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학 - 관부인전(灌夫人傳)

해설:

성여학(成汝學; 1557년-?)의「관부인전(灌夫人傳)」은 여성의 성기를 의인화한 가전체 작품이다.

「관부인전」은 성여학의 한문소화집인『속어면순(續禦眠楯)』에 실려 있는데, 후세 사람들이『고금소총(古今笑叢)』과 같은 골계야담집 따위를 엮을 때는 단골 메뉴로 등장하게 된 글이다.

원문과 번역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였다.

 

宋世琳,灌夫人傳,〈禦眠楯〉《古今笑叢 全》(프린트 영인본),오성사,1959,pp.167-171.

김창룡(金昌龍),한국가전문학선,정음사,1985.

(고전수필 순례 29)

blog.daum.net/leewj1004/13415653

 

(고전수필 순례 30)

http://blog.daum.net/leewj1004/13415654

 

 

송세림의 주장군전 [朱將軍傳] 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 보완작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상의 원문 제공은 처음임을 자부한다.

 

 

 

성여학, 관부인전(灌夫人傳) [上]

                                                    

p.167.灌夫人이 籍玉門할새

其考는 爲潁陰侯요 其妣는 陰麗華라.

生夫人於岐山之陽에

관부인의 본적은 옥문(玉門)이다.

그 아버지는 영음후(潁陰侯)요,

 

그 어머니는 음려화(陰麗華)로,

 

기산(岐山)의 남쪽에서 부인을 낳았다.

 

 

少有艶姿하야 紅顔赤脣에 性且溫柔러니

어려서부터 고운 자색과

 

발그레한 얼굴에 붉은 입술을 지니고 있었으며

 

성품 또한 따사하고 부드러웠다.

 

 

大曆元年에 得幸封爲灌夫人하니

內助之力이 實多라.

 대력(大曆) 원년에 관부인으로 봉함을 받는 행운을 얻었는데

 

내조의 힘이 실로 컸던 때문이었다.

 

 

夫人이 罕言語하야 居常閉口하고

부인은 말이 드물어서

 

평상시에는 늘 입을 다물고 살았다.

 

 

又慕比丘尼어늘 月朔則 必着衲衣하고

血誠念誦하야 以求佛方之陰騰이러니

또 비구니를 동경해서

 

초하루만 되면 반드시 납의(衲衣)를 걸친 채

 

정성을 다하여 불경을 외면서

 

불력의 음덕[陰騭)을 기도했다.

 

 

時에 有將軍名猛者한대 亦佛者流也라.

그때 맹(猛)이란 이름의 장군이 하나 있었는데

 

그 또한 불자(佛者)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隱於綠林山中하야/(p.168.)禿頭强項에

氣宇가 軒昻하고

獨眼에 頗似季克用하니 盖天下之力士也라.

녹림산 속에 숨어 지냈는데 민대머리에 목줄기가 튼튼했고

 

기우(氣宇; 기개와 도량)가 헌걸차서

 

외눈박이로 자못 이극용(李克用)을 닮았으니

 

대개 천하의 역사(力士)였다.

 

 

將軍이 聞鷄冠山赤城中에 有一小池하니

池水가 溫沸에 百疾이 皆瘳라 하야

貽書於池主之灌夫人曰,

장군은 계관산(雞冠山)의 불그죽죽한 성 가운데

 

자그마한 연못이 하나 있는데

 

그 연못의 물은 따뜻하게 솟아올라 온갖 병이 다 낫는다는 말을 듣고

 

연못의 주인인 관부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朱猛은 叩頭再拜言하노니

眇予가 不淑하야 聞香名이 久矣러니

 “주맹(朱猛)은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고 말씀드립니다.

 

애꾸눈인 저는 맑은 덕도 없습니다만

 

부인의 향기로운 이름을 듣자온 지 오래입니다.

 

 

身有癢疹이라 願一沐浴이로되

倘許溫湯하야 萬一得效면

感戴夫人之請 祝多男子하노라.」

마침 제 몸에 가려움증이 있어 한번 목욕하기를 원하는 바이오니

 

혹시라도 온탕을 허락해 주셔서 만에 하나라도 효험을 보게 된다면

 

부인의 바람에 감복하여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축하해 드리겠습니다.”

 

 

夫人이 報之曰,

부인이 거기에 답장을 보냈다.

 

 

「陋居가 雖凹濕하나

頃者에 君이 傳妾으로 主管하고

且有勅諭호대 毋溷池水라하니

雖有將軍之令이나 恐難副也니이다.」

 “제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 누추하고 비록 오목하고 축축하긴 하오나

 

지난번에 임금께서 소첩에게 주관하라 하셨는데다가

 

거듭 칙령으로 일깨워주신 바

 

연못의 물을 흐리게 하지 말라 하셨기에

 

비록 장군님의 영이긴 하오나 부응하기는 어렵겠습니다.”

 

 

將軍이 覽畢에 怒目이 童ㄷ하고 怫然而起하야

卽召閬州兩太守而 至前聽令曰,

장군이 읽기를 마치자

 

노한 눈을 동동거리며 발끈하고 일어서서

 

즉시 낭주(閬州; 여기선 陰囊을 가리키는 말)의 두 태수를 불러

 

앞에 이르자 명령을 듣게 했다.

