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림 - 주장군전 [朱將軍傳] 해설

조선 성종 때의 문신 송세림[宋世琳, 1479(성종 10)∼? )이 지은 가전체 작품.

주장군 맹은 대머리에다 세로로 찢어진 외눈박이로서 힘이 절륜하다고 소문난 인물이다. 이에 임금이 절충장군으로 삼아 막혀버린 연못을 뚫어 기름진 땅을 일구라는 명령을 내린다. 주장군은 머리를 앞세우면서 돌진하여 샘을 뚫어 놓고는 기운이 다해서 죽고 만다. 임금이 몹시 애도하면서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러 주었다.

이 작품은 주장군이라는 주인공의 외적 묘사를 통해 남자의 성기를 희화화하고,

또 주장군의 행적을 통해 남녀의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는 음담패설이다.

송세림이 편찬한 《어면순(禦眠楯)》에 수록되어 있다.

한편 여자의 성기를 의인화한 성여학(成汝學)의 《관부인전(灌夫人傳)》도 있는데, 모두 사대부들의 파한잡기이다.

 

<고전수필 순례 15> <주장군전(朱將軍傳)  上> 에서는 아래의 책을 참고하여

윤문했음을 밝혔다.

김창룡(金昌龍),한국가전문학선 上,정음사,1985.

 

생식기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가전을 짓겠다는 발상은

세계설화문학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성세림은 세종대왕 다음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천재 한국인일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는 아래 현토본을 원문으로 사용하고,

宋世琳,朱將軍傳,〈禦眠楯〉《古今笑叢 全》(프린트 영인본),오성사,1959.

위 번역본인

 

<고전수필 순례 15>

blog.daum.net/leewj1004/12754900  

 

 

<고전수필 순례 16>

blog.daum.net/leewj1004/12945486 

 

 

을 옮겨 대역해 한문공부를 병행할 수 있게 처리해 보았다.

 

오역 부분이 발견되면 원문을 참고하여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

 

작품은 너무 길어 2회로 나누어 제공한다.

 

인터넷에 원문을 옮긴 것은 처음임을 자부한다.

 

 

◈宋世琳,朱將軍傳,〈禦眠楯〉《古今笑叢 全》(프린트 영인본),오성사,pp. 95-99.

p.95.將軍의 諱는 猛이요 字는 仰之니 其先은 閬州人也라.

 장군의 성은 주(朱;붉음)요, 이름은 맹(猛;사나움)이고, 자는 앙지(仰之; 치켜듦)

 

그 윗대는 낭주(閬州=囊州; 陰囊을 가리킴)사람이었다.

 

 

 

遠祖剛이 事孔甲에 掌南方朱鳥曆象之官하야 出納惟允이러니

孔甲이 嘉之하야 賜甘泉君湯沐邑에 子孫이 因家焉이라.

먼 조상은 강(剛;단단함)인데,

 

공갑(孔甲; 구멍 난 조가비)을 섬기되

 

남방 주작(朱雀)의 역상지관(曆象之官)을 맡아 출납을 성실하게 수행하였던 바,

 

공갑이 이를 가상히 여겨서

 

감천군(달콤한 샘) 탕목읍을 식읍(食邑)을 삼게 하니

 

자손이 이로부터 가문을 이루게 되었다.

 

 考의 諱는 赩이니 歷事十朝요 官至中郞將이며

妃는 陰氏니 貫은 朱崖縣이라.

 아비의 이름은 혁(赩:낯붉음)이며,

 

열 임금을 두루 섬겨 벼슬이 중랑장(中郞將)에 이르렀고,

 

어미 음(陰)씨는 본관(本貫)이 주애현(朱崖縣; 붉은 물가의 고을)인데

 

 

 

少有姿하야 調紅顔赤脣하고

性且溫柔하야 內助之力이 弘多하니 赩이 深重之라.

雖時有小過나 不惡之러라.

어려서는 자태가 있어 붉은 얼굴과 붉은 입술이 조화를 이루었고

 

성품이 온유하여 내조의 힘이 크고 많았으니

 

혁이 매우 중시했다.

 

비록 작은 잘못이 있더라도 그를 미워하지는 않았다.

 

 

 

大曆十一年에 生猛하니

대력(大曆) 11년에 맹을 낳았다.

 

 

 

猛이 稟形이 絶凡하되 只箇一目竪라.

맹은 타고난 생김새부터가 범상함을 뛰어넘었는데,

 

눈은 다만 한 개가 털이 숭숭하게 난 이마에 있었을 뿐이었다.

 

 

安性强項하야

膂力이 過人에

有怒면 鬚髥이 輒長하야

勃ㄷ露其筋하고 長揖不屈이나

然이나 猶能恭謹하야 隨時低昻이요

 

성격은 매우 강직하여 굽힘이 없었고

 

게다가 근육의 힘이 남보다 뛰어나서

 

화를 낼 때에는 수염을 갑자기 뻗치고

 

울끈불끈 그 근육을 드러내고

 

오래도록 읍하는 모습 그대로 굽힐 줄 모르기도 했으나,

 

남을 공경하고 근신할 줄도 알아서 수시로 몸을 꺼떡거리기도 했다.

 

 

 

常着土紅團領이라.

雖隆寒盛暑나 不解하며

언제나 적토(赤土)빛의 단령(團領)을 입고

 

비록 엄동(嚴冬)이나 폭서(暴暑)를 만날지라도 벗을 줄을 몰랐다.

