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菁父毒果3[村談]206/3․3

청부독과(菁父毒果)

-무우청 애비와 독이 든 과실

 

충주 야산에 있는 산사의 주지승이 탐욕스럽고 인색함이 비할 데 없었다.

한 사미(沙彌)를 길렀으나 남은 음식도 주지 않았다.

 

그 중은 항상 깊은 산집에 시계가 없어 시간을 알기 어렵다며

닭 몇 마리를 알을 취하여 달걀을 삶아 놓고는

사미승이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혼자서 먹었다.

사미는 짐짓 모르는 듯이 물었다.

『스님께서 먹는 것이 무슨 물건입니까?』

주지가 대답했다.

『무우 뿌리다.』

 

어느 날 주지가 잠을 깨어 사미를 불러 물었다.

『밤이 몇 시쯤 되었냐?』

때마침 새벽 닭이 홰를 치면서 ‘꼬끼오’ 하고 울었다.

 

사미는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며 대답했다.

『이 밤이 벌써 깊어서 무우 아버지가 이미 울었습니다.』

또 동산에 감이 무르익었는데

주지는 감을 따서 광주리 속에 간직하여 대들보 위에 숨겨 두고

매양 목이 마르면 홍시 핥아 먹었다.

사미는 그게 무슨 물건이냐고 물었다.

주지는 설명했다.

『이건 독한 과실인데, 아이들이 먹으면 혀가 타서 죽는다.』

 

어느 날, 일이 있어서 밖을 나갈 제 사미로 하여금 방을 지키게 하였다.

사미는 댓가지로 들보 위의 감 광주리를 낚아 내려서 마음대로 먹고는

차를 가는 맷돌인 차년(茶碾)으로 꿀단지를 두들겨 부순 뒤에

나무 위에 올라앉아서 주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주지가 급기야 돌아와 보니,

꿀물이 방에 가득 차고 감 광주리는 땅 위에 떨어져 있었다.

주지는 크게 노하여 막대를 메고 나무 밑에 이르러 말했다.

『빨리 내려와라, 빨리 내려와라.』

 

사미는,

『소자 불민하여 마침 차년을 옮기다가

잘못하여 꿀단지를 깨뜨리고는 황공하여

죽기를 결심하여 목을 달려니 노끈이 없고, 

목을 찌르려니 칼이 없으므로

한 광주리의 독과를 다 먹었으나,

모진 이 목숨이 끊어지지 않기에

이 나무 위로 올라와 죽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지는 웃으면서 그 사미승을 놓아 주었다.

 

태사공은 논평한다.

“어린 사람을 은혜로 어루만지면

어린 사람은 반드시 그의 어짊을 생각하고

어린 사람을 정성으로 대접하면

어린 사람은 반드시 그의 신의에 감복하게 된다.

늙은 중이 어짊과 신의를 모두 잃어 버렸으니,

사미승에게 사기를 당하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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