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북과 토끼 이야기[귀토설화]의 원형을 육도집경에서 찾아보았다.
여기서는 원숭이와 자라 이야기였는데 한국에는 원숭이가 없으니 자연스레 토끼로 바뀌었다.
본디 남전경전에서는 원숭이와 악어였던 것이 漢驛에서는 원숭이와 자라로 바뀌었다.
「昔者菩薩,無數劫時,兄弟資貨求利養親。之于異國,令弟以珠現其國王。王覩弟顏華,
欣然可之,以女許焉,求珠千萬。弟還告兄,
예전에 보살이 수없는 겁 전에 형제가 벌이하여 어버이를 봉양하였다.
다른 나라에 가서 아우를 시켜 구슬을 가지고 그 국왕에게 알현하게 하였다.
왕이 아우의 얼굴이 빛남을 보고 기쁘게 그 딸을 주었다.
구슬을 많이 구하여 가지고 돌아와서 형에게 고하였다.
兄追之王所,王又覩兄容貌堂堂,言輙聖典,雅相難齊。王重嘉焉,轉女許之。女情泆豫,
형이 따라서 그 왕의 처소에 갔더니 왕이 또 형의 용모가 당당하고,
말이 성인의 경전에 맞았으며, 우아한 품이 그와 같기 어려움을 보고,
왕이 거듭 칭찬하고 그 딸을 다시 그에게 준다고 하니, 여자도 좋아하였다.
兄心存曰:『壻伯即父,叔妻即子,斯有父子之親,豈有嫁娶之道乎?斯王處人君之尊,
而為禽獸之行。』
형이 생각하였다.
'남편의 형이면 곧 아버지와 같고 아우의 아내면 곧 자식과 같은 것이다.
부자의 윤리가 있는데 어디 시집가고 장가드는 도리가 있겠느냐?
이 왕은 사람의 임금이라는 높은 자리에 처하여 있으나 금수의 짓을 한다.'
即引弟退。女登臺望曰:『吾為[(魅-未+舌)-ㄙ]蠱,食兄肝可乎?』
곧 아우를 이끌고 물러가니, 여자가 대(臺)에 올라서 바라보고 말하였다.
"내가 독충이 되어서 형놈의 간을 먹을 것이다."
展轉生死,兄為獼猴,女與弟俱為鼈。鼈妻有疾,思食獼猴肝,雄行求焉。覩獼猴下飲,
그 뒤로 생사(生死)에 전전하여 형은 원숭이가 되고, 여자는 아우와 함께 자라가 되었다.
자라의 아내가 병이 들어서 원숭이의 간을 먹고 싶다고 하니,
수컷이 다니며 구하였는데 마침 원숭이가 내려와서 물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
鼈曰:『爾甞覩樂乎?』
자라가 말하였다.
"너는 일찍이 음악을 들은 적이 있느냐?"
答曰:『未也。』
"없다."
曰:『吾舍有妙樂,爾欲觀乎?』
"내 집에 묘한 음악이 있는데 네가 보고자 하느냐?"
曰:『然。』
"그렇다."
鼈曰:『爾昇吾背,將爾觀矣。』
"그러면 내 등에 오르라. 너를 데리고 가서 보여 주겠다."
昇背隨焉。半谿,鼈曰:『吾妻思食爾肝。水中何樂之有乎?』
원숭이가 등에 올라서 물로 반쯤 따라갔는데 자라가 말하였다.
"내 아내가 네 간을 먹고 싶어한다. 물 속에 무슨 음악이 있겠느냐?"
獼猴心恧然曰:『夫戒守善之常也,權濟難之大矣。』
원숭이는 마음으로 부끄러워 이렇게 생각하였다.
'대체로 계율은 선을 지키는 데 떳떳한 것이요, 방편[權]은 난을 건지는 데 큰 것이다.'
曰:『爾不早云?吾以肝懸彼樹上。』
그리고는 자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 내가 간을 저 나무 위에 걸어 놓았다."
鼈信而還。獼猴上岸曰:『死鼈蟲,豈有腹中肝而當懸樹者乎?』」
자라가 믿고 되돌아가니 원숭이가 언덕에 올라가서 말하였다.
"죽어라. 자라야, 어떻게 뱃속에 있는 간을 나무에다 걸어 놓을 수 있겠느냐?"
佛告諸比丘:「兄者,即吾身是也,常執貞淨,終不犯淫亂,畢宿餘殃墮獼猴中。
弟及王女俱受鼈身,雄者調達是,雌者調達妻是。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형이었던 자는 나였는데 항상 바르고 청정함을 지켜 끝까지 음란함을 범하지 않았으나
숙세의 남은 업장[餘殃] 때문에 원숭이 속에 떨어졌고,
아우와 왕녀는 함께 자라의 몸을 받은 것인데,
수컷은 조달이었고 암컷은 조달의 처였느니라."
菩薩執志度無極行持戒如是。」
보살은 뜻을 견고히 지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지계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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