 

 

 

凡出入에 盛兩丸子紅囊하야 暫不去身하니 世號獨眠龍이라.

또 동그란 알 튀기기를 잘해서)

 

들락날락할 적마다

 

두 개의 탄환으로 붉은 주머니를 가득채웠고

 

잠시라도 몸에서 떨어지게 하지 않았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독안용(獨眼龍)이라 불렀다.

 

 

 

隣에 有妓 掌中仙 五指香하야

猛이 悅之하고 密令鬲縣으로 竝私之한대

兩妓가 交相拳猛 이어늘

猛이 目眦/(p.96.)가 幾裂에 涕泗가 沾衣나

 이웃에 장중선(掌中仙)과 오지향(五脂香)이라는 기생이 있었는데,

 

맹은 그녀들이 마음에 들어 함께 사통(私通)하였는데,

 

두 기생은 질투하여 서로 번갈아 받들어 모시는 바람에

 

맹은 눈시울이 몇 군데 찢어지고 눈물과 콧물이 옷깃을 적실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然이나 且甘受戱曰

「一日이라도 不遭爾拳이면 郄(隙과 같음?)吝이 復萌이라」하니

聞者 賤之라.

그러나 오히려 이를 달게 받으며 희롱했다.

 

『하루라도 두 주먹으로 두들겨 맞지 않으면

 

더러운 생각이 다시 싹터는구나.』

 

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다.

 

 

 

猛이 悔悟折節하고 礪氣亘懷러니

그러자 맹은  절조를 굽힌 것을 뉘우치고 깨달아

 

기운을 북돋우어 항시 늠름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었다.

 

 

亶甲卽位之三年에

齊郡刺史 桓榮이(亶甲 桓榮[단갑 환영]은 方言이니 淫妓之稱也라) 發言하되

 하단갑(河亶甲;殷나라 10대 임금)이 卽位한 지 3년에

 

 

제군(齊郡; 齊는 臍[배꼽 제]와 통함) 자사(刺使) 환영(桓榮)이[하단갑이나

 

환영은 세속에서 음탕한 창기를 가리키는 말. 하단갑은 물밑 조가비?, 환영은 화냥?] 아뢰기를,

 

 

 

「郡底에 曰有寶池하니 泉甘而土肥라

『군 아래(郡은 臍郡; 곧 배꼽 아래)에는 오래된 보지(寶池;보배로운 연못)가 있사온데

 

샘물이 달고 땅이 기름진 곳입니다.

 

 

 

艸木이 叢茂하고 居民이 鮮少하야

力耕其中이면 收效甚夥커늘

頃緣旱沽에 其池가 盡沫하야

往ㄷ 澤氣가 上湫濕而壅結하니

초목이 무성하고 거주하는 백성들이 아주 적어

 

힘써 그 가운데를 경작하면 수확이 매우많을 것이나

 

그런데 근자에 가뭄이 심하여 물이 말라붙어

 

이따금 못 기운이 위로 올라와 사라져버리고

 

습기가 차서 막혀버리고 있사오니,

 

 

 

願陛下는 亟遣朝臣하사

開諭地神하고 日督役深鑒하야

俾貯澤流下則 不失其本이라.

凡有血氣者 雖匹夫匹婦나

孰不歆ㄷ然知感哉리요?」

원하옵건대 폐하께서는 즉시 조신(朝臣)을 파견하시와

 

지신(地神)을 달래시고 깊숙하게 뚫는 역사(役事)를 감독하시어

 

기름진 못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하신다면

 

이는 한갓 천하의 근본을 잃지 않게 되올 뿐 아니오라

 

무릇 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비록 필부(匹婦)라 할지라도

 

그 어느 누가 폐하의 조치에 기꺼이 감동하지 않겠사옵니까?

 

 

 

王이 可奏而難人歷하야 咨群臣할새

溫陽府 經歷朱泚가 薦猛可用이라 하니

왕은 그 아뢰는 말을 옳게 여기시었으나,

 

그렇게 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러 신하들에게 일일이 자문하니

 

온양부(溫陽府)의 경력(經歷) 주자(朱泚)가

 

맹을 추천하면서 가히 쓸 만하다고 하니,

 

 

 

 

王曰「朕亦飮香이 久矣라.

但諺에 曰目不正則 心不正이라하며,

왕은 말했다.

『짐도 음향한 지 오래다.

 

속담에 이르기를,「눈이 바르지 못하면 그 마음도 바르지 못하다」했고,

 

 

 

 

又云 惡土는 不毛라 한즉

聞猛也는 頭童而眼竪가 是可恨也라.」

 

또 이르기를 「나쁜 땅에는 초목이 나지 않는다」했는데,

 

내가 듣기로는 맹은 머리는 어린애머리처럼 민대가리인데다가

 

눈도  천박하게 세로로 쭉 찢어졌다 하니,

 

그것이 안타깝구려!』

 

 

 

泚가 免冠頓首曰

주자가 관(冠)을 벗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古에 聖君은 猶不以二卵으로 棄干城之將이니

豈可以一容貌之稱으로 遞處舍之耶잇가?

「옛 성군들은 오히려 두 알이라 해서 간성의 장수를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찌 한 가지 용모를 호칭해서 갑자기 버리시나이까?

願陛下는 姑試猛而可用也하소서.

若令猛으로 不堪其職이면 臣이 請當其罪하노이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맹을 시험해 보고 임용하소서.

만약 맹으로 그 직책을 감당치 못하게 한다면

신이 그 죄를 감당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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