 

 

「爾們이 爲我管下어늘

庶幾乃一心力하야 破此城池리라.」하며

 “너희들은 나의 관할 아래에 있는 바이니,

 

거의 일심전력으로 이 성의 연못을 쳐부수시오.”

 

 

夜半에 自兩脚峰으로

循陰凌泉이 馳入壁門하야 以挑水戰할세.

한밤중에 양쪽 다리가 있는 봉우리로부터

 

음능천(陰凌泉; 外陰部)을 따라 벽문(壁門)으로 치달려 들어가서

 

수전을 도발하였더니

 

 

夫人이 不勝憂惱하야 上疏於君曰,

부인이 시달림을 견디지 못하여 임금에게 상소했다.

 

 

「臣이 久居要衝之地에 專幹陶鎔之責하야

天子諸候良相名將이 皆由臣之功하니

豈曰 小補之哉리요.

 “신이 오래도록 요충의 땅에 살면서

 

오로지 도용(陶鎔; 陶冶鎔鑄의 준말.)의 직책만을 본분으로 하여

 

 

천자 제후 및 어진 재상과 이름난 장수 등이

 

모두 신의 공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어찌 도운 것이 적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今 朱將軍이 强戾多慾하고

膂力이 過人하야

無時突入에 勢成蛙鷸하니

그런데 지금 주장군은 그 성정이 강려(强戾)한데다가 욕심도 많고

 

여력(膂力)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데다가

 

시도 때도 없이 돌진해 들어와서

 

그 형세가 방휼지세(蚌鷸之勢)가 되었습니다.

 

 

此는 實門庭之寇也라.

請加檢括하사 俾戢其暴하소서.」

이는 실로 벽문 안 내정(內庭)에까지 쳐들어온 도적이온 바,

 

청컨대 살펴 단속하셔서 그 난폭함을 그치게 하여주시옵소서.”

 

 

天君이 若曰,

이에 천군(天君)이 이렇게 말하였다.

 

 

 

臍中書는 汝居山頂에

可爲侯望하야 將覘敵動靜하라.

 “제중서(臍中書; 여기선 배꼽), 그대는 산봉우리에 거하면서

 

망을 살펴보는 장수로서 가(可)할 것이니

 

적의 동정을 엿보도록 하시오.”

 

 

曰黃門郞은 汝雖有口臭나

素善吹鑼하니 敵이 若臨境이면 鳴라以報하라.

 또, “황문랑(黃門郞; 항문), 그대는 비록 입 냄새가 있기는 하지만

 

본시 징을 잘 울리니 적이 만약 국경에 이르게 되면

 

징을 울려서 알리도록 하시오.”

 

 

曰毛參軍은 汝領羽林衛하야

敵若犯關이면 亂用黑索/(p.169.)하야 繫頸以致하라.

 또, “모참군(毛參軍), 그대는 우림위(羽林衛; 陰毛)를 거느리고 있으니

 

적이 만약 옥문을 범하게 되면 흑색 노끈[陰毛]을 어지럽게 휘둘러서

 

적의 목을 묶어서 끌고 오시오.”

 

 

曰弦은 汝爲防禦하니

敵若衝壁이면 協力捕捉하야 無使脫走케 하라.

또, “현(弦; 外陰部의 테두리), 그대는 방어를 맡다가

적이 만약 (膣의) 벽에 부딪치거든 힘을 모아 사로잡아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시오.”

 

 

曰閘은 汝爲御史니 可用椎斧하야

敵若交鋒이면 打破頭腦하라. 하고

 또, “갑(閘; 水門의 문짝 ), 그대는 어사가 되어

 

철퇴와 도끼를 쓰도록 함이 좋으리니

 

적과 만약 교전하게 되면 적의 골머리를 때려 부수도록 하시오.”

 

 

分排가 己畢이어늘,

이렇게 직분 나누기를 마치고 나자

 

 

灌夫人이 開口吐舌에 稱謝不已하야

揷血同盟하고 約以力守러니

관부인이 입을 열어 혀[소음순]를 내밀어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를 그치지 아니하였고,

 

피를 발라 동맹을 맺어 전력 수비를 다짐하였다.

 

 

俄而요 將軍이 怒氣가 奮發하야

免冑騰身하고 破開關門에 三進三奔하야

이윽고 장군이 노기를 뻗치고

 

투구[包莖]를 벗고 몸을 솟구쳐 관문을 두들겨 부수고서

 

세 번 들어갔다가 세 번 물러났다 하는데

 

 

一依玉帳之術이 坐作擊刺하니

必合龍鞱之法하야

한결같이 옥장술(玉帳術)에 의거하였고

 

앉았다가 쳐들어가고 찌르고 하는 방법이

 

틀림없이 용도법(龍韜法; 六韜 중의 하나인 병법)에 들어맞았다.

 

 

縱橫闔裨에 所向無前하니,

계속하여 제멋대로 닫았다 열었다 하니

 

그가 향하는 곳마다 앞에 거칠 것이 없었다.

 

 

灌夫人이 邦本旣搖에

勢難抵當하야 請求於白水眞人할세,

관부인은 나라의 본거지가 이미 요동을 치고

 

사세가 더 버티기 어려워지자

 

백수진인(白水眞人; 愛液)에게 도움을 청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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