鼠入其穴5[村談]209․5

서입기혈(鼠入其穴)

-쥐가 그 구멍으로 들어가다

 

한 시골집에 중년 과부가 살았다.

그녀의 화용설부(花容雪膚)가 남자들을 쉽게 유혹하게 하여

문득 한번 바라봄에 사내들로 하여금 심신을 표탕(飄蕩)케 했다.

살기는 어렵지 않으나 가족이라고는 자녀를 하나도 두지 아니하여

다만 머슴으로 데리고 있는 더벅머리 총각 하나뿐이었다.

그 총각은 천생이 우둔하고 암매하여

콩과 보리를 분간치 못하였으므로

그 과부의 농사 머슴으로 적합했다.

 

어느 날, 과부가 우연히 바라본즉

자기의 침실 한 모퉁이에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쥐 한마라가 그리로 들락날락했다.

이튿날 밤에 과부가 그 쥐를 잡고자 하여

단속곳만 입고 쥐구멍 위에 앉아서 뜨거운 물을 쥐구멍에 쏟아 부으니

쥐가 그 뜨거움을 감내하지 못하여 갑자기 뛰쳐나오다

과부의 옥문(玉門)속으로 돌입했다.

 

쥐가 그 속에 들어가니 구멍이 심히 좁고 또한 어두워서

동서의 방향을 가릴 수 없었으므로

더욱 깊은 구멍이 없나 하고 머리를 들고 뺑뺑 돌아가자

과부가 처음에는 쾌감을 느껴 미친 듯, 술취한 듯하였으나

너무 지루하게 되어 그 쥐를 내어몰고자 하였으나 어찌할 수 없었다.

 

이로써 무한히 고민하다가 급히 총각머슴을 부르니,

총각이 깊은 밤중에 무슨 긴급한 일인지 알지 못하여

겨우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며 안방으로 들어간즉,

과부가 단속곳 차림으로 침상 위에 앉아 가만히 추파를 보내며

애교있는 말과 아리따운 웃음을 지으며 손을 잡고 옷을 벗긴 뒤에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총각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또 음양의 일을 모르는지라 과부가 그의 몸을 끌어안고 누우매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녹는데, 쥐가 그 속에서 가만히 바라보니,

몽둥이 같은 물건이 잠시 들어왔다 잠시 나갔다 하면서

자기를 두들기려 했다.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아도 진퇴유곡이다가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른 까닭에

발악하여 힘을 다해 그 대가리를 깨물었다.

총각이 크게 놀라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과부의 품속에서 탈출하였고,

쥐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서 그 구멍으로부터 갑자기 뛰쳐나왔다.

 

이후로 총각은,

『여자의 배 속에는 모두 물어뜯는 쥐가 있다.』

하고 평생 동안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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