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춘향가' (1) / 김소희





1-초입(아니리)
2-광한루 아뢰는대목(중중모리)
3-방자, 나귀안장 짓는대목(자진모리)
4-적성가대목(진양조)
5-이도령, 춘향그네타는모습 보는대목(중중모리.아니리)


<아니리> 영웅열사(英雄烈士)와 절대가인(絶對佳人)이 삼겨날 제 강산정기(江山精氣)를 타 고 나는디 군산만학부형문(群山萬壑赴荊門)에 왕소군(王昭君)이 삼겨나고 금강활 이아미수(錦江滑 峨嵋秀)에 설도문군탄생(薛濤文君誕生)이라. 우리나라 호남좌도 (湖南左道) 남원부(南原府)는 동으로 지리산 서으로 적성강(赤城江) 산수정기(山水精氣) 어리어서 춘향이가 삼겼겄다. 숙종대왕(肅宗大王) 직위초(卽位初)에 서울 삼청동(三淸洞) 사는 이 한림(李 翰林)이 계시난디 세대명문지족(世代名門之族)이요, 국가 충신지후예(國家忠臣之後裔)라, 상감께서 충의록(忠義錄)을 보시고 이 생원을 돌령(郭寧) 참봉(參奉) 출육시 켜 과천현감(果川縣監) 두어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南原府使)로 제수(除授)허시니 도임(到任)한 지 수삭(數朔) 만에 백성에게 선치(善治)하사 거리거리 선정비(善政碑)요 곳곳마다 칭송가(稱頌歌)라 그 사또 자제 한 분을 만득(晩得)으로 두었으되 용몽을 얻어 낳은 고로 이름을 꿈몽(夢)자 용용(龍)자 몽용이라 지었겄다. 부친 따러 골에 와서 책실에서 공부할 제 때마참 오월 단오절이라 일기 화창하 니 남원산세 구경차로 방자를 불러 물으시겄다. " 이 얘 방자야 너의 고을에 볼 만한 승지강산(勝地江山)이 어디 어디 있느냐?" "공부하시는 도련님이 승지는 찾어 무엇하시랴오?" "늬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하제일 명승지 도처(到處)마다 글귀로다. 내 이를게 들 어봐라."

<중중모리> '기산영수별건곤(箕山潁水別乾坤) 소부허유(巢父許由) 놀고 적벽강추야월(赤壁江秋夜月)에 소자첨(蘇子瞻)도 놀았고 채석강명월야(采石江明月夜)의 이적선(李敵仙) 이도 놀았고 등왕각(藤王閣) 봉황대(鳳凰臺) 문장명필(文章名筆)의 자취라. 내 또 한 호협사(豪俠士)로 동원도리(東園挑李) 편시춘(片時春) 낸들 어이 허송(虛送)헐 거나 잔말 말고 일러라'

<아니리> "도련님 분부 그러 하옵시니 낱낱이 여쭈리다."

<중중모리> "동문밖 나가면 금수청풍(錦水淸風)의 백구(白鷗)난 유랑(遊浪)이요. 녹림간(綠林間)의 꾀꼬리 환우성(喚友聲:벗을 부르는 소리) 제서 울어 춘몽을 깨우난 듯 벽파 상(碧派上) 떼오리는 왕왕(往往)이 침몰하여 은릭옥척(銀鱗玉尺)을 입에 물고 오락 가락 노난 거동 평사낙안(平沙落雁)이 분명허고 선원사(禪院寺) 쇠 북소리 풍편에 탕탕 울려 객선의 떨어져 한산사(寒山寺)도 지척인 듯 석춘(惜春)하는 연소들은 혹선 혹후 어깨를 끼고 오락가락 노는 거동 도련님이 보셨으면 외도 할 마음이 날 것이요,남문밖을 나가오면 광한루(廣寒樓) 오작교(烏鵲橋) 영주각(瀛洲閣)이 있 사온디 삼남 제일승지니 처분하여서 가옵소서."

<아니리> "늬 말을 듣더라도 광한루가 제일 좋구나. 광한루 구경가게 나귀 안장 속히 지어 사또님 모르시게 삼문밖에 대령하라." "예이"

<자진모리> 방자 분부듣고 나귀 안장 짓는다. 홍영자공(紅纓紫 :붉은 고삐와 재갈) 산호편 (珊瑚鞭) 옥안금천(玉鞍錦薦) 황금륵(黃金勒) 청홍사 고운 굴레 상모(象毛) 물려 덤벅 달아 앞 뒤 걸쳐 질끈 매 칭칭다래 은엽등자(銀葉 子) 호피도둠이 좋다. 도 련님 호사헐 제 옥골선풍 고운 얼굴 분세수(粉洗手) 정이하야 긴 머리 곱게 따 갑 사(甲紗)댕기 듸렸네. 선천동우주(宣川東羽綢) 겹저고리 당모시 상침바지 외씨 같 은 고운 발 극상세목(極上細木) 보선 지여 남 수갑사(繡甲紗)로 대님매 진안(鎭安) 모수 통행전(通行廛) 쌍문초(雙紋 ) 겹동옷에 청중추막(靑中赤莫)에 도복 받혀 당 분함(唐分含) 띠 맺네. 갑사복건 만석당혜 나귀등 선뜻 올라 뒤를 싸고 앉은 후 채금당선(彩錦唐扇) 좌르르 피어 일광을 가리우니 하릴없는 선동이라. 관도성남(官道城南) 너른 길 기봉하(奇峰下)에 나는 띠끌 광풍 쫓아 펄펄 도화점점 붉은 꼭 보보향풍(步步香風) 뚝 떨어져 쌍옥제변(雙玉蹄邊) 네 발굽 걸음걸음이 생향이라. 일단선풍(日團仙風) 도화색 위절도(魏節度) 적표마(赤驃馬)가 이 걸음을 당할소냐 가련인마(可憐人馬) 상광휘(相光輝)니 만성견자(滿城見子) 수불애(誰不愛)라. 취과 양주(醉過楊洲) 귤만거(橘滿車)의 두목지(杜牧之) 풍채로구나. 호호거리고 나간다.

