내어

몸을 굽혔다 폈다 하며 무엇인가 깁는 시늉을 했다.

선비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종이 울면서 고했다.

『낭자께서 저 끊어진 다리를 건너지 못하시는 고로

소인이 온몸을 받들어 살펴보니 한 곳도 상처가 없었습니다.

오직 배꼽 아래 몇 치쯤에 세로로 한 치가 찢어져 있었는데

그 깊이를 가히 측량할 수 없는지라.

혹시 풍독(風毒)이라도 입으실까 두려워

곧 깁고 꿰매고자 하였습니다.』

 

선비가 기뻐하며 말했다.

『진실한지고, 너의 어리석음이여!

천생의 세로 구멍을 삼가하여 번거롭게 하지 말라.』

 

태사공은 논평한다.

“사람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워

‘아주 간사한 사람은 충신 같고,

큰 사기꾼은 신의가 있는 듯하다.‘고 하더니,

바로 이 종을 두고 이르는 것이로다.

진실로, 선비가 법도로써 가정을 바르게 하고

일찍부터 간사한 사람을 분변하였다면

어리석은 종이 가정을 더럽히고 어지럽게 하는 길이

틀림없이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집안에서 어른으로 아랫사람을 부리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면

경계할 것이 무엇인지를 어찌 알지 못할 리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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