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저술한 책. 논어, 맹자, 대학과 더불어 사서에 속하며, 유교의 기초가 되는 책이다. 원래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예기 제31편 중용편에 속한 글이었으나, 남송시대 정자와 주자 등의 성리학자들에 의해 독립하여 출간되었다. 예전에는 <중용>에서 다루고 있는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자사의 시절에 존재하였을 것이라 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중용>을 송대에 만들어진 글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 중국의 한나라와 전국 시대 고대 무덤에서 <중용>의 글귀가 쓰여져 있는 죽간[1]과 백서[2]가 발굴되면서, <중용>이 적어도 자사가 활동하던 시절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중용>이 자사의 저서일 가능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판본은 대체로 남송 주자의 수정을 거친 <중용장구>를 따른다. 전체 33장으로 각 장의 이름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3]
이기론은 우주 만물의 구조를 이(理)와 기(氣)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이기론에 따르면 우주 만물은 이와 기가 결합되어 나타나는데, 여기서 이는 만물을 낳는 근본 원리를 말하며, 기는 만물을 생성하는 재료를 말한다. 주자는 모든 사물이 이와 기의 결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기가 서로 떨어질 수 없으며[理氣不相離], 동시에 원리로서의 理와 재료로서의 氣의 역할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이와 기는 서로 뒤섞일 수 없다[理氣不相雜]고 보았다. 주자는 모든 사물은 이(理)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의 측면에서는 똑같다고 보았다.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만물이 서로 다른 것은 기(氣)의 맑고 흐림 또는 바르고 치우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1]
우주만물을 형이상학적인 이(理)와 형이하의 기(氣)로서 구성되어있다고 보고, 인간의 본성은 선한 이가 발하여 나타나는 것이나 불순한 기로 인하여 악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이와 기로 이뤄진 우주와 만물이 생성되고 움직이는 운동법칙, 원리로서 태극(太極)을 제시한다.
이상의 개념들을 통해 주자는 주염계의 태극도설, 정이의 성즉리,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주자는 동시에 젊은 시절 탐독했던 불교와 도교의 사상에서 받았던 영향에서 착안하여 유학의 사상적 이학적 내용을 풍성하게 하는 것에 기여했다.