<아니리> 도련님 나귀나려 풀 띄끼고 사면경치를 살펴보시난디,

<진양조> 적성의 아침날의 늦인 안개는 띄어 있고 녹수의 저문 봄은 화류동풍 둘렀는디 요헌기구(瑤軒綺構) 하최외(何崔嵬)난 임고대(臨高臺)로 일러있고 자각단루(紫閣丹褸) 분조요(紛照耀)난 광한루를 이름이로구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오작교가 분명허면, 견우직녀(牽牛織女) 없을소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게 뉘랴 될고, 오날 이곳 화림중(花林中)에 삼생연분(三生緣分)을 만나를 볼까

<아니리> "좋다 좋다 호남 제일루라 하겠다. 때는 천중지가절이요 또한 이러한 승지 좋은 데 술이 없어 되겠느냐 술상 가져 오너라." 술상 놓고 이 삼배 자시더니 취흥(醉興)이 도도하야 글 한수를 지어 읊었으되 춘 향 상봉할 글이었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橋名烏鵲仙人橋)요 루호광한(樓號廣寒) 옥경루(玉京樓)를 차문전 생(借問前生) 수직녀(誰織女)오 지응금일(知應今日) 아견우(我牽牛)를 글지어 읊은 후에 다시 일어 배회(徘徊)할 제

<중중모리> 앉었다 일어나 두루두루 거닐며 팔도강산 누대경계 손꼽아 헤아린다. 장성일면용 용수 대야동두점점산(長城一面溶溶水大野東頭點點山) 평양감영은 대동문 연광정 (練光亭)일렀고 주렴취각(珠簾翠閣)은 벽공의 늘어져 수호문창(繡戶紋窓)의 덩실솟 아 앞으로난 영주각 뒤로는 무릉도원(武陵桃源)흰 백자 붉은 홍은 숭얼숭얼 꽃피 고 붉은 단 푸른 청은 고물고물이 단청이라 유막황앵환우성(柳幕黃鶯喚友聲) 벗 부르는 소리허고 화초백접쌍쌍무(花草白蝶雙雙舞)는 향기를 찾는 거동이라 물을 보니 은하수요 경(景)은 정녕 옥경인디 옥경이 분명허면 월궁항아(月宮姮娥)가 없 을소냐.

<자진중모리> 백백홍홍 난만중(爛漫中)에 어떠한 미인이 나온다. 해도 같고 달도 같은 어여쁜 미인이 나와 저와 같은 계집아이를 앞을 세우고 나온다. 장장채승(長長彩繩) 그넷줄 휘느러진 벽도(碧桃)까지 휘휘 칭칭 감어매고 섬섬옥 수(纖纖玉手) 번 듯 들어 양 그네줄을 갈라잡고 선뜻올라 발굴러 한번을 툭 구르 니 앞이 번 듯 높았네 두 번을 구르니 뒤가 점점 멀었다. 머리위에 푸른 버들은 올을 따라서 흔들 발밑에 나는 티끌은 바람을 쫓아서 일어나고 해당화 그늘속의 이리가고 저리갈 제 그 때의 도련님 살펴 보시더니 마음이 으쓱 머리끝이 ?빗 어안이 벙벙 흉중이 답답 들숨날숨 꼼짝딸싹을 못허고 눈을 번히 뜨고 방자를 부 르는디,

<아니리> 도련님이 혼은 벌써 춘향에게 가서 있고 등신만 서서 정신없이 방자를 부르겄다. "이 얘 방자야" "예이 " "저기 저 건너 장림숲속의 울긋불긋 오락 가락 하는 저게 무엇이냐?" 눈치빠른 방자놈이 도련님이 춘향보고 넋나간 줄 벌써 알고 시치미를 뚝 따고 하는 말이, "멀 보시고 그러십니껴? 소인놈 눈에는 아무 것도 안보입니다." "이만치 와서 내 부채발로 봐라" "부채발로 아니라 미륵발로 봐도 안 보입니다요" "그럼 너 건너가서 보고 오너라!" 방자 충충 다녀오더니, "소인 다녀왔습니다." "거 무엇이드냐?" "다른 무엇 아니오라 이 고을 퇴기 월매 딸 춘향이라 하옵난디 제 본심 도고하야 기생구실 마다허고 대피넣고 물러나와 백화춘엽의 글귀나 생각하옵난디 오날이 마침 단오절이라 몸종 향단이를 다리고 추천( 韆:그네)하러 나온 줄 아뢰오." "그게 기생의 자식이란 말이냐? 그 일 잘되었구나 이 얘 방자야, 너 건너가서 내 말 전하고 불러 오너라!" "아 도련님 그건 안됩니다." "어째서 안된단 말이냐?" "안될 내력을 소인이 여쭙지요."

<자진모리> "춘향의 설부화용(雪膚花容) 남방에 유명하여 감사(監司) 병사(兵使) 목부사(牧府使) 군수(郡守) 현감(縣監) 관장(官長)님네 무수히 보랴호되 장강(莊姜)의 색과 이 두(李杜:이백과 두보)의 문장이며 태상의 화순심(和順心:온화하고 순한 마음)과 이 비의 정절행을 흉중에다가 품었고 금천하지절색이요 만고여중 군자 옵고 어미는 기생이나 근본이 양반이라 호래(呼來) 청키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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